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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Q열전] 400만 원으로 만든 쇼핑몰이 ′호구′가 된 사연 조회수 : 30966

400만 원으로 만든 쇼핑몰이 '호구'된 사연

콤마즈인엠 임요한·박해날


전쟁터. 가장 쉽고 빠르게 창업할 수 있다는 인터넷 쇼핑몰을 두고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은 없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의류분야의 경쟁은 단연 최고. 

눈물을 머금고 폐업한 의류 쇼핑몰이 7월 현재 2000여 곳(사이트 프라이스 매물 등록 건수)이 넘는다니 그 치열함에 대해 설명이 더 필요할까? 

이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장기 목표를 세우고 묵묵하게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대신,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사이트 오픈 후 1년 만에 매출 1억 원을 향해 달려가는 

남성의류 쇼핑몰 콤마즈인엠의 두 대표처럼 말이다. 







인터뷰 내내 대학교에 갓 입학한 신입생마냥 해맑은 미소를 짓던 박해날(25·공주대 관광학부)·임요한(25·공주대 행정학) 대표는 교양과목을 통해 처음 만난 사이다. 이들은 수업 커리큘럼에 따라 만들어진 팀에서 처음 마주했고,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CC가 맺어지는 흔한 과정’의 첫 단계처럼 보이지만, 그 과목명이 ‘쇼핑몰 창업’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두 사람의 관계가 ‘동업자’임을 깨닫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두 사람이 '공동대표'로 쇼핑몰 준비를 시작한 것은 한 학기가 끝난 후였다. 고심 끝에 정한 종목은 ‘양말’. 목표는 의류 쇼핑몰이었지만, 자본이 부족해 저렴한 아이템으로 시작해보려는 의도였다. 동시에 실전을 익히는 연습이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콤마즈인엠의 화면을 가득 채운 것은 양말이 아닌 의류였다.  


 “오픈 시기를 2014년 5월로 잡고 1월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는데, 생각해보니 5월은 초여름인 데다 여름 아이템이 저렴해 함께 판매해도 무리가 없겠더라고요. 그렇게 반소매 셔츠를 더하고, 반바지를 더하다 보니 의류 쇼핑몰의 모습이 갖춰졌어요.” 


공주 청년이 ‘동대문 땅’에 헤딩한 이유

행정학과와 관광학부. 패션·의류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전공자가 의류 쇼핑몰, 그것도 남성의류 쇼핑몰을 운영하겠노라 결심한 속내는 무엇일까? 


“쇼핑몰을 창업하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관광학부로 진학한 이유도 여행상품을 만들고 싶어서였고요. 그저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고, 패션을 좋아해 관련 분야를 부전공으로 선택했는데, 우연히 쇼핑몰 관련 수업을 듣게 돼 결정하게 됐어요.”(해솔)


좋아하는 일이었기에 고민 없이 덤벼든 박 대표와 달리 임 대표는 고민이 많았다. 학과 친구들은 대부분 정해진 과정이라도 되는 듯 공무원시험을 준비했고, 자신도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 하지만 임 대표가 좋아하는 것은 컴퓨터와 패션이었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았기에 고민은 더 깊어졌다. 


“자신감이 계속 떨어졌어요. 컴퓨터, 패션 그 어느 것도 프로 수준이 아니었거든요. 그때 친구들에게 물었어요. 공무원시험 준비를 계속할 계획이냐고. 당연한 것을 왜 묻느냐는 듯한 답이 돌아왔고, 다른 생각을 하는 제가 마치 코스를 이탈하는 것 같아 두려워지더라고요. 한 학기 동안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부모님께 왜 그동안 암묵적으로 공무원을 하라고 강요했느냐며 철없이 굴기도 했죠. 그러다 쇼핑몰 수업을 듣게 됐고, 컴퓨터와 패션에 관심이 많은 저에게 해당 수업의 교수님께서 꼭 해보기 바란다고 하시더라고요.” 


온라인 쇼핑몰, 게다가 의류분야는 소자본·소규모로 창업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지만 그만큼 살아남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아무리 소자본이라고 해도 대학생에게 창업자금은 언감생심일 터였다. 


우선, 두 대표는 400만 원의 자본금을 가지고 수업을 통해 알게 된 ‘카페24’의 창업센터 성신여대점 공간을 임대해 사무공간을 마련했다. 30만 원의 저렴한 보증금과 약 33만 원의 월세는 마다할 이유가 없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이 공간에 자리 잡은 이는 박 대표 혼자였다. 


“저는 졸업하지 않은 상태라 3개월 정도 학교를 다니느라 함께 서울로 올라오지 못했어요. 박 대표가 먼저 올라와 동대문 일대를 돌아다니며 시장조사하고, 사무실도 알아보고, 피팅 모델도 섭외했죠. 저는 학교생활을 해야 했기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금을 모았어요. 저야 매일 하던 생활이니 괜찮았지만, 박 대표는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혼자 서울로 올라온 박 대표는 남자의류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예쁜 옷’인 건 알겠는데, 막상 쇼핑몰을 운영하려니 면 소재부터 카테고리 분류까지 알아야 할 것이 산더미였다. 


닥치는 대로 잡지를 보고, 국내 남성의류 쇼핑몰은 모두 훑어보며 운영방식을 익혀 나갔다. 동대문에서 거래하는 기술도 익혀 나갔다. 지금이야 업체들에서 샘플을 보내줄 정도로 이름을 알렸지만, 처음에는 “어떻게 사나요?”라고 물을 정도여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처음에는 쇼핑몰 운영자인지 모르고 소매가로 제시하시더라고요. 제가 어리바리했으니 당연했죠. 그것도 모르고 냉큼 구매했는데, 그때 산 원피스는 아직도 팔지 못하고 장롱에 잘 모셔두고 있어요. 그것도 색깔별로.(웃음) 이제는 시장의 거의 모든 분과 거래를 터 나아졌죠. 샘플도 먼저 보내주시고요.” 



고객 이름으로 삼행시 짓는 대표 

파란만장한 준비 과정이 끝나고 드디어 2014년 5월, 사이트 문을 열었다. 주말까지 빠지지 않고 

코디룩이 업데이트되는 ‘LOOK BOOK’ 카테고리는 이들의 부지런함을 엿볼 수 있는 코너. 


창업 준비 때부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에 부지런히 모습을 보인 덕분인지 유료 마케팅, 지인 찬스(?)를 쓰지 않았음에도 콤마즈인엠의 주문 물량은 6개월 만에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났다


 “겨울에는 정말 힘들더라고요. 갑자기 물량이 늘면서 둘이 처리하는 데 한계를 느꼈죠. 이렇게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함께 일할 사람을 구했겠지만, 갑작스러운 변화여서 함부로 인력을 구할 수 없었어요. 지금 당장은 바쁘지만 다음달에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버거웠지만 사정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신생 쇼핑몰이었기에 두 사람은 잠을 잊고 운영에 매진했다. 온종일 주문 제품을 포장하고, 저녁이 되면 주문 접수와 더불어 SNS을 통한 마케팅도 해야 했다. 초기에는 동대문에서 사들인 200~300점의 상품을 직접 들고 오노라면 그야말로 녹초가 됐다. 그나마 지금은 ‘사입 삼촌’이라고 부르는 인력이 따로 있어 조금 나아졌지만,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문의전화가 걸려오면 보통 ‘마케팅 담당자를 바꿔 달라’ ‘대표를 바꿔 달라’는 분들이 있는데, 그럼 ‘잠시 기다리시라’고 하고는 서로 바꿔줘요.”(웃음) 


마냥 웃으며 말하지만, 두 사람의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묵묵히, 덤덤하게 꾸려나간 결과 꼼마즈인엠의 매출은 1년 만에 1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회원도 1만3000여 명. 여기에 포털사이트와 아이디를 연동해 구매한 회원까지 합하면 놀라운 성장 속도다. 특히 재구매율이 꽤 높은 편. 지극정성으로 고객을 대한 결과다. 


“저희는 저희 쇼핑몰을 ‘호구 쇼핑몰’이라고 불러요. 정말 다 해드리거든요. 1년 동안 환불·교환 처리 안 해드린 게 없어요. 빨래한 옷부터 찢어진 옷까지요. 사업에 대해 잘 몰라 이렇게 무디게 대처하는 것일 수 있지만, 아직은 손해 보더라도 이렇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고객의 이름으로 삼행시도 짓고, 초콜릿도 예쁘게 포장해 함께 배송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이름도 다 알죠. 그렇게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어요.”


인터넷 유통구조 이해하는 것이 가장 기본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포기하는 창업자가 가장 많은 온라인 쇼핑몰. 박해날·임요한 대표는 쇼핑몰 창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이들에게 “100명을 들어오게 할 방법을 연구하라”고 말한다. 진입장벽이 낮기에 쉽게 시작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옷이 아닌 ‘구매전환율 1%’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 구매전환율 1%는 100명이 사이트에 들어오면 1명이 구매한다는 일종의 법칙이다. 수익에 상관없이 모든 쇼핑몰의 구매전환율은 1% 밑으로 떨어지지도, 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쇼핑몰 운영자의 과제는 일단 100명을 끌어오는 일일 터. 임 대표는 “대부분 사이트를 만드는 데까지 힘을 쏟고, 그 이후에는 손을 놓고 만자. 하지만 아무리 잘 만든 쇼핑몰도 100명을 들어오게 하지 못하면 소용없다. 유료 마케팅이 아니더라도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채널을 이용해 부지런히 알리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 대표는 이어 “매출이 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주문량이 많다는 것이고, 처음에는 수익이 나지 않는 게 당연해요. 그런데도 한 달, 두 달 만에 문을 닫는 사이트가 수두룩해요. 장기적으로 봐야죠”라고 조언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안정성’을 위해 지금의 모습을 꾸준히 유지해나갈 생각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내거나, 수출 욕심도 있지만 아직은 자리 잡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수업시간에 뜻이 맞아 동업자가 된 두 청년 대표. 

스타일에 쉼표를 주겠다는 뜻으로 만든 ‘콤마즈인엠’은 그들의 꿈을 편안하게 둘 수 있는 가장 큰 쉼터일 것이다. 





글 김은진 기자 (skysung89@hankyung.com)
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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