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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슈] 대학가 거세지는 ‘선택적 패스제’ 요구…학교는 “평가 방식 바꾸기 어려워” 조회수 : 1537

[한경 잡앤조이=이진이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1학기 내내 비대면 강의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가에서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가 속출하자 학생들의 ‘선택적 패스제’ 도입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선택적 패스제는 성적이 공지된 이후 학생들이 A~D학점으로 표기된 성적을 그대로 유지할지, 등급 표기 없이 패스(Pass)로 성적을 받을지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패스를 선택한 과목은 학점 평점에 포함되지 않고 이수한 것으로 반영돼 학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홍익대와 서강대가 각각 지난 6월 5일과 11일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하면서 연세대와 이화여대, 한양대 경희대 등 학생들도 차례로 도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선택적 패스제 요구 확산…한양대·경희대도 동참

연세대 학생들은 학습권 보장과 등록금 반환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연세대 총학생회 총궐기 투쟁본부는 1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학생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는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보상을 위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투쟁본부는 △선택적 패스제를 기각한 이유 설명과 △시험 부정행위를 막을 대책 마련 △전반적 학습권 침해에 대한 등록금 반환을 요구했다.


앞서 15일 연세대는 발표문을 통해 “성적평가제도 관련 학생, 교수, 교육전문가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선택적 패스제 도입이 부정행위로 인한 문제의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며 “기말시험이 임박한 시점에 평가 제도를 변경하는 것이 보편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해 절대평가 원칙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세대 투쟁본부는 학교가 선택적 패스제를 불허하는 과정에서 학생들과 소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 초부터 총학생회는 코로나19로 인한 학생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교무처와 끊임없이 소통하고자 했다”며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오직 불가능이었다”고 덧붙였다.



△22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에서 열린 ‘등록금 반환·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위한 긴급 농성 선포 기자회견’

에서 학생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한국경제DB)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22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등록금 반환과 선택적 패스제 도입 요구안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무기한 천막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재학생 5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97.5%가 선택적 패스제 도입에 찬성했다”며 “학교가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일 때까지 농성을 이어가 변화를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경희대 총학생회는 23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본관 앞에서 등록금 반환과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인성 경희대 총학생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학교는 학생들의 침해된 학습권에 대해 소통하고 책임지라”며 “등록금 반환을 통해 학습권 침해에 대한 보상뿐 아니라 학생들의 어려움에 대해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총학생회는 학교 측이 제시한 절대평가 방식은 정상 학기 때도 공정성과 타당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면서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촉구했다. 총학생회는 기자회견 후 약 60여명의 학생과 함께 공동선언문을 낭독하고 본관 앞 계단에 학교의 학사운영을 평가하는 ‘학생소통 F’ ‘학사운영 F’가 적힌 스티커를 부착하는 퍼포먼스를 이어갔다.


한양대 학생 300여명도 이날 서울 성동구 한양대 본관 앞에서 학교가 학사운영 과정에서 불통을 일관했다며 이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앞서 17일 한양대 총학생회는 학교 측에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공식 건의했지만 “교육적 관점에서 도입하기 어렵다”는 대답을 들었다.


대학-학생 의견차 갈등 고조

학생들은 코로나19로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비대면으로 치러진 온라인 시험에서 집단 컨닝과 같은 부정행위가 드러난 만큼 기존의 상대평가로 성적을 매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대학들은 이 제도가 부정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같은 강좌를 듣는 학생들 사이에 평가 방식이 달라지면 학사 관리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소재 한 사립대 관계자는 “A+(4.5점)를 받은 과목 외에 나머지 과목을 전부 패스 처리하면 성적에 변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선택적 패스제가 부정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ziny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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