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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작가 공부하며 얻은 노하우로 카드뉴스 만들어 대박” 콘텐츠 제작자 이은지 조회수 : 2376

[꼴Q열전]  



[캠퍼스 잡앤조이=박해나 기자] 콘텐츠 제작자 이은지(32) 씨의 주종목은 ‘카드뉴스’다. 모바일 SNS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카드뉴스 중에는 그녀의 손에서 나온 것이 상당하다. 손 대는 것마다 ‘대박 콘텐츠’로 빵빵 터지는 그 노하우는 무엇일까.


“카드뉴스를 시작하게 된 건 우연이었어요. 이전에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하는 회사를 창업해 운영 중이었는데, 행사 홍보를 위해 이것저것 하다가 카드뉴스도 만들어 봤던 거였죠. 그런데 그게 그야말로 ‘대박’이 난 거예요. 카드뉴스 콘텐츠가 인기를 끌었더니 기업에서 의뢰를 하기 시작했고, 카드뉴스로 업을 전향하게 됐죠.” 


카드뉴스, 즉 콘텐츠를 제작하게 된 것이 우연이었다고 말했지만 이 씨는 항상 콘텐츠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했다. 시작은 블로그였다. 그녀는 대학시절 정치 이슈 관련된 블로그를 운영하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공기업에 다니는 아버지는 그녀의 너무도 적극적인 블로그 활동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셨고, 결국 아버지의 강압에 얼마 못가 블로그를 폐쇄했다. 



△ 이은지(왼쪽) 씨와 함께 카드뉴스를 제작하는 황고운 PD (사진=이은지 제공)


하지만 가만있을 그녀가 아니다. 이번엔 아프리카TV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그녀는 촛불집회 현장을 중계하는 등 더욱 열심히 이곳저곳을 뛰어다녔다. 집회가 사그러 들었을 때는 축구 방송을 시작했다. 축구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중계를 보며 아무 말 대잔치를 열었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신기하고 재밌어하는 열혈팬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이마저도 오래가지 않았다. 당시 남자친구가 그녀가 만인의 연인이 되는 것을 결사반대해 할 수없이 또 방송을 접어야만 했다. 


“대학을 졸업할 때가 되니 뭘 해야 할까 고민이 되더라고요. 전공이 철학이다 보니 글 쓰는 시간이 많았고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드라마 작가 공부를 시작했어요. 아카데미에 등록해 1년 정도 공부했는데 저랑은 맞지 않는 직업이더라고요. 멜로, 로맨스 등의 소재를 찾아야하는데 저는 늘  이혼, 복수, 살인 등 공중파 드라마에는 적합하지 않은 내용만 다루려 했거든요. 그러던 중 첫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앱’이라는 신세계에 빠져버렸죠.” 


첫 스마트폰을 손에 넣고는 3일 밤낮으로 앱을 깔고 지우고를 반복했다. 그러면서 앱 개발 회사를 창업해야겠다는 야무진 생각까지 하게 됐다. 일단 생각이 나면 곧바로 실행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의 이 씨는 그 즉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개발자 모집 공고를 올렸고 마음이 맞는 공대생 친구를 만나 속전속결로 앱 개발 회사를 창업하게 됐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1년 동안 매달렸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결국 앱은 출시하지도 못한 채 실패의 쓴맛만 느끼게 됐다. 



△ 이은지 씨가 기획했던 외부 행사 (사진=이은지 제공)


통 큰 세계 일주 세미나 기획, 창업으로 이어져 


“마음을 정리하러 여행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당시 세계 일주가 트렌드처럼 번지고 있었거든요. 혼자 준비 없이 떠날 수는 없어 여행 세미나를 직접 기획했죠. 세계 일주를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서요. 처음에는 큰 규모를 생각하진 않았었는데,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니 순식간에 80명이 신청을 했더라고요. 그래서 연사도 섭외하고 행사 규모도 좀 더 크게 기획하게 됐어요.” 


하지만 행사를 하려면 돈이 필요했다. 장소 대관, 강사료 등을 계산하니 주머니 털어 하기엔 부담되는 금액이었다. 그때 이 씨는 세계 일주를 다녀온 사람 중 일부가 기업의 스폰을 받았다는 것을 떠올렸고 여행 세미나도 기업 스폰을 받아 진행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씨는 100개 이상의 기업에 제안서를 돌렸고,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로부터 1000명 대상의 여행 세미나 스폰을 받을 수 있었다. 


“한 번 행사를 기획하고 나니 자연스레 다른 기업에서도 제안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외부 행사를 기획하는 회사를 본격적으로 창업하게 됐죠. 에어비앤비뿐만 아니라 한수원, 위메프 등의 자체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을 했어요. 저희가 직접 기획하는 자체 유료 행사도 진행하고요. 그때 홍보를 위해 카드뉴스를 처음 만들게 됐죠.” 


‘청춘, 나만의 가게를 꿈꾸다’라는 창업 관련 행사였다. 처음에는 포스터만 올려 홍보를 했는데 행사 1주일 전까지 신청자가 1명뿐이었다. 조바심이 난 이 씨는 뭔가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고, 연사의 스토리를 카드뉴스로 만들기 시작했다. 생수 250통을 구입해 얼린 뒤 산에 올라가 3천원에 판매하고, 그 수익으로 치킨 노점 등 장사 규모를 키워 핫도그 가게를 창업하게 된 이야기였다. 


“연사의 스토리를 카드뉴스로 만들고 마지막에는 자세한 이야기를 들으려면 강연을 신청하라고 했죠. 큰 기대가 없었던 카드뉴스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3번의 행사에 총 300명 이상이 신청하는 성과도 나왔어요. 카드뉴스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니 그걸 본 기업들의 카드뉴스 제작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했죠. 행사 제안보다 카드뉴스 의뢰가 더 많아졌어요. 또 자연스럽게 콘텐츠 제작으로 업을 변경했죠.”





‘열공’과 ‘스토리텔링’, 잘 나가는 콘텐츠의 비결


이 씨의 카드뉴스는 디자인이 특별하거나 화려하지 않다. 이미지가 아닌 스토리텔링 중심이라는 것이 ‘잘 팔리는’ 핵심 키워드다. 이 씨는 한 개의 카드뉴스를 만드는데 1주일간 공을 들인다. 관련 자료를 꼼꼼히 검토하고 참고할만한 사례 등을 수집해 필사를 한다. 카드뉴스에 들어갈 글을 말로 먼저 풀어 읽기 쉬운 문장으로 계속해서 수정하고 그에 맞는 최적의 이미지를 찾기 위해 수십, 수백 장의 사진을 만들기를 반복한다. 


“최근 만들었던 카드뉴스는 도달률이 100만 이상을 기록했어요. '좋아요' 1 만개 이상, 댓글도 수천 개 이상 달렸죠. 해당 기업에서는 패션 관련한 카드뉴스를 업로드해달라고 부탁했고 한 명품 브랜드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카드뉴스로 다룬 거예요. 그 카드뉴스를 만들기 위해 해외 기사 40여 개를 번역해 읽고 공부했어요.” 



△ 이은지 씨가 제작한 카드뉴스 일부. 잘 짜여진 스토리와 적합한 이미지 등이 독자의 흥미를 끈다. (사진=이은지 제공)


재미있게도 적성에 안 맞아 때려치웠던 드라마 작가 공부가 카드뉴스 제작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씨는 드라마 공부를 할 때 기승전결, 후킹 등의 스토리 전개에 대해 배운 것을 카드뉴스에 적용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학창시절 국어 공부를 게을리한 것도 그녀가 자부하는 콘텐츠 제작 노하우 중 하나다. 어려운 단어를 알지 못해 항상 쉬운 말로만 설명해 모두가 읽기 쉬운 콘텐츠를 만들기 때문이다. 


“카드뉴스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영상 등의 콘텐츠에도 관심이 생기고 있어요. 지난해에는 ‘제주도 한 달 살기’ 프로젝트를 기획해 카드뉴스와 영상 콘텐츠를 만들었죠. 올해는 조금 더 업그레이드해 ‘뉴욕 한 달 살기 프로젝트’에 도전할 예정이에요. 1년에 딱 한 달은 버킷리스트에 있는 일에 도전하며 사는 것이 제 꿈이거든요. 내년에는 푸드트럭을 빌려 한 달간 장사를 해볼 계획도 있어요. 이런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제작자가 되고 싶어요.”


사진=김기남 기자

phn09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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