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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강요하는 사회①] 연애도 스펙?… 사회가 대학생에게 연애를 강요하는 세 가지 방법 조회수 : 1505



[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윤정주 대학생 기자] 다음 세 가지는 20대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여자친구/남자친구 있어?” “넌 왜 연애 안 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한 명이라도 더 많이 만나야지!” 


20대 청춘에게 연애를 권하는 말은 마치 인사말처럼 당연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대학생들은 학점, 동아리, 알바 등 관리해야 할 것이 많고, 관리해야할 수많은 것들 사이에서 연애로 인한 감정 소모도 사치로 느끼는 대학생도 많다. 이들에게 연애는 ‘하고는 싶지만 현실적인 제약에 부딪혀 할 수 없는 것’ 혹은 ‘지금은 하고 싶지 않은 것’ 혹은 ‘할 생각조차 들지 않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대학생들에게 ‘연애를 강요하는 사회’는 “넌 왜 연애를 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오늘날의 대학생들은 어떤 방식으로 연애를 강요받으며 살고 있을까.



연애를 강요하는 방법 1. 연애도 스펙이야


연애를 한 번도 못해본 사람에 대한 편견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연애를 못 하는 사람은 어딘가 매력이 없거나 사교성이 낮아서 그럴 것이라는 생각, 성격이 아니라면 외모가 부족하거나 자기 관리를 너무 안 한다는 선입견을 갖게 되긴 하죠.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김현실·가명·여·24)


어느새 ‘대학생들의 연애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면서, 연애는 ‘남들 다 하기 때문에 나도 꼭 해야 할 스펙’이 됐다. 이 때문에 연애를 한 번도 못해본 ‘모쏠(모태솔로)’이거나, 연애를 오랫동안 연애를 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어딘가 사회성에 흠이 있거나 모자란 사람 취급받으며 주변으로부터 ‘연애해라’는 강요를 받는다.



연애를 강요하는 방법 2. 남녀 둘이 다니면 커플 아냐?


그저 남사친일 뿐인데, ‘사귀는 거 아니냐’는 말을 들으면 일단 기분이 별로예요. 한 번은 술자리에서 친구들이 저랑 남사친한테 ‘썸 타는 거 아니냐’ ‘집까지 같이 가라’면서 놀리는 거예요. 친구들이 그런 분위기 만드는 게 너무 싫어서 오히려 남사친에게 더 퉁명스럽게 굴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친구도 기분 나빴을 것 같아서 미안하죠.

(이지영·가명·여·25)


저한테 ‘친구’는 성별에 상관없이 잃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이성 친구 같은 경우는 주변의 오해나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더라고요. 소중한 친구와 멀어지기 싫어서 같이 있을 때 알게 모르게 신경을 많이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이성 친구와 같이 있을 때 괜히 더 동성 친구처럼 격 없이 대하는 식이랄까.

(윤이상·가명·남·24)



“둘이 뭐야?” “너희 둘, 잘 어울리는데 잘해봐” 같은 말은 절친한 이성 친구 사이라면 으레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연애를 강요하는 사회’에서 이성이 같이 다니면, 우선 두 사람이 ‘연애 중’ 인지 혹은 ‘썸 타는 중’ 인지부터 의심한다. 이 때문에 괜한 오해를 받은 입장에서는 억울하면서도 오히려 친한 친구와 어색해지기도 한다.



연애를 강요하는 방법 3. 연애는 많이 해볼수록 좋은거야 


연애를 많이 하려면 그만큼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연애 상대로서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이 있어야 하죠. 그래야 연인이랑 헤어져도 계속 새로운 연인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여러 번 연애해도 안 좋은 점이 있는데, 주변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에요. 과나 동아리 등 대학에서는 비교적 작은 단체 안에서 교류할 일이 많은데, 연애 상대가 자주 바뀐다고 소문나면 주변에서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죠.
(정승민·가명·남·26)


연애를 많이 할수록 이성에 대해 잘 알게 되어 배려심이 생긴다거나, 젊을 때 연애를 많이 해봐야 이성을 보는 눈이 생겨 나중에 자신에게 맞는 짝을 잘 찾을 수 있다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혹은 나중에 나이 들면 연애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대학생 때 많은 연애를 해보라는 조언도 있다. 대부분 이러한 몇 가지 논리(?)를 바탕으로 세상은 대학생에게 연애를 강요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연애 많이 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