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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세는 시티 팝′···7080시절 숨은 명곡들을 디깅하는 ′디깅서울클럽′ 조회수 : 9430

[캠퍼스 잡앤조이=김지민 기자/이호준 대학생 기자] 도시의 밤거리에 내려앉은 네온사인, 귀를 가득 채우는 신시사이저와 키보드 사운드, 마치 나 자신이 라이브 바 안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을 것만 같은 상상을 불러일으키기까지. 듣는 사람의 기억을 조작하게 만드는 음악이 있다. 바로 뉴트로 열풍의 주역으로 평가받는 '시티 팝(city pop)'이다. 사실 시티 팝은 재즈와 록처럼 분명하게 정의를 하기 어려운 장르다. 해당 장르의 정의를 위해 아직도 열띤 논쟁이 이어질 정도다. 하지만 시티 팝이 AOR(Adults Oriented Rock) 장르를 기반으로 재즈, 록, 소울, 펑크 등의 장점을 수용해 1970~1980년대 일본 버블경제기에 널리 성행한 음악적 색채를 담은 장르라는 점에는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 그래서인지 시티 팝은 도회적이고 세련되며 몽환적인 사운드를 표방하고 있다.


시티 팝에 매료된 것은 그 당시의 리스너들만이 아니다. 최근 몇 년 간 한국에서 시티 팝을 소비하고 선호하는 움직임이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문화역서울284에서 개최된 서울레코드 페어가 성황리에 진행된 것과 더불어 일명 '힙스터들의 성지'라고 불리는 을지로나 이태원의 카페와 펍 등에서도 시티 팝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이게 끝이 아니다. 80년대 주목받지 못한 시티 팝이 다시금 발견되는 '디깅(digging)'의 움직임 또한 계속해서 포착되고 있다. 대체 왜 대중들은 다시 시티 팝에 주목하게 된 걸까. '디깅클럽서울'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황희정 네이버 문화재단 문화사업실 사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디깅클럽서울 공식 홈페이지 캡처.



온스테이지 디깅클럽서울을 소개해 달라. 

"'온스테이지 디깅클럽서울'은 네이버 온스테이지 2.0의 일환으로,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주목받아 마땅하나, 당시에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던 명곡들에 대한 아쉬움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다. 시대를 앞서간 음악을 재조명하고, 이를 온스테이지 뮤지션이 재해석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아직 시티 팝을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시티 팝이라는 스타일이 어떤 류의 음악인지 알려달라. 

"자체적으로 간단히 시티 팝에 대해 정의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온스테이지 디깅클럽서울'의 셀럽 큐레이터로 참여한 작곡가 유희열의 말을 빌려 답을 대신할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는 시티 팝을 '일본 버블 시대의 향락, 바닷가, 청춘과 같은 단어들을 연상시키는 화려하고 기분 좋은 느낌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음악적 클리셰를 활용해 '예전 록 음악과 트로트 장르에서 더 복잡해진 코드를 기반으로 펑키한 드럼과 베이스, 화려한 일렉기타의 스트로크, 스트링 오케스트라와 신시사이저가 융합된 장르의 총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 '온스테이지' 디깅클럽서울 공연 장면. (사진 제공=네이버 온스테이지)



최근 시티 팝이 인기다. 특히 1020세대들의 관심이 유독 많은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시티 팝은 시대를 앞서간 느낌과 도시적인 느낌을 갖고 있어 요즘 젊은 층에게 어필되는 것 같다. 나아가 추억을 자극하는 7080년대 숨은 명곡들을 현대의 감성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이 1020세대에게 신선하게 다가간 것 같다.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일으키고, 젊은 층에게는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신선한 자극을 선사하는 것이다. 이런 세대를 뛰어넘어, 모두가 함께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장르의 특징 때문에 시티 팝이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것이 아닐까 싶다."



디깅클럽서울 프로젝트 발매 곡 커버. (사진 제공=네이버 온스테이지)



'디깅클럽서울'이 기존 시티 팝 사운드로 발매되었던 곡을 디깅하는 프로젝트였다면, 전혀 다른 장르의 곡과 시티 팝적인 레트로 사운드를 믹싱해 새로운 매력을 부여하며 리스너의 디깅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전축 남자'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는 시티 팝 레트로 리믹스 유튜버 'Ban Daik'가 바로 그렇다. 그가 생각하는 시티 팝은 무엇일까.



'전축 남자' 유튜브 채널 페이지 캡처.



시티 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0대 시절부터 90년대 J-pop에 흥미가 있었다. 그래서 관련 자료를 계속해서 찾다보니 80년대 J-pop과 시티 팝을 알게 되었고, 그 독특한 분위기에 매료되어 현재까지 좋아하게 됐다." 


시티 팝을 소재로 하는 유튜버로 활동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일적으로 음악을 만들다 보니 어느 날 음악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더라. 그때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음악을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많은 음악전문 유튜버가 EDM이나 힙합 등으로 트렌디하게 리믹스했는데, 그와 반대로 나는 레트로한 느낌의 음악을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다. 사람들의 반응이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시티 팝 장르란 무엇인가.

"시티 팝은 그 시대적 상황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이 담긴 장르라고 생각한다. 일과를 마친 뒤나 드라이브 중에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 되기도 한다."



유튜버 '전축 남자'로 활동하고 있는 작곡가 Ban Daik. (사진 제공=Ban Daik 씨)



시티 팝에 대한 관심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앞서 말한 '여유로움'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지금 사회에 큰 매력으로 다가가는 것 같다. 내가 시티 팝 느낌을 살려 제작한 음악을 콘텐츠로 올렸을 때 많은 사람이 반응한다. 그럴 때면 시티 팝만의 여유로움을 살려서 더 많은 이가 들을 수 있도록 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레트로 믹싱 작업을 할 때 음악 선정을 하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나.

"첫 번째 기준은 가장 트렌디한 음악이나 신곡이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음악의 시간을 되돌려 레트로 느낌으로 리믹스할 때 그 파괴력은 더욱 증대된다. 두 번째는 리믹스했을 때 가장 어울리는 곡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아무리 인기가 많은 음악이라 할지라도 어울리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힌 듯한 느낌은 피해야 한다."


추천하고 싶은 시티 팝 장르의 곡이 있다면 추천해달라.

"여러 아티스트의 곡을 듣지만, 요즘 나카모리 아키나의 곡들을 가장 많이 듣는다. 추천하고 싶은 곡은 Omega Tribe의 'Navigator' 앨범 1번째 트랙인 'Blue Reef' 라는 곡. 들어보길 권한다."



Omega Tribe의 Navigator 앨범 커버이미지. (출처=discogs)


min5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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