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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을 위한 영화 ‘배리어프리(barrier free)’를 아시나요? 조회수 : 7361

[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정희주 대학생 기자] 앞이 보이지 않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장애인들은 어떻게 영화를 관람할까.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영화가 바로 ‘배리어프리(barrier free)’다.



영화 반짝반짝 두근두근의 배리어프리 버전(사진=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배리어프리(barrier free)’는 고령자나 장애인들의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으로 점자블록 설치와 같은 건축적 측면, 시험자격제한완화 같은 법률적 측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이 운동이 문화적 영역에 적용된 사례다.


배리어프리 영화란?

배리어프리 영화는 장애를 넘어서 모든 사람들이 다 함께 영화를 즐기자는 취지로 제작되는 영화다. 시각·청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어린이, 어르신,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 등 누구라도 함께 즐길 수 있다. 국내에서는 영화진흥위원회와 사회적 기업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가 배리어프리 영화 제작 및 관련 활동을 담당하고 있다.



일반영화와 배리어프리 영화 비교. 사진=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배리어프리 영화는 기존의 영상에 화면을 음성으로 설명해주는 화면해설과 화자 및 대사·음악·소리정보를 알려주는 한글자막을 넣는다. 이를 상영하는 방법은 ‘오픈형’과 ‘폐쇄형’으로 나뉜다. ‘오픈형’은 소리 해설과 대사 자막이 붙은 채로 모두에게 상영되는 것으로, 현재 주로 상영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많은 설명으로 인해 오히려 비장애인이 영화 감상 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이를 보완한 방식이 바로 ‘폐쇄형’이다. ‘폐쇄형’은 특수 안경을 쓴 사람에게만 보이도록 자막을 따로 내보내거나, 이어폰을 꽂은 사람에게만 해설을 들려주는 식의 장비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아직 상용화된 장비가 없고, 많은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아직은 소극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배리어프리 영화 활성화를 위한 노력들

CGV는 2014년부터 매월 평균 2~3편의 배리어프리영화를 제작한 뒤 정기적으로 상영하는 ‘장애인 영화관람데이’를 운영해오고 있다. 


또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는 '장애와 상관없이 모두 다 함께 즐기는 영화축제' 라는 슬로건 아래 2011년 ‘배리어프리영화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해마다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를 개최하고 있으며, 감독·연예인·학생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을 홍보대사로 선정해 홍보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김수정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대표는 “현재 위원회는 극장상영시스템 개발과 연구보고에 힘을 쏟고 있다”며 “배리어프리영화가 보편화 되고 영화를 통해 이야기 나누는 것에 장애인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리어프리영화 제작을 돕고 싶다면?

“만 원으로 영화를 볼 수 있지만, 만 원으로 영화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매월 만 원씩 천 명이 후원하면 1년에 12편의 배리어프리 영화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제작 과정에 대본, 사운드제작, 연출, 자막제작, 제작 프로듀서, 내레이터 등 많은 인원들이 참여한다. 이 때문에 한국영화의 경우 약 1600만원, 외국영화의 경우 2600만원(더빙 비용 추가)의 제작비가 든다. 


그렇다면 우리가 제작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우선 현금·현물 후원을 할 수 있다.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를 통해 정기 후원 또는 일시 후원을 할 수 있는데, 정기 후원회원은 엔딩 크레딧에 후원자명 기재,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 개막식 및 후원파티 초청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제7회 서울 배리어프리영화제 포스터. 사진=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물질적인 도움이 아니어도 된다.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는 11월에 진행되는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나 야외 상영회 등 여러 행사에서 자원봉사자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문자통역·장애인 관객 안내·행사진행 보조 등의 다양한 활동으로 배리어프리 영화를 지원할 수 있다.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걸림돌… 국민적 의식 전환과 관심 필요

2011년 대종상 시상식장 앞에서 장애인단체들은 “장애인도 영화를 볼 권리가 있다”며 시위를 벌였다. 2011년 개봉한 영화 ‘도가니’가 청각장애학생들이 교사들로부터 당한 성폭력과 학대를 다뤘음에도, 정작 청각장애인들은 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6년이 2017년,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영화는 총 1627편이지만 그 중 배리어프리 영화는 단 29편에 불과하다. 2018년 첫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신과 함께’에서는 극중 주인공 자홍의 어머니가 농아로 설정돼 있음에도 배리어프리 버전이 한 달 후 개봉됐고, 그마저도 단 열흘밖에 상영되지 않았다. 


또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에서 자막이나 화면해설을 통해 배리어프리콘텐츠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에 비해, 국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아직 그 제공이 미흡한 실정이다. 김수정 대표는 배리어프리 영화 업계의 어려움에 대해 “한국 배리어프리 영화 산업이 짧은 역사에 비해 성장속도는 가파르지만,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며 “국민적 의식 결여가 배리어프리 영화 업계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등 편의제공 의무화 법안이 발의됐다. 또 특별한 기기가 필요 없는 보조자막기술등도 꾸준히 개발되고 있어 앞으로 장애인들의 관람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수정 대표는 “배리어프리는 영화뿐만 아니라 생활 모든 곳에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라며 “배리어프리 영화 제작이 장애인들의 여가를 위한 부가적인 복지가 아니라, 장애인들의 문화권을 보장하는 필수적인 복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