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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요? 일부러 안 봤어요”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원작자 주호민 작가 조회수 : 20293


[캠퍼스 잡앤조이 = 김인희 기자 / 박건영 대학생 기자] 네이버, 다음을 비롯한 포털 사이트에 연재된 웹툰 가운데 젊은 독자층으로부터 사랑받는 인기작품들이 늘고 있다. 인기 웹툰이 연재되는 날에는 해당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파급력이 대단하다. 특히 인기 웹툰은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한다.


지난달 18일 종영된 KBS2 드라마 ‘고백부부’도 원작 웹툰 ‘한번 더 해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직장생활을 리얼하게 그린 웹툰 ‘미생’은 2014년 tvN 드라마로 제작돼 큰 인기를 끌었다. 웹툰 원작 영화로는 ‘이웃사람’(2012),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 ‘내부자들’(2015)등이 있다. 


이번 달 20일에는 웹툰을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은 주호민 작가의 네이버 웹툰 '신과 함께'를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이 웹툰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네이버 웹툰에 연재된 작품으로, 조회수 1억뷰, 45만권의 단행본을 판매하기도 했다. 


주호민 작가를 만나 웹툰 작가가 된 과정과 작품을 만드는 과정, 작품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 웹툰 작가는 어떤 계기로 됐나요?


“만화가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어요. 2004년에 군 복무를 마치고 이듬해 인터넷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 카툰연재갤러리’에 취미삼아 군대이야기를 만화로 그려서 올렸어요. 당시 이 군대 만화가 예상치 못한 인기를 얻었죠. ‘짬’이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출판 계약까지 하게 됐고요. ‘군대’라는 남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특수한 소재가 히트의 원동력이었죠. 이후 한 스포츠 신문사에서 짬 시즌2 연재 제의를 받아 정식 만화가로 등단하게 됐습니다.”


- 본인이 인기작가가 됐다고 실감했을 때는 언제였나요?


“아무래도 대표작인 ‘신과 함께’ 완결 이후라고 생각합니다. 이전에는 사람들에게 작가로서 어떤 작품을 그렸는지 설명해야 만화가인 것을 인지했어요. ‘신과 함께’ 연재 후에는 작품의 제목만 말해도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아차리더라고요. 알아보기 쉽게 생겨서 그런지 길에서 알아보시는 분도 많아졌어요.(웃음)


-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토크 프로그램에서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화를 잘 그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이 말의 구체적인 의미, 나아가 만화에 대한 자신의 철학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만화라는 것은 이미지로 이루어진 서사 작품입니다. 서사에 더 집중해야 재미있는 만화가 나오죠. 작가의 그림실력이 모자라더라도 재미있는 만화가 더 인기가 많아요. 좋은 플롯을 갖추고, 그것을 잘 스토리텔링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즉, 재미있는 만화를 그리는 것이 만화를 더 잘 그린다는 의미입니다.”


- 캐릭터를 설정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캐릭터와 이야기의 관계에서 캐릭터를 먼저 만든 다음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이 있고, 이야기를 만든 후 그 이야기를 이끌기 위해 캐릭터를 심는 방법이 있어요. 저는 후자의 방법을 사용합니다. 스토리를 만든 후 이야기를 적재적소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역할을 캐릭터들에게 맡기는 것이죠. 캐릭터 디자인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에요. 디자인보다는 캐릭터의 역할과 성격에 더 몰두합니다.”



- 작가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웹툰 작가로 활동하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어떻게 하고 있나요?


“만화를 끝내고 나면 차기작에 대한 고민, 자존감 하락 등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힘든 시기가 있지만 그런 고민들은 작업실에서 원고에 집중하다보면 자연히 사라지더라고요. 그래서 ‘현재에만 충실하자’는 마인드를 가지게 됐어요. 또 일을 계속하다 보면 열정은 분명 처음보다 많이 사라집니다. 그럼에도 만화를 지속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은 ‘꾸준함’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해요. 취업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도 그런 일을 발견해서 매진했으면 좋겠습니다.”


-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웹툰 ‘무한동력’은 주변의 이야기를 다뤘다고 들었는데, 만들게 된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짬’은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다면 ‘무한동력’은 주변인들 이야기를 담고자 했어요. 제작 당시 나이는 스물일곱, 여덟 즈음이었죠. 친구들이 한창 취업에 목숨 걸고 있던 시기였는데 이를 바탕으로 ‘무한동력’의 주요 캐릭터로 취준생(장선재), 아르바이트생(김솔), 공시생(진기한)을 등장시켰습니다. 여기에 ‘이상’을 상징하는 ‘무한동력기’라는 소재를 더했죠. 이 소재는 SBS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무한동력 장치를 발명 중인 괴짜 아저씨를 보고 웹툰에 등장시켰어요. 현실의 목표를 쫒으며 세상에 허덕이는 청년들(하숙생 3인방)과 이상적인 꿈을 추구하는 발명가 하숙집 아저씨를 대비했죠.”


- 지금의 위치에 있게 해준 ‘신과 함께’의 인기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신과 함께’는 저승-이승-신화편 3부작으로 구성돼 있는데, 그 중에서 ‘저승편’이 가장 인기가 많았어요. 저승편에서 가장 많이 달린 댓글이 ‘착하게 살아야겠다’였죠. 죄책감이라는 인간의 보편적 정서를 자극한 것,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인기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 '신과함께 저승편'의 구성, 캐릭터, 소재 모티브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저승편의 주인공 중 한명인 진기한은 불교화에 등장하는 지장보살에서 그 모티브를 얻었어요. 여러 불교화에서 저승에 지장보살이 등장했을 때, 염라대왕과 판관들의 표정이 구겨집니다. 반면 죄인들의 표정은 밝아지며 대비 구도가 형성돼요. 죄인들을 구원하려는 지장보살과, 죄인들을 심판하려는 염라대왕의 관계를 유추할 수 있었죠. 저승 3차사 캐릭터(강림도령, 혜원맥, 이덕춘)는 한국의 일반적인 저승사자가 아닌, 제주도 저승차사에서 모티브를 얻었어요. 제주도 저승차사들은 원전에서 인간적인 실수를 자주 하는 것으로 묘사돼요. 외관은 일관되게 우락부락한 모습으로 묘사됐는데, 저는 캐릭터 각자에게 다른 개성을 부여했어요. 작중에서 섬세하고 상냥한 여성으로 묘사되는 ‘이덕춘’은 이러한 작가의 변용이 가장 크게 작용한 예입니다.”


- '신과함께 이승편'의 경우 어디서 소재를 가져왔나요, 또 이승편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으셨나요?


‘이승편’에는 용산 참사를 계기로 높아진 가택이주 문제에 대한 관심이 반영됐어요. 차용한 전통 설화 소재는 한국의 ‘가택신’들입니다. 현실의 무거운 문제와 전통 소재를 작가의 상상력으로 결합시킨 것이죠. ‘이승편’의 작중 분위기는 어두운 편이에요. 가택신들은 현신해 할아버지를 데려가려는 저승 3차사와 달동네 집에서 할아버지와 손주를 퇴거시키려는 용역업체를 상대로 처절한 싸움을 벌입니다. 이에 대해 현실문제를 환기시키면서도 한국의 사라져가는 가택 민간신앙에 생명을 다시 불어넣어보고 싶었습니다.”


-등장인물 중 ‘진기한’은 작가님이 가장 애착을 가진 캐릭터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진기한 캐릭터에 본인과 동일시한 부분이 있나요?


“저승 변호사 진기한은 저승편에서 지옥판관들을 상대로 피고 김자홍의 변호를 하면서 여러 난관을 헤쳐 나갑니다. 이 때 ‘내가 진기한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캐릭터에 이입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갔죠. 비교적 최근작인 ‘만화전쟁’에서 진기한은 자기만의 확고한 신념이 있는 만화가로 등장합니다. 그의 주요대사들은 제가 평소에도 많이 쓰는 말로 구성돼 있어요. 예컨대 ‘이래야 진정한 만화가지!’ 같은 것들입니다. 즉, 제 자신의 모습이 어느 정도 반영된 캐릭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주호민 작가의 모습이 반영된 캐릭터 ‘진기한 변호사’ 


- 이번 달 20일 개봉하는 영화 ‘신과 함께’에 대한 기대가 높은데요. 개봉을 앞둔 소감은요?


“2011년 판권 제안을 받았는데 감독이 두 번 교체되면서 5년이 지난 뒤에야 촬영이 개시됐습니다. 최종적으로 영화 국가대표1(2009), 미스터고(2013)의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는데요. 3D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감독이어서 기대가 됩니다. 영화사 측에서 보러오라고 했지만 일부러 미리 보지 않았습니다. 저는 영화제작 과정 전반에 관여를 일절하지 않았습니다. 영화 내적인 부분에서는 감독을 또 다른 창작자로 보기 때문이죠. 그래서 진기한 변호사가 영화에서 빠진 것도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현재 웹툰 작가협회의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계신데요. 중견작가로서, 협회 부회장으로서 웹툰 시장에 기여하시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웹툰 시장이 커지면서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회사와 작가 간 불공정 계약이 대표적인 예이죠. 특히 신인작가들은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제가 최근 ‘웹툰 작가협회’라는 단체에 부회장으로 참여하고 있는데요. 회장은 조석(네이버 웹툰 ‘마음의 소리’ 작가, 기자 주) 작가가 맡고 있습니다. 웹툰 작가협회는 작가들의 권익 증진을 위해 설립된 단체입니다. 설립 목적은 작가들이 부당한 계약을 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입니다. 작가-회사 간 표준계약서에 의거한 계약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 중입니다. 6개월 이상 웹툰을 연재한 작가라면 누구나 협회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회사와 작가의 불공적 계약 문제와 관련해 신인작가가 주의해야할 점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협회들의 노력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작가들이 개별적으로 회사와 계약하면 부당한 계약내용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신인작가들은 이 계약내용에 대해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이 때 협회 측 사람이 작가와 동행해 표준계약서 등이 지켜지는 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문제를 발견해 현재 조정 중인 분쟁 사안도 몇 개 있습니다. 우선 사측과 작가 사이 타협점을 찾도록 조정을 주선합니다. 협의가 결렬돼 법적 절차에 들어가게 되면, 협회는 작가 측에 변호사 자문 등을 주선해줍니다.”


-캠퍼스 잡앤조이를 읽는 대학생 독자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만화를 그리는 것이 즐거워서 꾸준히 그리다 보니 잘 하게 됐고, 더 잘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무슨 일이든 쉽진 않겠지만 좋아하는 일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 면에서 좋아하는 일을 찾은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주호민 작가의 '상상력은 어떻게 만화가 되는가'>



최근 건국대학교에서는 주호민 작가의 ‘상상력은 어떻게 만화가 되는가’라는 강연이 진행됐다. 웹툰작가를 꿈꾸는 대학생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다음은 현장에서 학생들과 주호민 작가가 주고받은 질문과 답변 내용이다.


Q. 직접 제가 콘티를 짜서 웹툰을 준비중입니다. 콘티를 짜는 과정에서 자신감이 저하돼 다음 작업에 차질이 생기기도 합니다. 작가님은 본인의 콘티에 대해 언제 확신을 가지십니까?


A. 본인의 만화를 만화적 지식이나 편견이 없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아야 합니다. 저도 동료 만화들과 단체 카카오톡방에서 콘티를 공유하며 실마리를 얻기도 합니다.


Q. 영화로 각색된 개봉예정작 ‘신과 함께’에서 핵심 캐릭터인 진기한이 등장하지 않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시나리오를 보고 난 뒤 원작과 많은 부분이 바뀌어서 의아했어요. 그러나 감독은 저와 별개의 창작자이기 때문에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죠. 감독이 생각하는 콘텐츠 수용자 타격지점이 제가 추구하는 것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굳이 이 부분에 대해 감독에게 제 의견을 피력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Q. 혼자 작업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움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A. 작화가 가장 힘듭니다. 스토리와 콘티는 즐겁게 작업합니다. 사실 콘티를 작업할 때, 이미 만화를 그린다는 느낌을 모두 받는데요. 작화는 콘티를 처음부터 세밀하게 작업하는 부분이다 보니, 만화를 그린다는 것보다 ‘노가다’한다는 느낌입니다.


Q. 후속작은 무엇인가요? 신과 함께는 한국신화, 빙탕후루는 동양신화를 소재로 했는데, 추후 서양 신화를 소재로 후속작으로 만들 계획이 있습니까?


A. 다음 만화가 어떻게 될지, 어떤 장르일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다만 전통 콘텐츠를 꾸준히 활용할 생각입니다. 신과 함께와 세계관을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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