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합격 비결은요

취업 도전 132번, ‘이 사람’이 알려주는 취업성공팁 조회수 : 15265


# 이 기사는 비이공계 출신의 처절한 취업 도전기 에서 이어집니다.



- 전반적으로 중국어와 영어성적을 올렸습니다. 이유가 있었나요? 


인문상경계열이 지원할 만한 직무가 대개 국내외 영업인데 해외영업에는 외국어가 도움이 되거든요. 그래서 어느 정도는 점수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었죠. 


단 토익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요. 토익에 너무 목숨 걸 필요는 없다고 봐요. 물론 어학성적이 높으면 좋겠지만 낮아도 합격한 경우를 정말 많이 봤어요.  


취업커뮤니티를 보면 ‘인문계열은 토익 900점, 이공계열은 800점은 돼야 대기업에 합격한다’라는 말이 많아요. 사실 진짜가 아닐수도 있는데 오히려 이런 글 때문에 다른 구직자들이 여기에 얽매여 다른 준비를 못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특히 취업준비가 길어지면 기업을 보는 눈이 늘어요. 작은 보상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영업쪽을 지원하면서 식품업이나 제약업 상황을 잘 알게 됐죠. 이렇게 숫자스펙보다는 업계에 대한 인사이트를 담은 자소서에 공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최종 합격 후 연수원에서 동기들을 보면 스펙의 스펙트럼이 정말 광범위했어요. 업종에 관심있고 직종에 확신만 있으면 스펙이 생기고 합격도 자연히 따라오는 것이라 생각해요. 나이 역시 다양했고요.



- 여행경험도 많은데 취업에 도움이 됐나요?


도움이 많이 됐어요. 면접 때 보면 해외여행을 많이 한 사람은 자신감이 넘치는 편이에요. 성격도 활발하죠.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이 면접 결과도 좋은 것 같아요. 국내기업이라고 해도 수출을 안 하는 곳이 드물다보니 면접관 중에 해외경험에 대해 안 물어본 경우가 없었어요. 


무엇보다 자소서에 쓸 소재가 풍부해지죠. 고등학생 때부터 지리부도나 역사부도 보는 것을 좋아했고 스스로 아르바이트를 해 경비를 마련했다고 어필했어요. 이런 도전정신과 추진력이 빛을 발할 것이라고도요. 이렇다 할 자격증도 없고 토익점수도 없었지만 이런 해외경험이나 산업에 대한 지식이 많으니 자소서에 쓸 내용도 다양해졌어요. 





- 면접 노하우도 점점 늘었을 것 같아요.


면접은 1, 2차가 완전히 달라요. 1차는 실무진면접이라 면접관들이 젊어요. 직무관련 질문도 많죠. 유통사의 경우 점장이었을 때의 영업전략을 롤플레잉으로 제시하는 곳이 많았어요. 


전 면접 때 거의 떨지 않았어요. 해외경험이나 아르바이트 경험처럼 이야기할 소재가 많아서 스스로 자신감이 있었죠. 빨리 면접장가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면접은 심리상태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다만 면접 전 기본적인 사항은 조사했어요. 회사 신사업이나 사회공헌활동 같은 것들이요. 


하나 팁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노리세요. 역으로 회사에 사업적인 부분을 질문하면 관심도를 나타내는 척도가 될 수도 있죠. 기회가 없다면 손을 들고 한 마디 해도 되겠냐고 요청해도 돼요. 단 끝나는 분위기에서 눈치 없이 손을 들면 안 됩니다. 

 


'비이공계 출신의 처절한 취업 도전기'

읽는 순간 1승의 기적이?



- 임원면접은 어떻게 준비했나요?


임원면접에서 떨어지고 좌절하는 사람이 많은데 임원면접은 못해서 떨어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임원들은 본인의 철학이 확고해서 여기에 맞는 사람을 선호하죠. 즉 임원면접에서 떨어졌다면 그냥 그 기업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아요. 단 임원들은 핵심을 간결히 말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최대한 결론부터 이야기하는 게 좋아요. 또 예의바르게 인사 잘 하고 씩씩하게 답하세요. 


- 특별히 영업 직무에 관심 있는 문과생을 위한 팁이 있다면?


총 네 개 시즌을 경험했는데 매 시즌 올라갈 때마다 점점 더 취업이 어려워지는 걸 몸소 경험해요. 또 인문계 지원자로서 절실히 깨달은 게 이공계나 예체능은 자신만의 특기나 기술이 있어서 진입장벽이 높은데 제가 지원하는 곳은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이죠. 그래서 인문계열은 특히 전략을 잘 세우는 게 중요해요.


비이공계열이 그나마 수월하게 지원할 수 있는 곳이 식품, 패션, 유통, 통신분야예요. 이중 원하는 업종을 먼저 선택하세요. 그 후에는 해당 업종관련 산업에서 아르바이트했던 경험을 어필하세요. 전 패션을 잘 몰랐지만 LF의 서류전형에 합격했는데, ‘당시 주변 환경이 패션과 밀접했고 그러다보니 관심이 생겼으며 꿈을 이루기 위해 이런 아르바이트를 했다’를 체계적으로 적었죠. 


이공계는 학점이 중요하고 회계나 재무는 자격증이 중요하다면, 영업은 대외활동이나 아르바이트 경험을 특히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전 자격증이 한 개도 없었지만 자격증이 왜 없냐는 질문은 받은 적이 없죠. 대신 아르바이트 경험을 자소서에 잘 녹였고 중국어를 공부했어요. 인문계열의 경쟁력 중 하나가 바로 제2외국어라 생각해요.  



인문대생들이 대부분 해외영업에 많이 지원하는데 복병은 해외파예요. 해외대 출신들이 국내 기업에서 지원하는 직무가 대부분 인문계 지원자와 겹치더라고요. 인문계열이 해외영업에 많이 지원하고 또 환상을 가지고 있는데 국내파들이 잠깐 워킹홀리데이나 어학연수를 다녀왔다고 해서 해외파와 상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요. 


저도 면접장에서 해외대 출신을 많이 만났는데 제가 아무리 영어회화를 어느 정도 한다고 해도 현지에서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에게는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더라고요. 이들과 다른 차별화전략을 세우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 아르바이트 경험은 어떻게 어필하면 좋을까요?


요즘 기업 자소서는 엄청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물어봐요. 그래서 단순 붙여넣기가 어려워졌고 그만큼 고민을 해야 하죠. 즉 아르바이트 등 다양한 경험을 어떻게 잘 녹이느냐가 중요해졌죠.


예를 들어, ‘우리 기업 제품 중 하나를 선택해서 마케팅방안을 제시하라’와 같은 식에요. 취준생 입장에서는 사실 많이 힘든 질문이죠. 하지만 그만큼 ‘자소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자소서로 스펙을 이길 수 있지 않나’라는 희망도 생겨요.


한 가지 예를 들면, “백화점에서 과일판매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문득 학교 <소비자 행동>시간에 배웠던 글귀가 생각났다. ‘광고의 노출시점과 소비자 실제구매시점 간 시간차가 있어 광고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직접 고객을 만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고객의 연령대별로 집중 공략해 판매량을 늘렸다”는 점을 어필했어요. 실제로 이 소재를 자소서에 녹인 곳의 승률이 높았죠. 


- 마지막으로 인문계열 구직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대부분의 인문상경계열이 지원할 수 있는 대기업의 직무는 영업밖에 없어요. 재무나 회계쪽은 한 두명 밖에 뽑지 않고요. 단 영업도 영업관리, 영업지원 등 다양하기 때문에 이 직무에 맞춰서 준비하세요. 마케팅은 큼지막한 공모전 경험 하나만 있어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모 기업 면접 때 친해진 법대생이 있는데 이 친구는 법무팀이 아닌 영업직에 합격했어요. 전공은 법학이었지만 영업관리에서 해야 하는 업무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죠. 많은 어문계열이 해외영업에 지원하는데 그 전에 직무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전문성이 동반돼야 한다고 봐요. 물론 입학 때부터 진로를 정한 경우는 드물겠지만 취업준비를 하면서라도 공부를 해야 하죠.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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