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합격 비결은요

에어서울 1기 신입 승무원 “무용수 꿈꾸던 여대생, 민트빛 날개를 달다” 조회수 : 126603



에어서울 신입공채 1기 승무원 홍은샘

“자연스러움, 166대 1 경쟁률 뚫은 비결이죠”


‘민트색을 닮은 싱그럽고 상큼한 미소.’ 에어서울 신입 승무원 홍은샘 씨의 첫인상이다. 이제 막 네 번째 비행을 마쳤을 뿐이라지만, 양 볼에 보조개를 머금은 채 활짝 웃는 그의 얼굴에서는 ‘이런 경우를 두고 천직이라고 하는 구나’할 만큼의 여유로움이 보였다.





[PROFILE]

홍은샘

1994년생

2017년 2월 동덕여대 식품영양학과 졸업예정

2016년 8월 1일 에어서울 입사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새로운 항공사 에어서울이 설립 약 일 년 반 만인 올 8월, 첫 신입 승무원을 공개 채용했다. 최종 54명 선발에 9000여명 지원. 무려 166대 1의 경쟁률이었다. 그리고 홍은샘(22) 씨는 이곳에 자랑스럽게 이름을 올렸다.  


중학생 때까지 약 10년간 한국무용을 했던 그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돌연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3년간 열심히 수능을 준비해 대학생이 됐지만, 마음 한 편에 남아있던 무용에 대한 열망 때문인지 좀처럼 학과공부에 적응할 수 없었다. 졸업 후 어떤 일을 해야 할 지도 막막했다. 그러다 대학 2학년 때, 여행 차 오른 비행기에서 그는 평생의 인생 선배를 만나게 된다. 


“한 승객이 화장실에서 흡연을 했는데, 승무원이 아주 단호하게 상황을 조사하면서 다른 승객을 보호하더라고요. 그동안은 서비스직으로서의 승무원만 알고 있었는데, 기내 안전까지 책임지는 ‘걸크러시’ 매력에 퐁당 빠져버렸어요. 멋있는 승무원이 돼보자 결심한 거죠.”





에어서울의 첫 번째 얼굴, ‘발랄함’ 가득 머금은 신입 승무원을 만나다


홍은샘 씨에게 에어서울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난 회사다. 4학년 1학기를 마친 올 5월, 에어서울 한 곳에만 지원서를 썼는데 단 번에 합격했다. 요즘의 취업현실을 생각한다면 결코 흔치 않은 일. 그 비결로 홍 씨는 ‘스스로의 힘’을 꼽았다.


“막상 승무원을 준비하려고 보니 도움을 구할 곳이 없었어요. 전공도 관련 없고. 처음엔 학원을 떠올렸는데, 자칫 저만의 색깔을 잃을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과감히 혼자 준비해보기로 했어요. 인터넷카페와 동영상사이트에서 관련 정보를 수집했고 화장법이나 헤어스타일링도 직접 연구했죠.”





채용절차는 서류전형, 1차 실무면접, 2차 임원면접, 신체검사, 체력검사, 인적성검사 순이었다. 자기소개서는 나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데만 집중했다. 3번 ‘본인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쓰면서는 코끝이 시큰해지기도 했다.


“제 답은 ‘시간’이었어요. 최근에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안 계시고 나니 너무 그리운 거예요. 어렸을 때 하교 길에 늘 ‘은샘아’라며 저를 불러 용돈을 주시곤 했는데 그때 조금 더 잘해드릴 걸 후회가 많이 됐죠. 어쩌면 승무원과는 관련 없는 답일 수도 있지만 제 있는 그대로를 돌아보며 솔직하게 쓰고 싶었어요.”


면접은 문장을 통째로 외우기보다는 키워드 중심으로 준비했다. 짠 듯이 기계적으로 답하는 대신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면접 질문은 어렵지 않았다. 승무원 지원동기, 입사 후 목표 등이었다. ‘처음 해본 일’이라는 물음에는 영화관에서의 첫 아르바이트 경험을 이야기했다. 첫 날이었지만 직접 고객의 불평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일을 소개했고 그 순간 서류를 뒤적이던 면접관들이 고개를 들어 그를 유심히 봤다. 자연스러움. 홍씨가 일관되게 적용한 나름의 노하우였다. 





학원도, 스터디도 없이 혼자만의 개성과 노력으로 차근차근 준비한 홍 씨는 마침내 7월 28일, 최종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합격 당시의 소감을 묻자 어느새 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열정만 가지고 오십시오. 에어서울이 여러분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개를 날아드리겠습니다.” 합격 메일에 적혀 있던 이 한 마디는 지금까지도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홍은샘 승무원이 알려주는 에어서울 이용 팁

1. 보통의 LCC항공사 비행기에 비해 좌석이 넓다. 31in에서 최대 33in. 

2. 좌석마다 개인 모니터가 있어서 비행거리에 상관없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3. 비행기의 연식이 평균 3년으로 비교적 최신모델이다. 깨끗한 내부는 물론, 에어서울의 브랜드 컬러인 민트로 꾸며진 좌석 시트 덕에 시원하고 쾌적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긍정적인 에너지 전파하는 게 꿈… “비행기에서 봬요”


승무원은 생각보다 훨씬 바쁜 직업이었다. 합격 사흘 뒤인 8월 1일, 입사식과 함께 본격적인 승무원 교육이 시작됐다. 2개월 간 금호아시아나 그룹교육, 서비스교육, 안전교육, 외국어 및 방송교육 등 승무원에게 필요한 다양한 것을 공부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비상탈출 안전교육. ‘승객을 구해야한다’는 하나의 목표로 모두가 합심해 소리치고 부지런히 뛰는 중에 문득, 2년 전 그의 가슴을 뛰게 했던 ‘멋진 승무원 선배’의 잔상이 자신에게 겹쳐오는 것을 느꼈다. 묘한 전율과 함께 막중한 사명감이 온 몸을 휘감는 순간이었다.  


드디어 첫 비행. 목적지는 캄보디아의 씨엠립이었다. 게다가 ‘레이오버(lay over)’라는 현지에서의 1박 일정이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절대 실수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비행 직전까지 비행 매뉴얼을 꼼꼼히 익혔다. 




비행 당일, 비행기에 오르자마자 갤리(galley·승무원의 물품 준비 공간) 탑재 물품부터 사전주문 기내식 명단, 크루 밀(crew meal), 출입국 서류 확인까지 주어진 업무를 배운 대로 착착 진행해 나갔다. ‘긴장하지 않았나’라는 기자의 질문이 오히려 너무 여유롭게 느껴질 만큼 그의 첫 비행은 숨 가쁘게 돌아갔다. 


“전날 이륙부터 착륙까지 모든 과정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며 단단히 대비를 해 둔 터였어요. 그 덕인지 다행히 큰 실수는 없었죠. 승객들 덕분이기도 해요. 초보 티가 많이 났을 텐데 재촉하거나 불평하는 승객이 한 분도 없었거든요. 오히려 예쁘다면서 칭찬해주셔서 정말 기뻤죠.”


비행의 첫 조각을 성공적으로 맞춘 그는 어느덧 네 번째 비행을 마쳤다. 그새 손도 빨라졌다. 손님의 요구에 전보다 훨씬 빨리 대응하게 됐고 첫 비행 때 놓치기 일쑤였던 콜 버튼 소리에도 열심히 귀를 쫑긋하고 있다. 23일에는 코타키나발루로 떠난다. 이번에는 또 어떤 손님을 만나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에어서울은 신생항공사라서 분위기가 매우 자유로워요. 동기들도 모두 밝고 개성 넘치죠. 승무원 헤어스타일만 봐도 발랄한 포니테일이잖아요. 그래서 활기찬 에너지가 중요해요. 저 역시 앞으로 만나게 될 파트너나 승객에게 긍정적인 힘을 선물하고 싶어요. 또 승객을 편안하게 모실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고 있겠습니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

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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