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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S 해부] 실제 NCS를 치른 구직자들의 ‘NCS 뒷담화’ 조회수 : 34713

“어디에 NCS를 반영했다는 건지 모르겠다”

“아직도 애매모호한 질문 있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예시문제와 완전히 똑같아 변별력 우려


지난 3월 12일, 한국경제신문빌딩 18층 다산홀에서 국내 첫 대규모 ‘NCS 채용설명회’가 열렸다. 무려 3시간에 걸친 관련부서와 실제 시행기관 인사담당자들의 설명이 끝나고 참가 소감을 묻기 위해 학생들을 불러 세웠는데… 생각보다 표정이 어두웠다.


이유는 ‘그래도 무슨 이야기인지 몰라서’였다. 이런 반응은 특히 인문계열 사이에서 두드러졌다. 전공 특성상 관련 자격증이나 경험 등 내세울만한 업무역량이 애매모호하다는 것이다. 또 대학이 자칫 교육기관이 아닌 취업을 위한 준비도구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실제 시험을 치렀던 응시자들은 NCS를 과연 어떻게 평가할까. 


* 대담 참여자(이름은 모두 가명처리)


김종현

서울소재 A대 법과대학

한국산업인력공단(2015년 2월 1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2015년 3월 21일) 응시


이진형

서울소재 B대 공과대학

한국산업인력공단(2015년 2월 14일) 응시


김한규 

서울소재 C대 공과대학

한국지질자원연구원(2015년 4월 4일) 응시






PART I. 전반적인 시험 출제형태는?


종현 두 곳 다 인적성검사를 통한 직무능력평가를 봤어요.


진형 저도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직무능력평가를 봤습니다. 정보기술직에 지원해서 직업기초능력, 한국사, 전산학 총 100문항을 치렀죠.


한규 저도 한국산업인력공단의 1교시 직무적합도평가, 2교시 직무능력평가를 치렀습니다. 


종현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경우에는 기존 인적성검사 유형과 구분 없이 섞여서 출제됐어요. 그래서 어떤 유형이 NCS를 바탕으로 나온 건지 구분하기 어려웠죠. 


제 나름대로 NCS 기반 유형이라고 판단해본다면 ‘주어진 사례에서 SWOT 분석을 해 보라’고 한다든가 ‘공적인 문서를 작성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를 묻는 문제 정도인 것 같아요. 또 시기, 방법, 국민의 욕구 등 각 지역의 관습이 아닌 것을 묻는 지문도 있었어요.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해보면 ‘아랍에서는 약속을 잡으면 조금씩 늦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야 한다’라는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공단 인재상과 비전을 묻는 문제도 섞여 나왔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시험을 치르고 난 뒤에야 NCS가 어떤 건지 비로소 감을 잡을 수 있었어요. 일단, 역사나 영어, 회사 관련 지식이 문제 풀이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문제가 있다면, 자료에 화장품의 성분표와 함께 창고에 보관돼 있는 각 성분의 재고량이 나와 있었고 스스로를 화장품을 제조하는 사람이라 가정한 뒤 이 재고를 통해 몇 개의 화장품을 더 제조할 수 있는가를 묻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기존 인적성 유형인 수학적 계산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그보다는 지원자의 집중력과 주의력을 시험하는 문제가 아닐까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성분표와 재고표의 무게 기준이 달랐습니다. 한 개는 1Kg, 다른 한 개는 500g이었는데 만약 주의 깊게 자료를 보지 않았다면 개수는 절반이 되거나 또는 두 배가 됐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지문의 두 번째 문제는 7개 정도 되는 성분에서 계산이 잘못된 것을 골라야 하는 문제로 빠른 눈썰미와 순발력이 함께 요구되는 문제였습니다.


진형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직업기초능력평가의 경우 회사의 인재상과 핵심가치를 중점으로 묻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령 상황을 주고 고객에게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를 묻는 문제가 있었죠. 나머지 한국사나 전산학은 보통의 한국사능력시험이나 정보처리기사 수준의 문제들이었습니다.


한규 1교시 직무적합도평가는 해당 직군에 요구되는 직업성격역량과 직무수행 관련 태도에 적합한지를 판단하는 문제였어요. Yes와 No 중 택1 형태였고 총 250문항에 30분이 주어졌습니다. 2교시는 직무능력평가였는데 해당 직군에서 요구되는 필수능력요소를 평가하는 시험이었어요. 의사소통, 문제해결, 자원관리, 기술능력 등 총 4개 과목이었고 각 20문항씩에 총 15분이 주어졌죠.


영역별로 살펴보면, 의사소통은 일반적인 적성검사와 같이 지문이 나오고 그에 대한 내용을 풀이하는 거였는데 주로 주제 혹은 제목 고르기, 접속어, 오타 찾기 문제였죠. 문제해결은 일반적인 적성검사의 추리영역에 해당돼요. 자원관리는 여러 가지 경우 중에 가장 합리적이 선택을 하는 문제였는데요. 5개 브랜드의 제품 중, 가격, 인지도, 내구성 등을 고려해 가장 합리적인 브랜드의 제품을 고르는 형태로 출제됐죠.


마지막으로 기술능력은 회사 매뉴얼이 주어진 뒤, 해야 할 것을 고르는 과목이었어요. 예를 들어, ‘프로젝터 A/S를 신청하기 전, 확인사항을 보고 프로젝터가 뜨거울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선택하는 거죠.


PART II. 시험을 직접 풀어본 소감은?


종현 한국산업인력의 경우, NCS의 문제유형보다는 평가항목에 NCS기반역량을 포함시킨 것 같더라고요. 이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시험을 치르고 난 뒤에 더욱 그렇게 느꼈어요. 진짜 NCS를 기반으로 하는 시험이라고 보기엔 어렵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예시문제들만 봐도 지원자의 역량보다는 공부만 했다면 맞힐 수 있는 문제였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응시자들이 문제 난이도가 쉽다고 평가하기도 했고(덕분에 시간이 조금 남았어요) 기존 유형과 섞여 있었기에 진짜 NCS라고 보기는 어려웠다고 생각합니다. 





진형 저도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직업기초능력의 경우에는 다른 기업의 상황판단이나 인성검사의 기분으로 풀었습니다. 나머지 한국사나 전산학은 수월하게 풀었던 것 같습니다.


한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경우에는 전체의 70%는 평가 샘플과 문제가 똑같이 나왔습니다. 채용 페이지에 예시문제가 나와 있는 스펙초월 직무능력표준 웹사이트 주소(www.ncs.go.kr)를 공지해줘서 이 곳의 문제를 미리 풀어볼 수 있도록 했거든요. 나머지 30% 정도는 새로운 것이었으나 유형은 비슷했죠. 그래서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습니다. 시험 직전 평가 샘플을 풀어보고 답을 기억하는 사람이 합격할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에 역량 기반을 평가 할 수 없는 시험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샘플 외의 문제들은 또 난이도가 어렵고 처음 보는 유형이 많아 시간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종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시험 중 기억에 남는 문제가 하나 있었어요. ‘긴급재난 상황에 대처하는 매뉴얼을 주고,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라는 문제였습니다. 주어진 매뉴얼이 있기에 그것만 따라가면 쉽게 풀 수 있을 것도 같지만 아무리 비교해도 지문 중에 답이 분명하게 명시된 부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선택지 중 확실히 아닌 2개는 제쳐두고 남은 2개 중에 고민을 하다가 그나마 가장 핵심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답을 선택해야 했죠. 아무래도 상황판단력, 유추력, 응용력을 평가하려는 문제 같았습니다..


진형 전 직업기초능력이 특히 어려웠는데요, 처음 보는 유형이라 많이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정답이 있는 시험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시험을 보고 난 뒤에 안 일이지만 국가직무능력표준 웹사이트(www.ncs.go.kr)에 해당 직업기초능력검사의 내용이 모두 있더라고요. 다른 구직자들도 이 홈페이지를 자주 참고해 NCS에 대비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한규 저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문제가 하나 있어요. 


* 다음 조건을 바탕으로 이대리가 월차를 쓰기에 가장 적절한 날은? 


- 이 대리는 반드시 이번 주에 월차를 쓸 것이다

- 이 대리는 과장님 또는 팀장님과 같은 날, 또는 공휴일에 월차를 쓸 수 없다

- 팀장님이 월요일에 월차를 쓴다고 하셨다

- 과장님이 이 대리에게 우선권을 주어 월차를 쓸 수 있는 요일이 수, 목, 금이 되었다

- 이 대리는 5일에 붙여서 월차를 쓰기로 했다

- 이번 주 5일은 공휴일이며, 주중에 있다


① 화요일 ② 수요일 ③ 목요일 ④ 금요일



지금도 이 조건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가 없더라고요. 


PART III. NCS, 개선이 필요한 점은?


종현 기존 유형들보다는 확실히 더 직무능력평가에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시험을 보고난 뒤 더욱 실감을 했는데요, 인사담당자들이 흔히 말하듯 기업이 지식 베이스를 제로로 두고 신입사원을 평가한다면 회사 업무에 필요한 속독능력, 자료를 신중하게 읽는 습관, 여러 자료가 주어질 때 각 자료의 핵심을 요약 및 기억하는 능력, 서류를 보는 눈썰미 같은 역량을 NCS가 기존 인적성검사 보다는 더 확실히 반영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진형 저는 한 가지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요. NCS가 실무능력을 검증하겠다는 차원에서 등장한 시험이지만, 현재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학생들 중 교내 생활을 제외한 실무경험이 많은 경우가 얼마나 되겠느냐는 것이죠. 저희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결국 외우고 공부해야 할 시험 하나가 더 추가됐다는 느낌입니다.


한규 평가역량이나 문제유형이 새롭게 직무 중심으로 개선된 만큼 효과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다만 이번처럼 시험 문제가 예제랑 똑같이 나온다면 처음의 의도가 자칫 흐려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종현 실제 응시자 입장에서 개선해줬으면 하는 게 있다면, NCS 유형이 통일돼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공직적격성평가(PSAT)의 유형으로 나오는 곳이 있는가 하면 또 단순 지식을 중심으로 묻는 곳도 있는 등 기관별로 차이가 크거든요.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역량이 서로 달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면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공유해 응시자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해 줘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도 기존 인적성검사 유형보다 더 나아진 선발방식이라는 데는 동의하고 싶습니다.


진형 스펙을 초월하겠다며 정부나 기업이 새로운 제도를 낼 때마다 오히려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짐이 더욱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조금 더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내줬으면 합니다. 그리고 시중에 NCS 관련 자료가 없는 만큼 많이 홍보하고 참고 문제도 배포해줬으면 합니다.


한규 난이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실질적으로 한 문제당 적어도 1분은 할당해줘야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리고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예제가 사전에 공개돼서는 안 될 것 같아요. 그럼 시험 전 족집게 식으로 공부한 응시자가 가장 유리할 수 있으니까요.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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