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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가 만들어지는 곳, 미래엔을 가다 [대기업] 조회수 : 11324

기업탐방

교과서가 만들어지는 곳, 미래엔을 가다


책 읽기를 좋아한다고? 그렇다면 혹시 졸업 후 출판업에 종사하고 싶은가? 하지만 최근 종이시장이 퇴화되면서 출판업계도 불황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경우, 미래엔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국내 최초 교과서 발행기업’이라는 타이틀을 바탕으로 70년 가까운 긴 역사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캠퍼스 잡앤조이 대학생 기자 2명이 교과서를 만드는 기업, 미래엔의 서울 서초구 잠원동 본사를 찾았다. 왼쪽부터 이해리, 이은주 대학생 기자. 사진=이승재 기자



<미래엔>

설립일 1948년 9월 24일

대표이사 김영진 

위치 서울시 서초구 신반포로 321

임직원 567명

주요연혁

1948년 대한교과서주식회사 설립

1954년 현대문학사 창립(순수문예지 현대문학 창간)

1994년 참고서 출판사업 진출

1999년 국정교과서 합병

2000년 단행본 출판사업 진출

2008년 미래엔으로 사명 변경

2013년 2020 Vision 선포식


‘최고의 교과서가 미래의 인재를 키운다’는 미래엔의 전신인 대한교과서주식회사를 세운 김기오 대표의 경영철학이었다.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당시 대한교과서는 국내 최초로 교과서를 발행했다. 


2008년, 미래엔으로 사명이 바뀐 뒤에도 주력 사업군은 여전히 교과서다. 국내 교과서에는 교육부가 주관하고 저작권을 가진 국정, 각 출판사를 통해 개발하는 검정과 인정 총 세 가지가 있는데 미래엔은 이 세 가지 교과서를 모두 제작한다. 


미래엔은 현재 교과서 외에도 아이즐, 아이세움, 북폴리오 등 출판 브랜드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2000만부의 판매부수를 올린 ‘살아남기 시리즈’ 역시 미래엔의 아동교육서적 브랜드 ‘아이세움’이 발행한 작품이다. 


1955년 1월 창간과 함께 신예작가의 등단을 지원하고 있는 월간 문예지 ‘현대문학’은 미래엔의 관계사로 고은, 박경리 작가 등이 이곳을 통해 등단했다.


책이 ‘한 가득’인 서울 본사… 올 6월 신입공채 경쟁률 ‘300대 1’


미래엔은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서울본사와 조치원의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생산공장에는 주로 인쇄관련 학과 출신이 근무하며 현재 노동부에서 운영하는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인턴실습 후 정규직전환 방식으로 직원을 채용한다. 


2명의 대학생 기자단과 함께 찾은 잠원동 본사는 9층짜리 건물이었다. 입구의 층별 안내도를 보니 9개 층에는 모두 미래엔의 사업부와 계열사가 들어서 있었다. 주력 사업부인 교과서 개발팀부터 단행본을 출판하는 출판사업본부, 주요계열사인 현대문학의 사무실 등이 모두 한 곳에 모여 있어 업무를 교류하기 수월해 보였다.



본사 1층의 미래엔 서점 '북앤토크'를 찾은 대학생 기자들. 사진=이승재 기자



사무공간으로 이뤄진 다른 층에 비해 미래엔의 기업 색채가 가장 잘 녹아있다는 1층 로비를 둘러봤다. 출판사답게 입구부터 책이 한 가득이었다. 


가운데 안내데스크를 사이에 두고 왼쪽의 북카페, 오른쪽의 서점으로 나뉘어있었는데 ‘북앤토크’라는 이름의 서점에서는 총 6천부에 달하는 미래엔 서적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안에는 책부터 영유아를 위한 장난감, 기념품도 있었다. 송주훈 미래엔 경영전략팀 과장은 “직원의 경우 40% 할인된 금액 책을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미래엔은 상시채용과는 별개로 연간 한 차례 신입공채를 통해 10명 내외를 선발한다. 지난 6월, 인사팀, 초등 수학 참고서 개발팀, 중국어 교과서 개발팀, 단행본 영업팀(마케팅) 분야의 신입사원 4명이 최종 입사했는데 당시 서류전형 경쟁률이 300대 1에 육박했다는 게 송주훈 과장의 설명이다. 


채용절차는 서류전형-토론면접-프리젠테이션면접-임원면접 순이다. 면접문제는 부서별로 회사나 업무관련 문제가 출제된다. PT면접은 사전과제를 제시하고 이 과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합격 후에는 2주간의 입사교육을 받는다. 생산라인을 직접 체험해보는 과정도 있다. 



# 인터뷰/ 출판업에 입사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까?




-> 전인옥 초등국어팀 교과서 과장


업무를 자세히 소개해 달라.

국정파트에서 국어와 국어활동 등 초등학교 국어교과서를 편집 및 개발하고 있다. 국정교과서는 교육부, 발행기관과 함께 국가가 새 교육과정에 맞춰 선정한 편찬기관까지 세 곳이 함께 만든다. 


우선 편찬기관에서 원고를 받으면 이 원고를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맞춰 검토한다. 띄어쓰기나 맞춤법도 교정한다. 이렇게 교정 및 편집업무를 거친 뒤 심의·감수 후 교육부 결재를 받으면 책이 완성된다. 일반적으로 심의-감수-결재 과정을 두세 차례 반복한다.


이 사이에 편집, 그림관련 수정업무도 한다. 삽화를 발주하거나 직접 학교에 나가 사진을 찍어오기도 한다. 국어교과서 팀에는 국어교육, 국어국문, 문예창작 등 관련 전공자가 많다. 교과목의 전문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등교육의 경우 난이도가 높은 편이 아니라 다른 전공자가 배워서 일을 수행할 수도 있다. 


교과서 제작이 일반 단행본 제작과 다른 점이 있다면?

특히 국정교과서의 경우 대개 발행기관은 교육부가 정한 교육과정에 따라 편집·검토를 주로 하기 때문에 다른 매체에 비해 기획단계의 비중이 크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교과서팀의 채용은 어떻게 이뤄지나?

경력채용과 신입공채 시스템이 다르다. 경력직 공채는 교과서, 참고서 등 매체별로 또 교과서 안에서도 과목별로 나눠 뽑는다. 신입직은 전공에 따라서 융통성 있게 배치한다.

 

미래엔에 입사한 이유는 무엇인가?

전공이 국어국문학이었고 책을 좋아했기 때문에 막연히 출판사에 관심이 있었다. 일이 많아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지만 직접 만든 책을 몇 십 만 명의 학생이 본다는 데 대한 성취감이 더 크다. 실제로 아이가 친구들이 책 표지가 예쁘다더라며 자랑스러워 하기도 했다.


업무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전국의 수십 만 명이 보는 책이기 때문에 오류가 없어야 한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 또 내용이 교육과정에 맞고 교육목표를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지를 본다. 그래서 편찬 기관의 원고를 바탕으로 교과서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더 나은 방향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한다. 무엇보다 책임감과 사명감이 필수다. 


후배들을 위해 조언을 해준다면?

글과 책에 대한 관심은 기본적으로 있어야 한다. 교육에 관심을 갖고 해당 교과목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 위귀영 주니어 개발팀 팀장


업무를 자세히 소개해 달라.

일반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되는 책을 만든다. 이중에서 영유아-청소년 주니어 개발팀에 소속돼 있다. 크게는 부모 등에게 사전조사 해 아이템을 기획한 뒤 디자인팀과 협의해 실현화 하는 일을 한다. 중간 중간 캐릭터 제휴가 필요할 경우에는 담당업체와 협의를 하고 디자인팀의 작업을 중간검수한 뒤 인쇄까지 담당한다. 책으로 출간된 후에는 홍보도 맡아 보도자료를 작성하기도 한다. 저자에게 원고를 받아서 진행하는 경우 직접 작가에게 의뢰하기도 하고 독서토론이나 저자강연 등 독자와의 연결고리를 만들 마케팅 방안을 기획하기도 한다. 


작가를 섭외하는 데도 방법이 있을 것 같다.

기획을 요청하는 편집자의 내공이 중요하다. 대개 각 출판사가 회사의 특성을 부각시키는 편인데 미래엔은 회사규모가 크고 역사가 깊다는 점을 통해 작가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수장서는 어떻게 제작되나?

영유아에 특히 특수장서가 많다. 최근엔 블록에 스토리를 담아 발행한 책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외에도 팝업북도 마트에서 판매부수가 높다. 아이들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공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제작비가 비싸다는 한계가 있다.


출판업에서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

글 읽기를 좋아해야 한다. 책이라는 매체에 대해 관심과 호기심이 있어도 막상 텍스트로 구현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다. 다양한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전공은 크게 상관없다.  흔히 출판사에는 국문과가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학, 철학 등 다양한 전공자가 있고 다양한 전공자가 필요하기도 하다. 넓은 시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모기업이 교과서 회사이다 보니 늘 ‘교육’적인 부분에 초점을 둔다. 너무 말초적이거나 재미위주의 콘텐츠는 지양한다. 


후배들을 위해 조언을 해준다면?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 막연히 출판사 입사를 원하는 학생이 많은데 만약 우리 팀에 들어올 친구라면 기본적으로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책을 만들고 싶은지 성인인지 아동인지 등 구체적으로 물어볼 것이다. 또 책을 많이 봐야한다. 사회가 변하는 만큼 아이나 학부모는 빠르게 변한다. 특히 영유아는 독자와 구입자가 다른 대표적인 시장이라 이 간극을 메우는 게 어렵다. 그래서 주부 모니터단 등 다양한 사람의 의견을 듣는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