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서강대생이 직접 가 본 이틀 간의 서강대 취업박람회 [대기업] 조회수 : 11561

삼성·LG·한화 등 90개 기업 참여

사은품 받으려는 저학년도 많아




경영 비전공 문돌이의 취업박람회 탐방기 – 서강대 취업박람회 


취업박람회에 참여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4학년이라면 어떻게든 정보를 얻기 위해 필사적으로 임할 것이고,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다른 학년들은 해마다 바뀌는 공채요강보다는 기업마다 주는 사은품에 더욱 큰 관심이 갈 것이다. 아직은 취업에 급박함을 느끼지 않는 3학년이자 언제나 마음 한 편이 불안한 비-경영 전공생의 입장에서 취업박람회에 참여해보았다.


서강대학교 취업박람회는 서강대 교내 체육관에서 9월 8일과 9일 이틀간 열렸다. 92곳의 기업이 참여하여, 85곳의 부스에서 학생들과 취업 관련 상담을 진행했다. 기업 부스에선 기업의 인사담당자 및 서강대 출신 사원들이 학생들의 해당 기업 관련 궁금증을 해소해주었고, 다른 한 편에서는 자소서 및 이력서 첨삭이 진행되고 있었다.





취업박람회에 참여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신청서에 간단하게 자신의 인적사항을 적고 안내 데스크에 제출하면 브로슈어 한 부를 받을 수 있었다. 본교 출신인지 타 대학 학생인지를 적는 칸이 있었지만, 외부인의 출입을 제지하려는 것이라기 보단 참여자에 대한 통계를 내려는 의도가 커 보였다. 서강대에서 취업박람회를 개최한다는 것에 대한 대외적인 적극적인 홍보가 부재했던 것을 보면, 외부인을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서강대학교 체육관 자체가 상당히 협소한 편인데 80개가 넘는 부스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보니 통로가 약간은 비좁게 느껴졌다. 일단 천천히 한 바퀴 돌면서 어떤 회사들이 참여했나 보았다. LG디스플레이, 삼성생명, 현대오일뱅크, 코오롱 등 익숙한 이름들도 있었지만 한화디펜스, 한국오츠카, 신용보증기금 등 관련 분야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면 몰랐을 기업들도 다수 참여했다. 쿠팡, 골프존, 스마일게이트 등 비교적 신생기업들도 상담을 진행하고 있었다.


식품이나 화장품 회사들의 경우, 자사 제품을 증정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농심, 빙그레, 롯데 등의 회사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하지만 올해 회사들이 서로 협약을 맺었는지 간단한 음료수 외엔 인상적인 사은품을 준비한 회사는 몇 없었다.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푸짐한 곳은 LG 계열사와 ‘크로스파이어’, ‘로스트 아크’ 등의 게임으로 유명한 스마일게이트 정도였다. LG의 경우, 쇼핑백 하나 안에 노트와 필기구에 ‘카카오 치약’ 등이 담겨 있어 참여자들이 항시 붐볐다. 스마일게이트는 상담 신청자들에게 블루투스 스피커를 증정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박람회는 전체적으로 부스들을 둘러보면서 이리저리 기웃거리다보니 12시가 되었다. 약간 한산한 느낌이 들던 박람회장에 사람들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앞서 언급한 LG와 스마일게이트를 필두로, 포스코, KT, 현대 등 대기업을 위주로 학생들이 부스 앞을 메웠다. 흥미로웠던 점은 생각보다 삼성 계열사 쪽에 생각보다 사람들이 없었다는 점이다. 공대 위주의 기업 참여와 사은품의 부재가 그 원인으로 보였다.


한편, 현대글로비스 앞에는 정장을 입은 채로 인사담당자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앉아있어서 시선이 갔다. 취업박람회 첫 날인 8일엔 공교롭게도 학교의 개강미사와 겹쳐서 10시부터 1시 반까지 모든 수업이 휴강이었기 때문에 갈 곳 없는 학생들이 취업박람회에 참여한 듯 보였다. 백 팩에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공강 학생들과는 달리, 비장한 각오로 온몸을 정장으로 휘감은 취준생들의 모습은 그래서 더 두드러졌는지도 모르겠다.


충분히 둘러보았다고 생각해서, 기존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식품 및 유통 기업들을 위주로 상담을 신청했다. 농심, 빙그레, 롯데 순으로 해당 기업에서는 얼마나 홍보 직무를 모집하는지, 실제 연봉이나 복지는 어떤지 등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아직 3학년이라서 졸업이 내후년이라는 것을 밝히니 상담자는 채용공고가 아닌, 상당히 원론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농심 부스에선 식품 업계 같은 경우, IT업계에 비해 연봉은 적지만 비교적 안정적이고, 회사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보수적이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농심뿐만 아니라 태경농산 같은 계열사도 비슷한 봉급과 복지혜택을 받으면서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보니 더 다양한 업무를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빙그레의 경우, 기업의 이미지 광고와 브랜드 광고 모두를 나누어 진행하는 기업의 특징에 대해 말해주며, 실제 학과가 경영학과가 아니라고 해도 얼마나 새로운 일을 배우고 도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자소서에 녹여내라는 조언을 받았다. 롯데 인사담당자는 앞으로 남은 1년간 자신의 관심 직무에 대해서 확실히 조사를 하고, 관련 경험을 쌓아야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취업을 앞두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할 수 있는 상담의 한계는 명확했다. 채용요강에 대해서 설명을 들어도 결국은 내년이면 채용규모나 기준 등이 모두 바뀌기 때문에, 애초에 상담자부터가 설명해주지 않았다. 다만, 아직까지 자신이 취업하고 싶은 분야와 회사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부터가 부족하다면 그쪽 분야 부스를 돌아다니며 상담을 받는 것만으로도 기초 지식을 얻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혹은 아직까지 아득한 취업에 대해 확실히 준비하겠다는 마음을 다잡는 이유로 취업 상담을 활용해도 좋을 것이다.


취업박람회를 둘러보면서 확실히 느낀 점은, 공대와 경영학 전공이 아니고서는 일반 사기업 취업은 좁은 문이라는 것이다. 개발자나 기술자를 뽑는 기업들에는 인문대 생으로는 아예 상담을 지원할 엄두를 내기 힘들고, 결국 문과들에게 열린 재무, 홍보, 마케팅 쪽은 아무리 전공을 보지 않는다곤 하지만 경영학적 지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인문 및 사회과학 전공생들은 남의 잔치에 온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싶었다.


전체적인 취업박람회 관람을 마치고, 슬슬 점심을 먹기 위해 자리를 뜨려고 하는 찰나 점심 먹을 시간도 없이 상담에 임하고 있다는 어떤 기업 인사담당자의 푸념을 들을 수 있었다. 동문이자 후배들의 절박함을 알기에 조금이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으로 계속 상담을 받다보니 밥 먹을 시간을 놓쳤다는 것이다. 좋은 인재를 뽑고 싶은 마음과 자신의 적성에 맞는 기업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호응하다보니, 상담하는 학생이 인사담당자에게 평소 궁금하던 것을 끊임없이 질문하는 모습은 흔한 모습이었다.


혹, 자신이 아직 저학년이고 새내기라서 취업에 관심이 딱히 없다고 할지라도 취업박람회에 참여해보기를 꼭 권한다. 취업에 대해 온갖 나쁜 지표와 뉴스들로도 와 닿지 않던 그 좁은 문이 좁디좁은 부스에 몰려앉은 학생들과 그들을 안타까운 듯 쳐다보는 인사담당자의 눈빛만으로도 충분히 실감이 가니 말이다. 참가한 김에 선물도 받고, 관심 있던 업계와 기업, 직무에 대한 기초 지식을 얻어 가는 것만으로도 내년, 내후년에 할 고생을 덜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