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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장세영 상무 “여자니까 안 해도 되는 일은 없다” [대기업] 조회수 : 8507

삼성 ‘여기(女氣)모여라’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려

여성인력의 꿈과 열정을 응원하는 자리로, 2013년 시작해 12회째 맞아

삼성전자 이공계 최초로 30대에 임원이 된 여성, 장세영 상무 등 참여



장세영 삼성전자 상무. 사진제공=삼성그룹


 

삼성 여성 임직원의 직장생활 경험과 노하우를 전하는 삼성 ‘여기(女氣)모여라’가 11월 13일 오후 6시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삼성 ‘여기(女氣)모여라’는 여성 인력의 꿈과 열정을 응원하자는 취지로 2013년 3월 처음 시작해 올해 3년째 진행되는 행사다. 이날 행사까지 총 12명의 삼성 여성 임원이 출연해 유리천장을 깨고 임원이 되기까지의 스토리를 통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첫해 100명 규모의 작은 간담회로 시작했던 ‘여기(女氣)모여라’는 점차 그 규모를 확대해 이날 행사에는 총 1,100여 명의 여대생, 여성 사회 초년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 이공계 최초로 여성으로서 30대에 임원이 된 장세영 상무와 격투기 선수 출신의 새내기 광고기획자 제일기획 현혜원 프로가 무대에 올라 자신만의 도전 스토리를 전했다.

 

장세영 상무는 갤럭시 S4와 갤럭시 노트3의 배터리 수명 향상 설계를 주도해 지난 2014년 39세의 나이에 무선사업부 선행요소기술그룹 상무로 승진한 여성 개발자다. 그는 현재 갤럭시 S와 노트, 기어 시리즈의 핵심 부품 소형화 및 저전력 개발을 담당하며 스마트폰 디자인의 ‘경박단소(輕薄短小)’를 구현하는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장 상무는 과학고와 공대, 전자제품 회사까지 남성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많은 환경 속에서 당당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힘든 일이 닥쳤을 때 ‘여자니까 빼 주겠지’라거나 ‘여자니까 안 해도 된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개발 업무가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크지만 스스로 돌파구를 찾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며 “힘든 일이 닥치면 여자라고 피하지 말고 당당히 맞서라”고 강조했다.

 

또 장 상무는 리더의 위치에서는 여성이라는 점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여성 특유의 ‘공감 능력’과 ‘유연함’을 활용하면 이견을 가진 여러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장 상무는 “주변에서 ‘시작은 그렇지 않았는데 회의가 끝날 때는 어느새 장 상무가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며 “‘조용하지만 치밀한 협상가’라는 평을 듣는 것도 여성 특유의 공감능력과 유연한 사고 덕분”이라고 밝혔다.

 

두 아이를 둔 워킹맘이기도 한 장세영 상무는 스스로가 일과 가정에서 모두 완벽한 슈퍼우먼은 아니지만 ‘더 오래가고 더 얇은 스마트폰’을 개발해온 노하우인 ‘Power up-Slim down’ 전략을 가정에서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의 일정 관리 등 내가 잘하는 것에 힘을 쏟고(Power Up), 남편이 잘하는 부분은 일임하여 스트레스는 줄이는(Slim Down) 방법으로 일과 가정의 균형을 찾았다”고 소개했다.

 

끝으로 장세영 상무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여대생과 여성 사회 초년생에게 “끊임없이 혁신을 거듭하는 삼성 스마트폰처럼, 여러분도 어려움을 회피하기보다는 주어진 일에 당당히 맞서는 여성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라고 조언했다.

 

‘격투기 선수 출신’이란 독특한 이력을 가진 제일기획 현혜원 프로는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그만둔 후 2013년 제일기획에 입사하기까지의 과정과 함께 면접관을 사로잡는 PPT 작성 노하우를 전했다.

 

제주도 출신인 현 프로는 8살에 격투기를 시작해 태권도, 합기도, 국무도, 우슈까지 섭렵하고, 전국 대회 금메달까지 땄던 유망주였다. 진로 역시 경호원이나 경찰 등을 염두에 두었지만 고등학교 1학년 전국 대회를 준비하던 중 무리한 운동으로 다리 근육을 다쳐 운동을 그만두어야 했다. 그 후 찾아온 슬럼프를 그림 그리고, 글 쓰는 것을 취미 삼아 견뎌내던 현 프로에게 고3 담임 선생님이 뜻밖의 조언을 했다.“너는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니까 광고를 해 보는 건 어떻겠냐”는 내용이었다.


그 후 본격적으로 광고인으로서의 미래를 꿈꾸게 되었다는 그는 포토샵, 일러스트 등의 프로그램을 독학하며 틈틈이 블로그에 그림일기를 올렸고, 그 경험은 삼성카메라 Vluu의 브랜드 웹툰을 그리는 기회로 이어졌다. 실력도 점점 늘어 컨설팅 회사에 PPT를 납품하는 아르바이트를 할 수준까지 이르렀다. 현 프로는 “내가 취미로 하고 있던 것들이 나한테 의미 있는 재능이 되고, 이걸 통해 인정받을 수 있는 게 좋았다”며 “청춘이라면 뭐 하나 시작해 끝을 보고자 하는 열정이 필요하고, 실천하지 않는 열정은 욕심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입사 전부터 PPT 작성과 프레젠테이션에 재능을 보였던 현혜원 프로는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 진행하는 프레젠테이션처럼, 면접도 면접관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을 어필해야 한다”며 취준생을 위한 PPT 작성 노하우를 함께 소개했다.

 

‘여기(女氣)모여라’에서는 두 삼성 여성 임직원의 강연 외에도 여대생과 여성 사회초년생을 위한 고민상담 토크쇼가 함께 진행됐다. 프리랜서로 전향한 뒤 더욱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박지윤 아나운서와 26년 경력의 베테랑 여기자인 경향신문 유인경 기자가 멘토로 나선 고민상담 토크쇼에서는 취업, 연애, 결혼과 일 등 참가자들의 실제 사연과 다양한 솔루션들이 제시됐다.

 

특히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내일도 사랑을 할 딸에게> 등 젊은 여성들을 위한 멘토링 책을 연이어 출간했던 경향신문 유인경 기자는 매력적인 사람으로 성장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세계 명사들의 사례를 제시하며 ▷타인에게 자신을 각인할 수 있는 특징을 만들고(Symbol) ▷단순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일과 삶에 집중하고(Simple) ▷경청을 통해 상대방을 파악하여 감탄하게 하며(Surprise), 상대방이 존중받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진심을 전하라(Sweet)고 전했다.


이 밖에도 이날 행사에는 가수 김연우가 공연을 펼쳐 사회에서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여성 소셜팬들을 응원했다. 삼성 ‘여기(女氣)모여라’는 이날 행사를 마지막으로 올해 활동을 종료하고 내년에 후속편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