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꿀팁

“달라지는 2015년 삼성채용 이렇게 준비하라” 조회수 : 32775

김기주 前 삼성전기 인사팀 임원 인터뷰


“삼성은 정말 스펙 안 본다”

인문-이공 융합 말고 전공관련 심화공부하라

종이신문 만큼 완벽한 취업교재도 없어… 종합지, 경제지 읽어야



“어휴, 우여곡절이 말도 못했어요.”


지난 4월 ‘삼성은 독종을 원한다’(이콘)를 출간한 김기주 전 삼성전기 인사팀 상무(현 현대종합금속 인사팀 상무)는 조금 늦은 발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예상 외로 난색을 표했다. 


책 초판 발행 직후 삼성으로부터 ‘너무 자세하게 썼다’며 클레임이 숱하게 걸려왔기 때문이다. 신문보도를 통해 책 발간 내용을 접한 삼성그룹 측은 계속해서 그에게 ‘2판에라도 민감한 내용을 빼주면 안되겠느냐’고 요청해 왔다. SSAT 배정 점수 같은 내용이었다. 


11월 24일 저녁 7시, 서울 강남역 근처의 한 카페에서 막 퇴근한 그를 만났다. 2012년 삼성전기 인사팀의 상무로 퇴직한 그는 현재 다른 곳에서 인사설계를 담당하고 있다.


‘삼성맨’으로 근무한 26년 중 김 상무는 절반이 조금 안 되는 시간을 삼성 인사팀의 부장과 상무로 몸담았다. 신입사원 면접위원으로도 여러 차례 참여했다. 10년 동안 삼성의 인사시스템을 몸소 경험하며 어떻게 해야 삼성의 인사담당자의 마음에 들 수 있을지부터 SSAT의 배정 점수는 몇 점인지까지도 알게 됐다.


그런 김기주 상무가 직접 ‘삼성이 좋아한다’고 말한 독종은 어떤 사람일까. 또 구직자들이 당장 궁금해 하는 내년 하반기부터 새롭게 도입될 새로운 채용안은 어떤 형태일까.



지난 11월 24일, 서울 강남역 근처의 한 카페에서 김기주 전 삼성전기 인사팀 상무를 만나 삼성의 달라진 채용과 인재상에 대해 들어봤다. 허태혁 영상담당



삼성근무 이력이 궁금하다

삼성전기에 처음 입사해 같은 곳에서 26년 동안 근무했다. 처음 16년은 경영기획팀에서 중장기 전략을 짜다가 부장 진급과 함께 인사팀에 발령받아 부장 5년, 상무 5년을 근무했다.


인사팀 출신이 아닌데 어려움은 없었나

삼성전기 인사팀의 경우 3분의 1은 다른 직무에서 보직전환으로 넘어온 케이스다. 아무래도 경영기획실에서 회사 전반을 바라보면서 제품 트렌드에 대해 보는 눈을 키운 덕에 인사제도를 바꾸고 설계하고 교육하는 게 한결 수월했다. 


인사팀으로 이동해 느낀 점은 인사팀과 그 외 직원이 인사제도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것. 일반 직원은 자신에게 옳은 쪽으로 인사제도가 운영되길 바라지만 인사팀은 회사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삼성 인사팀의 특징을 꼽는다면

교육에 정말 열심히 투자한다. 저만 해도 일본 지역전문가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삼성의 지역전문가는 실제로도 잘 운영되고 있다. 인사고과가 높고 주재원 후보 가능성이 있는 직원을 대상으로 선발한다. 사후관리도 철저하다. 정기적으로 지역전문가에 다녀온 직원의 근무 현황을 살펴 파견 목적에 최대한 맞게 보직을 조정하기도 한다.


본격적으로 삼성 채용개편안에 대해 얘기해보겠다. 어떻게 보나

이번 개편안은 삼성이 올 1월 발표했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대학총장 추천제가 유독 이슈가 됐는데, 사실 더 중요한 건 서류전형 부활이었다. 이때 서류전형을 부활하겠다면서 밝힌 ‘직무중심’ 기조가 이번에까지 이어진 것이다.


문제는 ‘어떤 툴을 가지고 역량을 평가하는가’인데 그 중 하나가 직무적합성평가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면접이 강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창의성면접, 합숙면접 등 단순히 새로운 면접을 추가하는 것에서 나아가, 그만큼 면접 비중을 확대해 면접 때 집중적으로 역량을 평가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2012년에도 면접시간이 임원면접과 직무역량면접 각각 두 배씩 늘지 않았나.


구직자들 사이에서 삼성은 스펙을 안 보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그런가

삼성은 일단 SSAT만 붙으면 정말 스펙은 안 본다. 이건 확실하다. SSAT에서 충분히 역량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SSAT를 그냥 도입한 게 아니다. 1986년 입사 당시에도 유사한 형태의 아이큐테스트를 봤다. SSAT를 본격적으로 시행한 게 1995년이다.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테스트 결과와 실제 신입사원 역량간 상관관계를 파악하면서 시험 툴을 연구했다는 의미다. 


새롭게 추가된 ‘직무적합성평가’는 어떻게 준비하는 게 좋을까

직무별로 평가기준이 다르지만 공통적으로는 전공 관련 지식을 공부한 ‘작은 T자형’ 인재가 되라고 조언하고 싶다. 요즘 융합형 ‘T자형 인재’가 중요하다고 공대생이 인문학을 공부하거나 문과생이 공대 기본과목을 배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보다는 전공과 연계된 공부를 하길 추천한다. 


전자공학이라면 물리학이나 화학을 배우고 기계공학이라면 전자공학의 기본이라도 공부하는 게 좋다. 삼성의 제품에는 전자기술, 기계기술 등이 복합적으로 녹아있다. 삼성 뿐 아니라 현대차도 기계, 전자, 전기 전공자 모두를 뽑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인문계열의 경우 경영학을 전공했다면 제2전공 혹은 청강으로라도 심리학이나 철학을 공부하길 추천한다. 경영기획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사람을 아는 게 우선이다. 시간 스토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인턴십이나 동아리 등 장기간에 걸쳐 직무관련 경험을 쌓아라. 


작은 T자형 인재가 되라고 했는데, 삼성은 최근 이공계열에게도 한국사 역량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어떻게 보는가

깊게는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상식 수준은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한 곳에 정통한 전문가를 보면 다방면에 상식이 풍부한 경우도 많다. 삼성은 이런 팔방미인 인재를 선호한다.


회사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 과정에서 깊이 있는 전문지식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다른 직무에 투입돼 다양한 지식을 활용해야 하는 쪽이 많다.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아이디어를 낼 때는 내 전공만 필요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부서와 협력할 일도 많기 때문에 최소한의 상식은 있어야 한다. 


김기주 전 삼성전기 인사팀 상무가 삼성의 달라진 채용과 인재상, 새롭게 추가되는 직무적합성평가, 창의성면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허태혁 영상당담



창의성면접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그간 삼성의 면접문제를 보면 회사나 직무관련 지식을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설명하도록 하는 형태가 많았다. 이는 문제해결력을 보겠다는 의미다. 삼성이 창의성면접에서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함께 논리전개 기술을 보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동료나 상사를 설득해야 하는 일이 많은데, 이때 문제해결력이 굉장히 필요하다. 실제로 최근 삼성SDS가 면접 때 ‘초등학교 1학년 조카에게 데이터베이스가 무엇인지 3문장 이내로 설명하라’는 문제를 출제했다. 설득기술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예다. 


난 요즘도 ‘셜록홈즈’나 ‘명탐정 코난’을 즐겨 본다. 주인공들은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면을 찾아낸다. 이게 바로 문제해결력이다.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다방면에 걸쳐 상식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앞서 삼성SDS의 면접장에서 데이터베이스가 무엇인지부터 모른다면 입을 뗄 수나 있겠는가.


논리력을 기르는 좋은 방법이 있나

단연 종이신문을 읽는 것이다. 이건 정말 큰 활자로 써도 된다. 신문은 어제와 오늘, 미래를 하나로 연결해주는 가장 좋은 툴이다. 또 사회경제 외에도 정치, 국제까지 전반적인 내용을 아우른다. 여기에 역사적 사실까지 보여준다. 이보다 좋은 교재가 어디 있겠는가. 


한 가지 팁이 더 있다면, 임원들이 평소 읽는 신문을 선택해보자. 삼성의 경우 종합지와 경제지 외에 전자산업과 관련된 신문도 많이 본다. 다만 최소한 6개월 이상은 꾸준히 읽어야 한다. 그래야 전체 흐름이 보이고 제목과 소제목만으로도 내용을 유추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를 수 있다.


이런 인재는 무조건 삼성에 입사할 수 있나

‘인간미 있는 독종’이어야 한다. 여기서 독종은 승부근성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 단 배려심도 반드시 필요하다. 면접 때도 이 두 성향의 중간에 맞춰 어필하는 게 좋다. 너무 착하게만 보여도, 반대로 독하게만 보여도 마이너스 요인이 되니 경험 등 객관적 요소를 통해 보완해야 한다.


대학생들을 위한 입사 팁이 있다면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예로 들어 보겠다. 지금까지는 토끼처럼 단기간 스펙경쟁을 통해 합격이 가능했다면 이젠 그게 통하지 않는다. 거북이처럼 목표를 정해 장기간의 계획을 가지고 가야 한다.


학년별로는 1학년은 다양한 경험, 2학년은 세부전공 탐색, 3학년은 세부전공 확정, 4학년은 도전분야 선택에 집중해야 한다. 이 중에 제일 중요한 건 3학년이다. 세부전공을 선택한다는 건 회사와 직무에서 나아가 평생 직업을 결정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 외 인사팀 출신으로서 해줄 수 있는 삼성 합격팁이 있을까

기존 에세이전형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에세이 내용이 면접 때 그대로 나온다는 것. 대표경험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대표경험 하나를 만들자.


작은 경험을 여러 개 갖는 것보다 대표 경험 하나와 이를 보조할 수 있는 다른 경험 하나 ‘1+1 경험’을 갖는 게 중요하다. 그 경험이 성공 혹은 실패하는 과정에서 어떤 것을 느끼고 배웠는지, 실패과정에서는 뭐가 부족하다고 느꼈고 어떻게 채우려고 노력했는지를 정리해 보자.


올해 에세이 문제를 보면 직무선택 이유, 도전목표를 세우고 이걸 달성하기 위해 최대한으로 노력한 경험, 지원회사와 관련된 최근 이슈 등 3가지였다.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따로 놀면 안 된다. 대표경험 하나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단 이 경험은 직무와 연관이 있어야 한다. 작년에는 ‘사회이슈 중에 가장 관심 있는 것을 골라 논하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대부분이 독도를 써 냈다. 이는 회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스토리를 만들었다면 이를 활용해 면접 때 어필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 마땅한 경험이 없다면 관련 전시회라도 가봐라. 삼성전자 입사를 희망한다면 전자관련 전시회는 챙겨야 한다. 한 번 방문으로는 부족하다. 


적어도 3~4년은 꾸준히 찾아 올해는 작년에 비교해 어떤 것이 바뀌었는지, 예년과 달리 어떤 부분에 특히 주력했는지를 파악한 뒤 입사 후 어떤 부분에 주력해 기여할 수 있을지를 구상해 하나의 스토리로 짜보자. 이게 바로 에세이와 면접 소재가 되는 것이다. 해외여행지에서도 현지 전시회를 찾아 해외 제품과 삼성전자의 제품을 비교해볼 수 있다. 


구직자들이 특히 궁금해 하는 SSAT에 대해서도 조언한다면, 웬만하면 찍지 않는 게 좋다. 싸트 점수는 정답 1점, 공란 0점, 오답 - 0.25점으로 구분해 매겨진다. 즉 정답 1개는 오답 4개와 맞먹는다. 오답은 감점된다.


SSAT 출제방식도 궁금해할 것 같은데 보통 시험일자가 확정되면 그룹 차원에서 TF팀을 구성해 20일 이상 합숙을 하며 문제를 출제한다. TF팀 멤버들은 입사 3~5년차의 대리급 직원, 30대 초반 직원, 입사당시 SSAT 성적 상위권자, 서울지역 상위권 대학 출신 직원이다. 이 TF팀에서 문제를 내면 항목별로 전문가들이 한 번 더 필터링을 한다. 이 전문가들은 주로 심리학자로 구성되는데 특히 인성검사 문제를 담당하고 검사 시스템의 개빌 및 운영도 도와준다.


마지막으로 대학생 및 취업준비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 인문계 취업난이 심각하다고 하는데, 실제로 이공계열은 노려볼 만한 직무가 많다. 특히 삼성전자나 삼성전기, 삼성SDS는 B2B사업이 많은데 이공계열 전공자들에게 ‘세일즈 엔지니어’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병행토록 하기도 한다. 그 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만약 이공계열인데 성격도 좋고 세일즈가 적성에 맞는다면 영업이나 마케팅 직무를 지원해 경쟁력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김기주 상무의 자필 메시지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