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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현대차는 SSAT와 HMAT로 무엇을 평가했나 조회수 : 12415

"전날 현대차 HMAT를 보고 SSAT를 풀었는데 두 시험이 비슷하더라고요. HMAT 준비했던 게 큰 도움이 됐어요."


지난 13일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보고 나온 한 수험생의 말이다. SSAT와 HMAT는 이번 상반기 문제 유형이 대폭 바뀌었는데 그 방향이 묘하게 닮아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두 곳 모두 이번 상반기 ‘공간지각영역’을 새롭게 추가했다. 이름이나 문제유형은 다소 달랐지만 ‘공간지각’ 능력 평가에 손을 댔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역사지식의 평가비중도 두 곳 모두 늘리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하반기 역사에세이 영역을 추가했던 현대차에 이어 삼성은 올 상반기 상식영역 중 역사문항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인문학 지식을 가진 이공계 인재를 효과적으로 뽑는 데 최적화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한 대기업 채용담당자는 “공간지각은 기계나 컴퓨터 등 전체 프로그램을 다뤄야 하는 이공계열에게 대표적으로 필요한 능력”이라며 “여기에 역사분야를 강화해 인문학적 소양까지 겸비한 이공계 인재를 뽑겠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두산과 대우건설 등은 이공계 지원자의 인적성 시험에만 공간지각영역을 포함시키고 있다.



◆ 공간지각력 평가, 점점 강화할 것

두 기업이 동시에 신설한 ‘공간지각영역’은 난이도에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현대차의 공간지각영역은 기존의 도식적이해와 크게 다르지 않고 문제유형 역시 평이했던 반면 삼성의 시각적사고영역은 그야말로 ‘멘붕’에 빠지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 시험장에서 만난 대부분의 수험생은 공간지각영역의 난이도에 대해 묻자 ‘크게 어렵지 않았다‘고 답했다. 과목 이름이 달라져 잠깐 놀랐을 뿐 전체적인 문제 유형은 회전시킨 도형의 특정한 면을 찾는 문제 등 일반적인 형태가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반면 같은 유형으로 역시 이번에 신설된 삼성의 ‘시각적 사고’ 영역은 어려웠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문제 유형이 기존에 보지 못했던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여러 번 접힌 종이에 구멍을 뚫고 펼친 전개도를 고르게 하는 ‘펀칭’ 문제는 삼성이 이번에 처음 시도한 형태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공간지각력은 논리적 사고를 보겠다는 이번 채용안의 연장선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즉 ‘전체’를 보는 눈을 가지고 있는지를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난이도에서 차이를 보이기는 했지만 두 기업 모두 직원 채용 기준으로 공간지각력을 예년에 비해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개도나 평면도 등 기존 문제유형을 외우는 것 보다는 “공간지각력 자체를 기를 수 있는 창의적인 방식을 시도해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기본적인 역사지식은 암기해야

역사문제는 삼성의 경우 우려했던 만큼 까다로운 형태는 아니었다는 게 수험생들의 전언이다. 설명을 주고 해당하는 인물이나 시대를 고르도록 하는 등 수능과 비슷한 형태로 출제됐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달랐다. 문화유산이나 인물의 특성을 이공계적 지식과 접목시키는 과정이 까다로웠다는 수험생들이 많았다. 시험시간도 30분에서 45분으로 늘었다.


총 3문제 중 2개를 골라 각각 700자씩 쓰는 방식으로 △세종대왕이 과거시험에 출제했던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 구별법'이라는 문제를 21세기의 자신이 받았다면 어떻게 답하겠는가 △유네스코가 지정한 우리나라 문화유산 중 두 개를 골라 선택이유에 대해 적어라 △이순신, 정약용, 세종대왕 등 역사 속 인물의 발명품 중 자신이 생각하는 '공학도의 자질'과 연관있는 발명품을 선택한 뒤 그 이유를 적어라 등의 문제가 출제됐다.


이는 기본적인 역사적 지식이 필요한 문제였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문화유산이나 역사인물의 발명품 등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이는 풀기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즉 현대차가 조금 더 사고력 중심으로 출제했을 뿐 두 기업 모두 기본적인 역사상식을 암기하고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었다.



◆ 보편적 상식 묻되 '다양한 분야를 연결토록'

SSAT에는 사라진 문제도 있다. 언어논리영역 중 한자와 사자성어 문항이 없어졌고 수리논리영역의 대소비교 문제가 자취를 감췄다. 이는 모두 단순 암기를 통해 풀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되던 문제들이다. 즉, 단편적 지식 평가를 최대한 배제하겠다는 회사 측의 방침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상식영역에 대거 반영됐다. 대표적인 예로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 나오는 토르와 아이언맨, 수퍼맨과 액스맨 시리즈의 울버린 등을 열거하고 ‘성격이 다른 영웅은 무엇’이냐는 문제가 출제됐다. 수험생들에 따르면 이는 다양한 운동법칙을 이들 인물의 특성과 접목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었다. '바지의 먼지를 터는 헐크'는 관성의 법칙, '망치를 떨어뜨린 토르'는 중력의 법칙과 연결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박태환의 전신수영복 등을 보기로 제시한 뒤 동물의 특징을 이용하지 않은 물건을 고르는 문제’ ‘각 나라를 상징하는 단어를 토핑처럼 피자 도우 위에 올려놓는 문제’ 등 독특한 유형이 대거 출제됐다.


이들 문제는 기초 상식을 묻되 평가방식을 조금 변형한 것으로 보인다. 즉 기존의 경제상식이나 회사관련 지식 등 암기력 중심의 문제보다는 보편적인 상식을 더욱 중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다양한 분야의 상식을 서로 연결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새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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