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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담이 밝히는 삼성 면접 팁 ″알고보면 정해진 흐름 있다″ 조회수 : 19305

삼성그룹이 지난 22일 상반기 공채 서류접수를 마감했다. 같은 날, 서류 검토로 바쁜 와중에 젊은이를 위한 콘서트 ‘열정락서’의 강단에 서기 위해 한승환 삼성SDS 인사팀 전무가 행사가 열린 세종대 대양홀로 달려왔다.

3월 22일은 75년 전 삼성이 태어난 날이면서 한 전무가 27세의 나이로 삼성에 첫 발을 내딛은 날이기도 하다. 얼핏 보면 삼성의 기업 이미지와 관련 없어 보이는 정치학을 전공했다는 그는 특별한 날을 맞아 몸소 삼성의 ‘열린채용’을 증명하겠다고 나섰다.

한 전무는 특히, 인사팀 임원으로서 어떤 채용설명회에서도 들려주지 않았던 구체적인 면접의 흐름과 함께 모의면접을 직접 진행하며 참가자들에게 반드시 합격할 수 있는 모범 답안을 귀띔해줬다.

◆일기는 나의 필살기...“너는 가능성이 있다”

한 전무는 강연에 앞서 오래된 공책을 꺼내 들었다. 그가 어렸을 때부터 써온 일기장이었다. “여러분을 만나기 전 제 삶을 돌아봤습니다. 특별히 내세울 게 있는지요. 한 가지, 여러분과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게 있다면 그건 바로 제 일기더라고요. 전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 하루도 안 빼놓고 썼거든요”

그에게 일기는 진정한 친구였다. 그리고 삼성에 입사한 지금 이 일기장이 단순한 추억이 아니라 자신의 필살기였다는 걸 알게 됐다.

“삼성 입사 후 얼마 안돼서 혁신적인 인사 프로그램에 대한 내부 회의에 참여하게 됐어요. 그리고 ‘삼성 신인사 혁신방향’이라는 이름이 만들어졌죠. 그런데 너무 재미없는 거예요. 이 방대한 내용을 그저 그런 이름으로 내세우기보다는 새로운 철학과 통합된 콘셉트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죠.”

“그때 놀랍게도 열린 시대, 열린 인사라는 키워드가 제 머릿속에 또렷이 떠올랐고 전율이 흘렀습니다. 막힌 칸막이를 열어버리는 것, 이것이 삼성그룹 새 인사의 콘셉트였던 거죠. 마침내 이 보고서가 채택 돼서 세상에 알려졌고 언론에도 보도됐습니다. 그때 그 희열은 잊을 수 없어요. 기사를 스크랩해서 소중하게 보관했죠.”

인사현장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그는 새롭게 만나는 청년들에게 늘 ‘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곤 한다. 가능성 대신 스펙에 매몰돼 있는 젊은이들이 안타깝기 때문이란다.

“여러분 조급하십니까. 친구들은 잘 나가는데 나만 처지는 것 같고 나만 모자라는 것 같습니까. 그럼 여러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 그 곳이 여러분의 진짜 스토리가 시작되는 스토리의 베이스캠프입니다. 조급한 마음에 포기하지 마십시오. 일단 누군가 만들어 놓은 스펙을 쫓아가는 거에서부터 용기 있게 빠져나오세요”

◆SSAT 9수만에 합격...“우리는 여러분이 지금 뭘 가졌는지 관심 없어요”

한 전무는 삼성의 열린 인재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우선 내 일에 대해 주인의식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모든 일에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 남들은 낯익어 하는 걸 낯선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람, 남들은 배울 수 없는 걸 새롭게 배우고 학습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누구와도 협력·공감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이런 열린 인재는 한 가지 트랙으로 뽑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올해 처음 시도한 삼성그룹의 SCSA 역시 같은 맥락이다. 올해는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SDS에서 스타트를 끊고 인문계 졸업자를 대상으로 SCSA희망자를 받았고 한 전무는 아침에 지원자가 2천 명이 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제가 아무리 얘기해도 여러분은 여전히 ‘스펙 좋은 사람 뽑을 거야’ 라고 생각하죠? 그래서 여러분께 위로가 되는 통계를 가져왔어요. 작년 입사한 사람 중 30세 넘은 사람 650명이었습니다. 재작년은 700명이 넘었죠. 최고령 입사자는 35세였어요. 합격자 출신 대학도 120곳이었죠. 여러분 특히 SSAT를 어려워하죠. 하지만 아홉 번 끝에 합격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한두 번 실패했다고 좌절하지 마세요. 이렇게 어렵게 들어온 경우가 생각보다 많거든요.”

그는 전공이야기도 핑계라고 말했다. 작년 삼성 신입사원 전공이 110가지였다는 것이다. 주요 대학의 전공 수가 150 여개인 거에 비하면 다양한 숫자다. “작곡, 고고미술학 전공자도 합격했어요. 한문학 전공해서 IT전문가가 된 사람도 있고 양부모가 1급 장애인인 가운데 태권도 특기를 살려 들어온 여사원도 있죠. 두 다리가 없는 1급장애인이 금융전문컨설턴트로 활약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모두 스토리가 탄탄했습니다”

“회사는 여러분이 지금 무얼 갖추고 있는지에는 관심 없습니다. 정말 관심 있는 건 그 후보자가 얼마나, 어떻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느냐는 거죠. 수많은 면접을 본 전 그런 사람을 뽑습니다. 그리고 그 스토리가 입사 후 누군가와 협력하면서 새로운 스토리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어필하세요.”

◆인담이 밝히는 삼성 면접의 뒷이야기

이날 강의와 함께 실제 면접장같은 모의면접이 이뤄졌다. 면접관은 다름 아닌 한승환 전무. 실제 삼성 인사담당자에게 질문을 받고 답에 대한 첨삭까지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한 전무가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직접 기획했다.

그는 ‘살아오면서 가장 열정적으로 몰입했던 순간은 무엇이었고 그 사건이 본인에게 어떤 영향 줬는지 설명해보라’ ‘자신을 포함한 4명의 멤버로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행사를 준비하라는 업무가 주어진다면 어떤 사람들로 구성할 것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등을 물었다.

특히 두 번째 질문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그가 실제로 물어본 면접 문제였다. 이 같은 상황질문을 즐겨 하는데 면접관들은 이 질문을 통해 지원자가 얼마나 유연하고 응용력 있게 전개하는지를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한 전무는 “많은 사람이 단순히 말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보다는 본인의 역할을 먼저 정확히 정의한 후 창의력 있게 답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세 번째 질문으로는 ‘열심히 일했는데 상사가 제대로 평가 안 해준다고 생각될 때, 상사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하겠는가’라고 물었다. 이건 관계와 관련된 질문이다. 회사에서는 다양한 갈등 상황이 생기는데 이럴 땐 상사가 본인보다 경험이 많기 때문에 그 평가에 대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게 좋다. 하지만 듣고 그냥 침묵하면 안 되고 준비했고 생각했다는 걸 겸손하지만 분명하게 말하는 게 좋다.

“세 가지 질문을 예시로 들고 나온 건 실제 여러분이 면접장에서 가장 흔히 만날 수 있는 겁니다. 첫 번째 질문은 지원자의 경험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를 알고 싶어 하는 면접입니다. 이때는 경험을 길게 나열하는 것은 좋지 않아요”

“두 번째 질문은 바로 ‘학습과 창의’가 키워드에요. 얼마나 유연하고 다양하게, 응용력을 갖고 새로운 걸 펼쳐갈 수 있는지를 보고 싶기 때문이죠. 마지막은 ‘함께 잘할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한 것입니다. 얼마나 협조적인가 얼마나 들으려고 하는가를 보려고 하는 거죠.”

그는 면접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며 삼성이 원하는 면접을 네 가지로 재 정의했다. 첫 째는 여는 질문. 첫 인사를 포함해 분위기를 풀기 위한 질문을 통해 첫인상이 좌우되니 자신감 있고 또렷하게 대답하면 좋다. 두 번째는 기본적 사항이다. 이력서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다.

세 번째 질문이 진짜 질문. 바로 앞서 예시로 들었던 개방형 질문이다. “이건 사실만 나열하면 안 됩니다. 사실에 여러분의 생각을 녹여서 의미 있게 전달하는 게 대단히 좋은 답변이죠. 여기까지 해도 판단이 안 설 때는 심층질문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특정 상황으로 압박하는 거죠. 여러분의 속내가 분명하게 드러나도록요. 이런 흐름을 알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네요.”

그는 절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는 안 좋은 답도 세 가지로 정리해 속 시원히 털어놨다. 첫 째는 레코드처럼 돌아가는 단순 암기형 답변. 질문 하자마자 바로 총알처럼 답변하는 태도다. “이건 오히려 감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말하는 속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장황한 설명입니다. 사실들이 연결고리 없이 나열만 되면 좋지 않죠.”

“세 번째는 가장 안타까운 경우인데 생각지 않은 질문이 나왔을 때 목소리가 줄어들고 식은땀을 흐리는 지원자입니다. 그러면 앞에 잘한 것도 오히려 감점될 수 있습니다. 준비 안 된 질문 나와도 아는 건 아는 대로 모르는 건 모르는 대로 자신 있게 말해주세요. 여러분이 얼마나 많이 아는지를 평가 하는 게 아니라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할 수 있는지를 보고 싶거든요”

“여러분은 이 자리에 젊음이란 열정이란 이름으로 모였습니다. 청년 시기에 여러분은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요. 청춘 시기는 인생의 기초 다지기고 자기만의 스토리 만드는 시기에요. 오늘은 어제도 내일도 아닙니다. 산다는 건 가능성의 씨앗을 심는 수많은 오늘의 연속이죠. 매일 내일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말고 바로 오늘 씨앗을 심으세요.”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