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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의 명암…복사만 하는 ‘알바’해도 대기업 가겠다 조회수 : 6365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A씨(25)는 모 대기업 구매파트에서 6개월째 인턴으로 근무 중이다. 원하는 직무를 정하지 않은 채 막연히 ‘대기업은 괜찮겠지’라는 마음으로 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3개월 조건이었지만 후에 정규직 전환 조건으로 3개월을 연장했다. 그러나 6개월 후 본사에 티오가 안 나자 연구소에서 인턴을 3개월 더 하도록 제의가 왔다. 그러나 아무런 교육도 없이 바로 실무에 투입시키는 탓에 어려움이 점점 가중되고 있다.

신입사원들과 똑같이 일하는데 월급은 그들의 절반도 안 되는 120만원이다. 사무실에 아르바이트생이 들어왔는데 이들의 보수가 더 높다. 또 인턴 후 정규직 전환이 보장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번 하반기 공채 시즌을 놓치면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돼 버릴까 두려워 퇴사했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을 졸업한 B씨(24)는 지난해 모 은행에서 인턴으로 3개월간 일했다. 당시 은행의 인턴 채용이 활발해 취업문은 넓었다. 거의 2:1 수준. 당시에는 이미 졸업도 했고 마땅히 취업도 안돼 부모님 눈치를 보는 게 힘들었기 때문에 어디든 일할 수 있는 자리가 생겼다는 것에 만족했다. 게다가 이름만 대면 아는 큰 은행이었기 때문에 더욱 보람찼다.

매일 아침마다 정장에 구두를 신고 은행 출입문을 지켰다. 어쩌다 예금관련 소소한 질문을 하는 손님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지루한 시간을 보냈다. 월급은 100만원. 그나마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대리님께 잘 보이며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한달 후에는 창구에서 실무를 배울 수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3개월 후에는 다시 실업자가 됐다.

▲인턴제의 아이러니함을 다룬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한 장면(사진출처=MBC)

1994년도 영화 영화 ‘커피 카피 코피’는 광고대행사를 배경으로 맡은 일을 완벽하게 해내기 위해 끊임없이 커피를 마시면서 좋은 광고(카피)를 쓰기 위해 코피를 쏟으며 일하는 사원들의 고되지만 열정적인 일상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오면서 ‘커피 카피 코피’는 매일 커피나 복사 심부름을 하면서도 피곤에 시달려 코피를 달고 사는 청년 인턴의 군상을 풍자하는 씁쓸한 키워드가 됐다.

하반기 공채시즌에 맞춰 기업들의 인턴 공고 역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정작 대학생들은 인턴 지원을 앞두고 고민이 많다. 합격도 어려울 뿐더러 인턴으로 일한다고 해도 정규직 전환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 연수 등으로 인해 휴학이 잦아 나이가 많은 졸업생들은 특히 더 걱정이다.

하지만 여전히 대기업들은 인턴이라는 이름으로 대학생들을 싼 값에 모집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9월 2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인턴제도를 운영하는 375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해 대기업의 인턴 정규직 전환비율은 47.7%였다. 인턴 중 절반은 다시 실업자 신세가 되는 셈이다.

한 기업 인사담당자는 “일반적으로 기업의 인턴은 채용연계형 외에도 프로젝트에 함께 하기 위한 아르바이트식 수시 형태도 있는데 이 전형은 정규직 전환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상황에 따라 인턴 기간이 연장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취업과 경험 사이에서 시간 분배를 잘 해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대기업 인턴 경쟁률은 치열하다.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에 인턴으로 입사한 학생들은 늘 대기업으로의 이동에 관한 갈등 때문에 일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인턴제가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의 올해 인턴사원 채용비율은 대기업의 46.1%보다 높은 52.9%로 조사됐다. 정규직 전환 비율도 대기업의 두 배에 가까운 86.7%로 나타났다.

인턴 임금 역시 평균적으로 대기업보다 높다. 중소기업은 정규직 대졸 초임 대비 대기업의 63.4%(134만원)보다 많은 85.2%(149만원)를 지급했다. 정부의 청년인턴제도에 따라 6개월간 약정 임금의 50%(월 80만원 한도)를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은 중소기업이다. 조사 응답 기업들은 인턴제도의 어려움에 대해 인턴사원들의 ‘정규직 전환 후 입사 포기’(29.5%)를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지적했다. 이는 중소기업(23.6%)이 대기업(9.4%)에 비해 월등히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사원 수 20명의 작은 무역회사를 운영중인 C씨는 “중소기업의 인턴은 거의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에 대한 인기와는 비교할 수 없다”며 “대기업은 고용도 안정적일 뿐더러 인턴 기간이 끝나고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월급 상승의 폭이 크기 때문에 학생들이 기대감을 가지지만 중소기업은 사실 인턴월급과 정규직 월급이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인턴 후에도 일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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