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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 ′올해의 인물′ 4인 조회수 : 5584

# “불합격 받았다고 일상을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늘 그랬듯이 신문을 읽고 취업스터디에 참여했었죠. 일요일엔 교회에 나가 예배를 드렸습니다. 조금 특별한게 있다면 불합격날엔 반드시 서점에 가서 책 한권을 사서 읽으면서 부족함을 깨닫고 아직도 배울게 많다는 자극을 받은 것입니다”


2011년 첫 도전후 마침내 올 하반기 농협은행(5급)에 합격하여 지난 22일부터 연수를 받고 있는 임종근 씨(29)는 “일상에서 습득한 정보와 사소한 팁들이 ‘불합격 멘붕’을 이길 힘이 된것 같다.”고 메일로 답변을 보내왔다. 


# “‘큰 딸, 아빠는 널 믿는다’ 부모님의 이 산같은 믿음이 언행으로 고스란히 전달되었기에 그 믿음을 져버리지 않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조차 자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결과보다 과정과 노력을 더 칭찬해 주신 부모님 덕분에 어떤 상황에서도 일희일비하지 않는 마인드를 가지게 된 것 같아요.”


북경대 역사학과를 나와 지난해 롯데백화점 인턴을 거쳐 올 7월 신입사원이 된 한성원씨(24)는 “중학교 3학년인 딸이 아무 연고도 없는 중국으로 유학을 떠나고 싶어했을때도 어린딸의 모험을 지지해 주신 부모님의 사랑과 믿음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입사 경쟁률 100대1의 시대. 수많은 입사과정의 좌절을 겪으면서도 오뚝이 처럼 일어서고, 입사후에도 더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이들은 어떤 ‘내면의 힘’이 있을까. 많은 인사담당자들은 “힘든 입사과정을 겪으면서 마침내 입사한 이들은 입사후에도 더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즉 ‘취업근육’이 높다는 것이다. 불합격 통보앞에서도 낙심하지 않고 툭툭 먼지를 털어내듯 일어나고, 보통 사람이라면 주저앉아 버릴 상황에서도 긍정성과 도전정신으로 세상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 이들이었다.


올해 마지막 한국경제신문 JOB면을 기획하면서 기자가 만났던 이들 가운데 특히 ‘취업 펀드멘털’이 튼튼한 이들을 소개한다. 이들에게는 눈에 보이는 열악한 환경을 딛고 보이지 않는 자신만의 비전을 좇아 반드시 꿈을 이루고야 말겠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취업을 하고 꿈을 이루는데는 정해진 길이 아니었다. 



◆“더불어 살수 있는 사회만들고 싶다” 


취업근육이 탄탄한 이들은 ‘더불어 함께 잘살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높은 꿈이 있었다. 수출입은행 대외협력기금(EDCF)에서 일하는 강민혁 씨는 자신보다는 남과 이웃을 위해 20대를 보냈다. 대학시절 평일 수업후엔 보육원을 찾아 사춘기 중고등학생들의 형노릇을 자청했으며, 주말엔 서울역 노숙인들의 자립을 돕기위해 봉사를 나섰다. 심지어 졸업후에도 눈앞의 취업보다 국제난민 NGO에서 1년간 일하면서 미래를 준비했다. 강 씨는 “주위의 어려운 이들을 사회 경제적으로 자립할수 있도록 돕는 일이야 말로 내가 가야할 길이라는 것을 봉사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강씨의 꿈은 아프리카인의 눈물 닦아줄 수 있는 ‘국내 최고의 아프리카 개발협력전문가’다. 임종근 씨도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현지인들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살아난 이후 ‘내 목숨은 내것이 아니다’는 생각으로 살게 되었다”며 “앞으로 한국 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한국과 세계 협동조합사에 한 획을 긋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직장을 선택함에 있어서도 직업관이 남달랐다. 토목공학도인 최요셉씨(이랜드)는 고액연봉을 주는 여러곳에 합격했지만 돈보다 함께 성장할수 있는 회사를 택했다고 전했다. 최씨는 “입사를 앞두고 ‘내가 잘할수 있는 일인가, 나와 회사가 함께 성장할수 있는 곳인가, 평생 일할수 있는 곳인가’가 직장선택의 기준이었다”고 말했다. 임종근 씨도 “취업을 목표로 삼기보다 궁극적인 ‘꿈’을 위해 간절히 준비했기에 입사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흔들릴때마다 자신을 붙잡아준 ‘좌우명’이 있는 것도 공통점이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가 좌우명이라는 한성원 씨는 “겨울이 가면 봄이오듯 시련뒤엔 기쁨이 온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역경을 이겨낼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학군단 ROTC출신의 최씨는 스스로를 ‘절지남(절대 지치지 않는 남자)’으로 부르며 지칠때마다 자신을 붙들었다. 임씨는 경영서《 멀티플레이어》를 읽으면서 참된 리더는 팀원들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도록 돕는 리더임을 깨닫고 언젠가 그런 리더가 될 날을 꿈꿨다는 밝혔다. 


◆‘긍정적 사고·도전정신’이 최고 자산


부모님의 평소 가정교육도 이들의 직업관을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돈을 못벌어도 좋으니 사람이 돼라는 말씀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는  임씨는 밖에서 버릇없이 행동하면 집에와서 아버지께 호되게 혼났다고 털어놨다. “그 엄한 ’아버지의 매‘ 때문에 어딜가도 어떻게 행동해야 하고,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지요. 이런 문제의식이 다양한 활동속에서 리더가 될수 있은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강씨는 ‘부모님의 믿음’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기대치는 있었지만 강요는 하지 않으셨죠. 졸업후 취업보다 해외봉사를 떠날때도 지지해 주시고 믿어주셨습니다.” 강씨는 대학입학후부터 ‘내 용돈은 내가 번다’는 생각으로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을 받지 않은것이 독립심을 키운 비결이라고 털어놨다. 흔히 은행권에 입사하려면 부모님이 중산층 전문직에 종사하고 일정규모의 거래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나돌지만 임 씨는 “3년전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농협은행은 주거래은행도 아니었다”며 “부족한 환경속에서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명문가문’을 이뤄보겠다는 긍정적 사고와 도전정신이 합격을 위한 최고의 자산이었다”고 설명했다. 


‘취업근육’이 튼튼한 이들은 입사후 더 큰 역할을 감당하고 있었다. 한씨는 “7년간의 ‘나홀로’ 중국유학이 입사후 더 튼튼하게 설 수 있도록 만든 약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고객의 칭찬글로 인해 우수사원으로 선정되었을 뿐 아니라, 사내 영상공모전 수상, 온라인몰 제작 등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패션 매니저로 시작한 최씨는 아동복을 거쳐 백화점과 아울렛에서도 역량을 입증받았다. “모잠비크 병원 건축, 구급·소방차 공급의 성과를 이뤘다”는 강 씨는 함께 일한 수출입은행의 아프리카팀에게 공을 돌렸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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