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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의 합격 포인트] 특별하고 다양한 경험이 자소서의 ′정답′이 아니다 조회수 : 1716

[캠퍼스 잡앤조이=김인호 패스더취업 대표] 3월부터 본격적인 공채가 시작된다. 공채 첫 관문에는 모두가 힘들어하는 자기소개서가 기다리고 있다. 많은 구직자들이 자소서 작성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간단하다. 다른 지원자에 비해 직무 관련 경험이 없거나 경험의 양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소서에서 중요한 것은 특별하고 다양한 경험이 아니다. 오히려 ‘내가 가진 경험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같은 경험이라도 표현하는 방법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기에, 일상 경험으로도 충분히 차별화된 자기소개서를 쓸 수 있다. 


경험을 살리는 표현 방법은 구체적인 단어로 경험에 대한 과정을 묘사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표현과 과정 묘사. 두 가지만 기억하고 자기소개서를 써보자. 지원자의 독창적인 스토리와 역량이 담긴 자기소개서가 완성될 것이다.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있는 구체적인 표현 사용

자소서를 보면 지원자들이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다양한’이다. 지원자가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고 강조하고 싶은 마음에 무의식적으로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다양한’이라는 단어는 문장을 추상적이고 진부하게 만든다.

 

A. 금융 전문가를 목표로 다양한 금융 지식을 쌓고, ~

B. 디지털 역량을 갖추고자 ~에서 주관하는 블록체인과 플랫폼 산업에 대한 이해라는 교육을 수강하며~


 

예문 A를 읽으면 인사담당자는 지원자가 어떤 지식을 갖추었는지 알 수 없다. 지원자가 말하는 ‘다양한 금융 지식’은 지원자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개념이다. 내가 아는 것을 독자도 안다고 생각하여 글을 쓴 것이다. 금융 지식을 뽐내고 싶다면 예문 B처럼 블록체인과 플랫폼 산업 관련 교육을 수강했다고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금융 전문가’라는 표현도 추상적이다. 요즘 금융권 핫 키워드를 넣어 ‘디지털 역량을 갖춘 인재’로 표현한다면 인사담당자에게 직무에 대한 관심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자기소개서에 경험을 설명하는 표현은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적자. 구체적인 경험 표현을 통해 인사담당자는 지원자가 역량을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어떤 지식을 갖춘 사람인지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전문성과 구체적인 설명은 항상 비례한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써야 차별점을 어필 가능

경험 표현 방법 두 번째는 구체적인 생각과 과정을 함께 묘사하는 것이다. 과정을 묘사하는 가운데 지원자만의 스토리가 나오며, 이를 통해 차별화된 자기소개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에서 A를 출발해 B에 도달한 사람은 세 명이다. 결과만 보면 세 명 모두 같은 경험을 했지만 그 과정은 각기 다르다. 결국 자기소개서에서 강조해야 하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우리는 경험의 과정을 상세히 묘사해야 한다.


영수는 남들보다 효율적으로 결과를 만들 수 있었던 전략과 생각의 과정을 자기소개서에 묘사해야 한다. 철수는 영수보다 느리지만 왜 그 길을 선택했고, 의도했던 결과는 어떻게 이루었는지 묘사해야 한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수는 어떻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는지 극복 과정을 묘사해야 한다. 논리학에서는 이렇게 결과 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관점을 변증이라고 한다. 변증법적 사고로 나의 경험을 특별한 경험으로 만들 수 있다.

 

A. 정신병원에서 일을 하며 환자들과의 의사소통 능력을 길렀고, 다양한 경험을 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는 대범함도 지니게 되었습니다.

 

B. 정신병원에 있는 환자들은 트라우마로 인해 방어기제가 심했습니다. 그래서 낯선 사람인 저를 경계하고 가까이하는 것조차 힘들어하여, 처음에는 저도 어찌할 바를 몰라 난처했습니다. 하지만 선배들의 조언에 따라 환자가 흥미있어하는 부분을 채워주며 안정감을 주려고 했습니다. 그 결과 환자들은 더 이상 저를 피하지 않았고, 저는 어떻게 환자를 이해하고 대응해야 하는지 배웠습니다. 



A 예문은 자기소개서에서 경험을 표현할 때 흔히 보이는 문장구조이다. 경험의 성과와 결과만 나열했고, 일을 하며 겪은 상황과 적응 과정은 빠져있다. 자기소개서에서 가장 강력한 소재인 실무 경험을 무의미하게 사용한 것이다. 경험은 지원자의 역량을 대변하는 요소가 아니라 지원자의 역량을 뒷받침하는 근거일 뿐이다. 근거는 구체적일 때 힘을 발휘한다. 따라서 경험을 쓸 때는 육하원칙을 이용해 상황과 과정 묘사를 시계열 순으로 해야 한다. 그래야 B 예문처럼 지원자의 스토리가 담긴 차별화된 자기소개서가 완성된다. 또한 구체적으로 묘사했기 때문에 지원자에 대한 전문성과 신뢰감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자기소개서를 쓰다 보면 "경험을 구체적으로 서술하시오."라는 회사의 요구사항을 많이 본다. 이 문구의 참 의미는 지원자가 경험을 통해 무엇을 해봤고 경험 중 어려움은 어떻게 극복했으며 그 결과 느낀 점과 배운 점은 무엇인지 적으라는 의미이다. 이렇게 경험의 과정을 표현해야 인사담당자는 지원자가 성장통을 거쳐 한 단계 발전했다고 믿는다. 물론 구체적인 자기소개서를 쓰는 일은 쉽지 않다.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노력의 대가는 확실하다. 인사담당자는 지원자의 관점과 생각이 담긴 이야기에 몰입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그 내용을 믿고 지원자를 신뢰하게 된다. 또한 자기소개서를 구체적으로 쓰는 과정에서 경험에 대한 자신만의 탄탄한 논리가 완성된다. 이는 자연스럽게 역량 면접까지 준비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다. 


같은 경험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지원자의 몫이다. 내가 가진 경험은 한정되어 있고,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지원자인 나의 가치가 달라진다. 경험이 없어 고민하기보다 나의 경험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고민하는 시간이 더욱 의미 있을 것이다.


김인호[닉네임 김썸썸, passthejob1@naver.com]

연구원, 외국계기업, 대기업에서 10년 간 실무 경험을 갖춘 기업 전문가로 외국계 기업 재직 중 eMBA를 수료했고, 대기업에서는 엔지니어를 시작으로 국내 주요 대기업 및 글로벌 기업 전략 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는 패스더취업 블로그를 운영하며, 자기소개서부터 면접까지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취업준비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