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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청춘만찬] 듀오정보 박수경 대표 “강의실로 미팅하자며 찾아온 남학생, 지금의 남편됐죠” 조회수 : 3897

[CEO의 청춘만찬] 




[PROFILE]

2015.05~ 한국소비자교육지원센터 부회장 

2014.05~ 듀오정보 대표이사 

2000~2013 아모레퍼시픽 상무 

1995~1999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연구원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학사

동대학원 소비자아동학 박사



[캠퍼스 잡앤조이=박해나 기자] 박수경 대표는 ‘유리천장’을 뚫은 여성 CEO로 손꼽힌다. 2000년 아모레퍼시픽에 입사 당시 180명 동기 중 유일한 여성이었던 그는 입사 6년 만에 최연소 여성 임원으로 파격 발탁됐다. 아모레퍼시픽의 첫 여성 임원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 육아와 일을 병행하면서도 능력을 인정받았고, 2014년에는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대표이사로 새로운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박수경 대표는 취임 후 소비자중심경영을 강조했고, 결혼정보업계 최초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CCM인증(Consumer Centered Management:소비자 중심 경영)을 받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 어릴 적 어떤 학생이었는지 궁금하다. 

“조금 특이한 모범생이었다. 학창시절 늘 반장을 도맡아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도 TV를 매우 좋아했다. 아버지가 전자제품 대리점을 하셨는데 중학교 2학년 때 전교 1등을 하면 컬러TV를 집에 놓아준다고 하셔서 기를 쓰고 공부해 1등을 한 기억도 있다. 가수들 노래 따라 부르고, 브로마이드 사러 돌아다니는 등 일찌기 ‘덕질’에 눈을 떴다. 드라마 ‘장희빈’을 보고 다음 날 학교에 가서 친구들 앞에서 드라마 이야기를 구연동화하듯 들려주곤 했다.” 


- 덕질하고, TV보면서도 공부를 잘 할 수 있던 비결은 뭔가. 

“수업시간에 집중하는 스타일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잠시 방황하기도 했다. 집에서 멀고 아는 친구도 별로 없는 고등학교에 배정이 돼 한동안 침울했다. 하지만 2학년 때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했고 서울대 가정관리학과 84학번으로 입학했다.”


- 대학 생활은 어땠나.

“부산에서 나름 잘나간다고 생각했는데 서울에 오니 명함도 못 내밀겠더라. 3월의 관악은 몸도 마음도 너무 추웠다. 부산에 비해 날씨도 춥고, 홀로 서울에 와 있으니 낯설고 외로워 기숙사에서 매일 울었다. 특히 힘들었던 것이 TV를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기숙사에 TV가 없으니 외로움이 배가 됐다. 그래서 외로움을 떨쳐보고자 서클에 가입했다. 국제경상학생협회로 경제, 경영을 공부하는 모임이었다. 가정관리가 경제학 베이스가 많은 융합학문이라 서클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게 많았다.” 


- 대학 시절의 꿈은 무엇이었나.  

“그때는 세상에 얼마나 많은 직업이 있는지 잘 몰랐다. 가장 가까이서 자주 보는 것이 교수님이라 자연스럽게 교수의 꿈을 키우게 됐다. 학교에서 항상 학생들과 어울리며 젊게 사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대학원에 진학했고, 석사를 마치고 25살부터 바로 대학교 강의를 나가기 시작했다.” 


- 강사 생활을 꽤 오래한 것 같다. 

“10년 이상 했다. 처음에는 지방대부터 돌아다니며 강의를 했다. 겨우 25살이었으니 수업에 들어가면 나보다 나이가 많은 학생들도 있었다. 어려 보이지 않으려고 일부러 옷이나 헤어스타일도 나이 들어 보이게 연출하기도 했다. 점점 경력이 쌓이니 나중에는 서울에서 강의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서울에서 교수가 되는 것은 어려웠다. 당시에는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딴 사람을 우대했기 때문이다. 지방대 교수를 가야하나 고민하던 중 지도 교수님이 아모레퍼시픽 입사를 추천했다. 회사에서 소비자학 전공자를 찾고 있어 나를 추천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에서 여성인재특별채용을 만들었던 때였다.” 


- 어떤 부서에서 근무했나.

“마케팅 부서에 미용연구소를 만들면서 미용연구팀이 꾸려졌다. 말 그대로 화장품, 미용에 대해 연구하는 팀이었다. 처음으로 소비자 트렌드 연구도 시작했다. 소비자학 전공자를 찾은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 조금 늦은 나이에 회사 생활을 시작했다. 근무 분위기는 어땠나. 

“30대 중반에 회사 경험도 전혀 없었는데 강의 경력을 인정받아 초임 과장으로 입사했다. 입사해 신임 과장 교육에 갔더니 180명 중 나 혼자만 여자더라. 입사 10년차 과장 정도 되면 대부분의 여직원들은 육아, 결혼 등의 이유로 회사를 떠나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 눈에는 내가 이상해 보였을 만하다. 다들 내가 얼마 만에 회사를 그만둘지 내기를 했을 정도였다.” 



△ 박수경 대표 (사진=듀오정보 제공)


-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회사 생활을 오래했다. 힘들지 않았나? 

“1년은 정말 재미있었다. 하지만 2년차부터 조금씩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때 다행히 동기들이 손을 내밀어 큰 힘이 되었다. 회사 동기 모임에 처음 초대받아 가니 동기들이 모든 부서에 흩어져있었고, 도움이 필요하면 서로서로 끌어주는 역할을 했다. 그러다보니 동기 모임을 열심히 나가게 됐고, 회사 생활도 적극적으로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입사 3년 후 팀장이 됐고, 6년 만에 임원직까지 오를 수 있었다.” 


- 아모레 최연소 여성 임원이었다고. 

“여성이 임원이 된 경우는 최초였다. 회사가 커지던 시기라 굉장히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 워킹맘으로 임원의 자리까지 오르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비결이 무엇인가. 

“나는 '결혼하고 애 낳은 사람들은 무조건 채용 하자'는 주의다. 그 사람들은 못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육아는 왜 스펙으로 인정하지 않냐’는 한 CF의 말이 참 와 닿았다. 나는 항상 여러 가지 일을 한 번에 해야 했다. 아이를 돌보면서 대학원 과제를 하거나 회사 일을 하는 등이다. 그렇게 해보니 회사에서 행사 등을 치를 때 다른 사람들과 일하는 능력이 달랐다. 또한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다 보면 배려심, 인내심도 절로 생긴다. 회사 생활뿐만 아니라 삶 자체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부분이다.”


- 듀오 대표로 취임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듀오정보의 김혜경 대표가 건강상의 이유로 대표직을 물러나면서 회사에서는 그분과 유사한 이미지를 찾고 있었다. 강사 시절 결혼 경제학 강의를 하면서 결혼정보회사에 관심을 가졌던 기억이 떠올라 만나봤는데 좋은 회사라는 느낌을 받았다. 마침 아모레퍼시픽 임원 자리도 떠날 때가 되어 고심 중이었는데, 새로운 일을 해볼 수 있는 기회라 느꼈다. 서경배 회장님께 듀오정보로 옮긴다고 말씀 드리니 굉장히 좋아하셨다. 결혼정보회사가 무엇을 하는지 정확히 알고 계셨고, ‘그곳에 가면 너의 이러한 역량을 발휘하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 결혼정보회사에서 근무하며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는 건 기적 같은 일’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 회사 매니저들은 ‘기적을 만드는 사람’이다. 듀오에서는 평균적으로 하루 3쌍이 결혼을 한다. 기적을 만드는 사람들이니만큼 자부심을 갖고 일하자는 마인드를 갖고 있다.” 


- 언제 결혼 했나. 

“27살에 결혼했다. 아이는 29살에 낳았는데, 그때 병원 차트에 ‘노산’이라고 적혀 있었다. 의학적으로 28살이 넘으면 노산이라고 분류하던 때다. 동기들 대부분은 24살에 결혼했다.”


- 남편과의 러브 스토리는. 

“4학년 때 과대표를 맡았다. 졸업할 때가 되니 학과생들이 ‘졸업식날 꽃돌이할 사람이 없다’며 푸념들을 했다. 동기들이 다들 나를 보면서 ‘미팅이 그립다. 과대표가 나서라’며 한 마디씩 했다. 일단 미팅을 잡아오겠다고는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던 찰나, 한 남학생이 수업이 끝난 강의실로 찾아와 ‘행정대학원 1학년인데 같이 미팅하고 싶다’고 말했다. 단체 미팅을 하고 싶어 과사무실을 찾았는데 마침 우리 수업이 끝날 때라 기다렸다가 미팅 제안을 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단체 미팅을 하게 됐다. 그때 미팅하자고 찾아온 남자가 지금의 남편이 됐다.”


- 그 미팅에서 몇 커플이나 이뤄졌나. 

“여자 23명, 남자 15명이 모인 미팅이었다. 여자들이 그렇게 많이 나올 줄 몰랐다고 하더라. 그중에서 이어진 커플은 우리 부부뿐이었다. 친구들이 ‘우리는 들러리가 됐다’면서 신세한탄을 하고 계속해서 단체 미팅을 나가더라.”



지난해 3월 송파구청에서 '자녀 결혼 전략'을 주제로 결혼적령기 자녀와 부모 사이에 존재하는 결혼 인식차이 강연을 펼쳤던 모습 (사진=듀오정보 제공)


-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어떤가.

“배우자를 ‘완성형’으로 찾으려면 안 된다. 성향이 맞는다면 천천히 맞춰가고 바꿔가는 것이 맞다. 또한 결혼을 하면 어떤 사람과 사느냐에 따라 내가 훨씬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고 반대가 될 수도 있다. 때문에 나를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을 배우자로 찾으면 좋을 것 같다.”


- 요즘 청년들은 결혼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조언을 한다면.

“결혼하라고 하는 이유는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혼자 살면 좋을 것 같지만 그 중에 행복한 사람은 많지 않다. 젊은 친구들이 결혼을 기피하는 이유 중에는 어른들의 잘못도 큰 것 같다. 결혼에 대한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모가 매일 싸우기만 하면서 자식에게 결혼하라고 하면 반감만 생길 뿐이다. 자녀가 결혼을 하길 바란다면 부모가 먼저 화목하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보여줘야 한다. 할까, 말까 주저하는 분들이 있다면 꼭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phn09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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