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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먹방 취업토크TV’ 오픈 “과장님, 저 면접에 붙을 수 있을까요?” 조회수 : 10196

대기업 과장님의 먹방 토크TV

“과장님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대기업 과장님들의 먹방TV가 개국했다. 물론 먹는 게 전부는 아니다. “임원면접을 앞두고 있는데 팁 좀 주세요.” “임원면접은 얼마나 열정적으로 대답하는지, 이 회사를 간절히 원하는지 등 태도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렇다. 바로 ‘취업준비생’을 위한 먹방이다. 



11월 17일 저녁 7시, 대기업 과장님의 먹방 토크TV를 방송 중인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카이스트 경영대학의 방송 스튜디오를 찾았다. 왼쪽부터 박형진 과장, 류영우 씨. 사진=김기남 기자



[사회자 PROFILE]

박형진 과장 / 2006년 A대기업 입사

류영우 / 1990년생,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금융공학 석사과정, 2016년 졸업예정 



“자자, 커피 왔습니다! 뭐 드시고 싶으세요, 말씀만하세요.”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채로 달려온 박형진 과장의 손에 열 잔 남짓의 커피가 들려 있었다. 출연진은 두 MC와 곧 도착할 게스트까지 셋. 알고 보니 이날 ‘먹방’의 콘셉트는 ‘음료 골라 마시기’였다. 


순전히 게스트의 취향대로 먹고 마시는 방송, ‘대기업 과장님들의 먹방토크TV’가 지난 10월, 카이스트 경영대학의 인터넷 방송채널 ‘Bizz@KAIST’의 한 프로그램으로 정식 오픈했다. 단순히 먹기만 하는 건 아니다. 핵심 업무를 수행 중인 과장급들이 매주 화요일 저녁 8시, 취업준비생들을 위해 입사 노하우와 실무 이야기를 전해준다. 


게스트 인력풀은 학교다. MBA과정 자체가 각 기업에서 파견된 각계의 과·차장급 인재가 모인 그야말로 ‘S급 인재’의 밭인 덕이다. 24일, 통신3사 특집을 마무리한 뒤 이번엔 ‘공사특집’을 계획 중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김영걸 카이스트 경영대학 대외부학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대전 본원의 ‘무크(MOOC) 강의’에서 힌트를 얻었다. MC겸 PD인 류영우 씨는 이미 교내 소식을 동문에게 전하는 프로그램 ‘홍릉뉴스’를 진행 중인 검증된 인재. 박형진 과장은 류씨와 볼링동아리에서 맺은 인연으로 합류했다. 지금은 직접 모교인 고려대 커뮤니티에 몇 년 만에 찾아낸 아이디로 홍보글을 올릴 만큼 열정을 쏟고 있다. 사실, 식비도 박 과장의 몫이다.  


“과장님, 제가 면접에 붙을 수 있을까요?”


포맷은 시청자와 채팅창으로 대화를 주고받는 개인방송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왔다. 방송의 8할은 취준생의 질문에 대한 답변. 면접시즌인 요즘에는 ‘이게 무슨 뜻일까요?’ 릴레이가 한창이다. 박형진 과장은 “면접관의 대답 하나하나에 너무 마음 쓰기보다는 끝까지 의연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창의면접을 보고 왔다는 한 친구가 ‘면접관이 창의적이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며 무슨 뜻이냐고 묻더라고요. 정답은 모르지만 너무 신경 쓸 필요는 없다고 말해줬어요. 제 주변에도 면접 때 답을 제대로 못했지만 합격한 경우가 많거든요.”





류씨는 석사 전 서강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주변에 공부 잘하는 친구가 많았기에 취업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졸업 전 맞닥뜨린 현실은 예상 밖이었다. 외고를 졸업하고 학점도 높았던 가장 친한 동기가 원하던 대기업 대신 눈을 낮춰 중소기업에 취업한 것. 류씨는 그때야 비로소 취업난을 실감했다.


하지만 류씨가 친구들과 다른 점은 있다. 실제 과장급 선배와 늘 가까이에서 대화를 나눈다는 것. 류씨는 “안 그래도 면접관에게 하트를 그리면 어쩌나 걱정”이라며 웃었다. 


올해로 10년차인 박형진 과장이 생각하는 취업노하우는 무엇일까. ‘본인이 정말 하고 싶은가’부터 생각하는 것이다.


“게스트 한 분은 면접 전에 임원 사진을 전부 찾아서 얼굴을 익히고, 프로필을 보고 예상문제를 뽑았다고 하더라고요. 취업을 위해선 어느 정도 노력이 필요해요. 그런데 또 최근 탈스펙 이야기도 하죠. 어렵게 생각할 것 없어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 돼요. ‘히말라야에 스펙 쌓으러 간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는데 회사 입장에서는 산에 갔다는 노력 자체를 충분히 좋게 볼 수 있죠. 특히 좋아하는 것에 노력한 경험을 집중적으로 보여주세요.” 


류씨도 거들었다. 그는 “자칫 식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모든 게스트가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며 “취직에 왕도는 없어도 이게 정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11월 27일, B통신사 과장님과의 ‘커피 먹방’편>


“오늘은 지난주에 이어 본격적으로 통신사 입사 방법에 대해 알아볼게요. 들어가기 전에, 지난주에는 회를 먹었는데 오늘은 도시적인 과장님의 취향에 따라 커피와 과자를 준비해봤습니다!”


오후 8시, ‘대기업 과장님의 먹방 토크’ 통신사 특집의 두 번째 방송이 시작됐다. 게스트로는 국내 통신3사 중 한 곳의 11년차 마케팅 부서 과장이 참여했다. 방송은 시작부터 쏟아지는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Q. 입사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10년 전에는 토익점수가 매우 중요했습니다. 그 외에는 자격증도 땄지만 학교 홍보대사나 동호회 회장으로 대외활동 경험을 쌓았고 오지 여행도 다녀왔습니다. 원래 여행과 트래킹을 좋아했거든요. 지난주 게스트 과장님도 여행이나 대외활동을 많이 했다고 하시더라고요.


Q. 임원면접을 앞두고 있습니다. 팁이 있을까요.

실력은 이미 최종면접 전에 검증 받았기 때문에 살아있는 눈빛이나 대답하는 모습의 열정, 이 회사를 간절히 원하는지 등 태도가 중요한 것 같아요.


Q. 얼마 전에 합숙면접을 봤는데 무엇을 보려는 걸까요.

팀 과제를 통한 협동심이나 리더십, 일처리 해결능력을 종합적으로 보는 척도가 있을 거예요.


Q. 면접 때 받은 질문 중 기억에 남는 게 있으신가요?

교환학생을 다녀온 직후였는데 회사의 새로운 사업에 대한 전략을 답하라는 질문을 받은 게 아직도 기억나요. 내용은 정확히 몰랐지만 신문에서 봤던 내용을 종합해서 최대한 설명했죠. 면접은 확실히 지식보다는 자신감 있는 태도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Q. 경영지원에 지원할 때는 상경계 전공이 필수인가요?

아닙니다. 저도 상경계 출신이 아닙니다.


Q. 어떤 신입사원을 선호하시나요.

실제로 아끼는 신입사원이 몇 몇 있습니다. 태도가 남다른데 우선 두뇌회전이 빠르고 제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좋아하는 문서양식까지 파악하고 있습니다. 또 제가 성격이 급한 편인데 그걸 알고 미리 필요한 걸 준비해놓곤 하죠. 이렇게 성향이 맞으면 성과를 조금 못내도 역량을 키워주고 싶더라고요.




지난 11월 24일, 세 번째 통신사 편은 ‘짜장면’ 먹방이었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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