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인물

[해외취업 이소용] 2. 취업이 뭐에요? 먹는건가요? 조회수 : 9302

 

2011년, 학점 4.5 만점에 3.3xx, 그 흔한 경영 복수전공도 없이 취업시장에 뛰어들었다.

 딱히 ‘취업’이라는 것에 대해서 언젠가 닥칠 ‘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그런지 4학년이 되도록 별생각이 없었다. 막연하게 어딘가 들어가겠거니 생각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공부를 열심히 안 했다면 열심히 놀기라도 했어야 했는데 딱히 그러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원래 지나간 것에 대해서 크게 후회하지 않는 성격인데 유독 대학생활에 대해서는 후회가 많다.


 많이 놀고, 많이 보고, 열심히 공부할걸. 이 때부터 해외에서 일을 해보고 싶어서 WEST라는 정부 프로그램에 대해서 알아봤는데, 시기만 노리다 지원 한 번 못 해봤다. 역시 크게 후회되는 것 중에 하나. 어쨌든 어영부영 4학년이 되었고, WEST 지원하기 전에 어디 인턴이라도 해야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인턴을 준비하는 스터디 모임에 들어갔다.


다들 쟁쟁한 스펙에, 열심히 준비하는 것을 보고 열심히 사는구나 생각하며 가고 싶은 곳 5곳에만 지원서를 냈다. 지금 생각하면 대체 무슨 배짱인가 싶은데, 결과는 당연히 다 낙방. 그 스터디는 그대로 취업스터디로 연결되었고, 2012년 12월, 정규직 전환부터 하반기 공채까지 딱 한 사람을 빼고 전부 취업에 성공했다.


나, 내가 그 딱 한 사람이었다.

하반기 인턴에 합격하기는 했지만 정규직 입사는 아니니까 어쨌든. 인생 통틀어 그렇게 다량으로 한 시기에 거절을 당하기는 처음이었다. 인턴 지원 때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12월이 가까워지면서 점점 힘들어졌다. 된 사람들을 보며 ‘저 사람들은 뭔가 될만했으니 되었겠지, 나도 언젠가 되겠지, 잘됐네’라고 생각했는데, 5개월동안 ‘내가 부족해서, 내가 못나서 안 된 거겠지’라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다.


상반기 인턴까지 합치면 약 35~40개 정도. 100개 써야 하나 붙는다는데 35개는 별거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내 나름 열심히 했고, 힘들었다. 정말 엄청. 밤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그나마 하반기 인턴 공채에 합격하게 되어서 다행이었는데, 힘든 취업준비를 안 해도 되는 게 제일 행복했던 것 같다.


 당시 썼던 일기를 보니 하루는 자신 만만하게, 하루는 끝없이 땅굴을 파며, 합격/불합격 연락에 좋았다가 슬펐다가를 반복하고 있더라. 수많은 거절을 당하고, 나는 필요 없는 사람인 것만 같고, 다른 사람보다 가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런데 일단 취업이 되면, 그게 누군가에게 내 가치를 인정 받는게 되나 싶다, 요즘에는. 정말 미칠 것 같고 좌절감이 드는데, 내가 단단하지 않으면 이까짓 일에 제일 소중한 자기자신을 놓아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직장에 들어가는 것뿐인데. 수능을 보다가 1, 2교시 망쳤다고 소중한 목숨을 버리는 아이들처럼. ‘대학’과 ‘취업’이 목숨을 걸 일은 아닐 텐데 말이다. 그러니 좀 편안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마음 단단히 먹고. 후회가 없도록 열심히 도전하되, 안 되면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은 안 했으면 좋겠다.


고3때, 대학은 가야 사람구실을 한다는 소리를 들었었는데, 대학 안 간 내 친구들 다 잘 살고 있다. 심지어 나보다 돈도 더 잘 번다. 대학 갈 때만 해도 그렇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그러니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외부 요인들 때문에 기분 상하고,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단단한 사람이 됩시다. 파이팅!!


▶필진 블로그 바로가기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
나의 생각 Good Bad

기사에 대한 의견 (0개)

의견쓰기
댓글 : 0 건
이전글[스타벅스코리아 2인] 실내디자인-수학과 출신도 커피점장 될수있죠! 다음글[빕스(VIPS):엄미영] “알바로 시작해 6년 만에 정규직 점장 됐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