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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무역인턴] 미국, 석유화학산업의 현재와 미래 조회수 : 7907

LG화학은 무엇을 하는 기업인가
교육과학기술부/지식경제부가 주관하고 한국무역협회가 시행하는 글로벌무역인턴십 9기로 선발된 나는 한 달간의 국내교육을 마치고 LG화학 미국판매법인 LA지부로 파견을 왔다.
우리 회사 건물 6층에는 LG디스플레이, LG상사, LG생활건강, LG하우시스,  LG화학 이렇게 총 5개의 계열사가 자리하고 있다. 나의 주요업무는 SAP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고객들로부터 받은 주문서를 입력하고 선적서류 등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송부하는 것이다.



파견 후 1개월
이제 업무가 손에 익어 업무처리속도가 많이 향상되었고, 그만큼 자유로운 시간이 늘어났다. 남는 자유시간을 인터넷 서핑으로 허무하게 보내던 어느 날, 적어도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어떤 일을 하고, 무엇을 만들어 파는지 정도는 제대로 알아야겠다 싶어서 그날부터 약 일주일간 LG화학, 그리고 우리나라 석유화학산업에 대해 조사를 하기 시작했고, 조사를 하다 보니 현재 우리나라 석유화학산업의 역량과 세계에서의 위치, 석유화학산업의 한계점, 그리고 향후 석유화학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바뀌어갈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석유화학산업이란?
먼저 석유화학산업이 무엇인지부터 찾아보았다. 석유화학산업은 석유나 천연가스를 원료로 하여 연료?윤활유 이외의 용도로 사용되는 석유화학제품을 만드는 산업을 말하며, 고무?플라스틱?합성수지?파이프?도료 등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것들을 만들어 내는 산업이다.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원유인데, 일반적으로 원유의 80%는 에너지원으로 쓰이고, 나머지 20%가 석유화학제품의 원재료로 사용된다. 이 20%의 원유로부터 모든 석유제품의 기초 원료가 되는 나프타(Naphtha, 납사라고도 한다)를 얻어내고, 다시 이 나프타를 분해하여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한다. 나프타를 분해하여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설비를 바로 NCC(Naphtha Cracking Center) 라고 한다.


LG화학
LG화학은 여러 분야의 석유화학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ABS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는 내열성?내충격성?광택 및 전기적 특성이 우수한 기능성 플라스틱(합성수지)이며, TV?모바일 등 전자제품, 자동차 내?외장재, 완구류 등에 사용된다. 현재 LG화학은 중국 광둥성 혜주 지역에 ABS신설 공장을 짓고 있으며, 이 공장과 기존 중국에 있던 설비와 국내 ABS공장까지 합치면 총 180만톤급의 생산 설비를 운영하게 되는 것이며, 이는 세계 ABS시장 점유율 20%해당하는 수준이다.


유한한 자원인 석유, 그리고 셰일가스
석유화학산업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바로 석유화학의 원료가 석유라는 점이다. 석유는 수급의 변화에 따라 가격이 매우 불안정하며, 석유의 가격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어 원가 부담이 커지고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한정된 자원이라는 것이다. 미확인 양은 제외하고 확인된 채굴 가능한 석유의 현재 매장량은 전세계 약 233조리터이며, 현재의 사용량 기준으로는 약 37.5년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만약 석유가 고갈된다면
여기서 나는 또 하나의 의문이 들었다. 만약 석유가 고갈된다면 석유화학산업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또한 석유의 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중국의 인건비도 상승하는데다가, 석유 부존량도 0에 가까운 우리나라의 석유화학 산업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석유를 대체할 다른 에너지 자원은 없는지 또는 이에 대한 대책은 가지고 있을까? 나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다시 검색을 하기 시작했고, 요즘 한창 신문에 오르락내리락 하던 셰일가스에 대해 알게 되었다.

셰일가스는 지표 2~4km 아래 진흙이 쌓여 형성된 셰일암 층에 들어있는 천연가스를 말한다. 사실 셰일가스의 존재는 이미 오래 전에 알려졌지만 딱딱한 셰일층 암석 안에 있어 사용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원유 가격의 상승과 함께 추출비용보다 이익이 더 커지게 되었고, 최근에 암석을 옆에서 뚫고 들어가는 수평 시추법과 물과 모래를 이용해 암석에 균열을 내는 수압파쇄법 등 새로운 채굴 기술들이 개발돼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신 에너지 강국, 미국과 중국
셰일가스는 미국, 중국, 중동, 러시아 등 세계 31개국에 약 1,500억 톤 이상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전 세계가 향후 60~12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앞서가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미국 등지에서의 셰일가스 생산량은 2000년에 비해 2010에는 15.3배나 확대되었으며, 미국은 2009년 이후 러시아를 제치고 천연가스 1위 생산국에 등극하였다.

셰일가스는 메탄 70~90%, 에탄 5%, 콘덴세이트 5~25%의 비율로 구성돼 천연가스와 거의 동일한 화학적 성질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혁신적인 채굴법인 수평정 시추기술과 수압파쇄기법을 개발하여 셰일가스 개발단가를 2007년 1000㎥당 73달러에서 2010년 31달러로 크게 낮췄고, 이는 일반 천연가스의 개발단가인 46달러보다 15달러나 더 낮은 가격이다. 이 덕분에 에너지 사용이 많았던 화학, 철강업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특히 화학 산업은 에틸렌 제조원가 측면에서 엄청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석유를 기반으로 제조할 때보다 원가가 무려 30% 수준까지 낮춰졌다.
 



우리나라 화학산업의 위기
셰일가스를 정제하여 화학산업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ECC(Ethane Cracking Center)가 필요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기초유분을 얻기 위한 시설로는 NCC가 주를 이루고 있다. 셰일가스 생산국 1위의 지위와 앞서가는 에탄크래킹 기술력이 합쳐진 미국은 앞으로 엄청난 원가경쟁력을 통해 세계 석유화학 산업을 집어삼킬지도 모른다. 또한 아직 셰일가스 개발 기술이 부족하지만, 셰일가스 매장량 1위의 중국도 빠른 기술발전에 힘쓴다면 무서운 원료국가가 될 것이다. 게다가 북미지역에는 셰일가스뿐만 아니라 셰일오일, 샌드오일 등의 기타 에너지 자원들도 많이 분포해 있다. 이제 세계 에너지 강국의 지위가 중동과 러시아에서 북미지역으로 옮겨졌고, 이러한 에너지 자원들을 이용하여 엄청난 원가절감을 이룬 북미지역의 화학산업과 미래에 있을 중국의 위협은 우리나라 석유화학 산업에 큰 위기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이러한 위기감에 일찍 눈 뜬 LG화학은 카자흐스탄에 에탄크래커 설비를 건설하고 있으며, 2017년부터 가동을 할 예정이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는 EC기술력의 향상과 ECC설비를 확충을 위한 투자를 증가시키고, 지하자원이 풍부한 국가와의 연계를 통하여 셰일가스 혁명이 몰고 올 위기를 극복해내야 할 것이다.


석유와 신(新)에너지 자원의 한계와 미래 에너지원
  석유와 신(新)에너지 자원(셰일가스, 셰일오일, 샌드오일 등)의 공통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환경오염, 유한성, 비효율성이다. 석유든 셰일이든 그것을 정제하고 가공하는 과정에서 불순물이 발생할 수 밖에 없으며, 이는 환경오염으로 이어진다. 또한 현재로서는 충분한 양이지만, 석유와 신에너지도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다. 그리고 원유의 20%만이 석유화학제품을 만드는데 사용될 수 있으며, 셰일가스로부터는 에탄5%만이 석유화학제품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이미 원료의 극히 일부분만이 석유화학제품의 생산을 위해 사용되는데, 이마저도 정제와 가공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비효율성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부분이 발생한다.

따라서 미래의 화학산업은 궁극적으로 환경친화적이고 효율성 높은 기술력이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비록 자원의 부존량은 절대적으로 적지만 이를 뛰어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연구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나에게 글로벌무역인턴십이란?
사실 이번 조사를 하기 전까지 석유화학산업이 무엇을 하는 산업인지, 석유화학제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고, 당연히 우리 일상에서 얼마나 중요한 산업인지를 가늠조차 하지 못했다. 아래에 있는 내 업무공간의 조그만 사진 속에서도 한눈에 무수히 많은 석유화학제품들을 찾을 수 있다. 모니터, 전화기, 책상, 서랍, 계산기, 업무공간을 나누는 칸막이, 이 사진을 찍은 내 핸드폰 등등.

 글로벌무역인턴십이라는 좋은 기회가 나에게 주어지지 않았다면, 그래서 LG화학으로 파견되지 않았다면, 우리의 일상에 이렇게나 파고들어있는 석유화학제품들에 대해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석유화학산업이 세계시장에서 가지는 영향력과 지위, 그리고 부족한 에너지 자원의 수급을 위한 다방면의 노력들에 대해 보다 깊이있게 알게 되었고, 앞으로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신에너지자원들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석유화학산업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우리나라 경제와 세계경제의 미래를 석유화학산업이라는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또한 내가 주로 담당하고 있는 물류업무를 통해 물류가 무역에서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는지 몸소 깨닫게 되었다.

내가 오더하여 생산된 물품과 수량이 많은 고객들에게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도록(늦으면 절대 안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일찍 도착하는 것도 문제이다.) 그 수많은 물량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아주 중요하다. 공장에서 나서는 순간부터 도착까지의 모니터링과, 고객과 나, 그리고 물류업체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실무적으로 어떤 과정을 통해 물류업무가 이루어지며, 어떤 부분이 중요한지, 또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집의 기둥을 받치는 주춧돌처럼, 물류가 제대로 받쳐주지 못한다면 무역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회사 영업진들의 회의나 미팅을 바로 옆에서 들으면서 고객과의 협상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요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신규 바이어를 발굴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지속해서 거래를 해온 고객들과의 협상도 신규 바이어 발굴만큼이나 어렵고 중요한 일이었다. 오랜시간 거래를 해왔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의 편의를 조금씩 봐주고 사정을 이해하면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요구를 적절히 하면서, 그 사이에서 절충안을 찾는 것은 무척이나 굉장한 능력을 요함을 알게 되었고, 나도 능력을 키워서 언젠가 이 분들처럼 우리나라 무역에 일조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더욱 희망하게 되었다.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