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인물

3대그룹 합격 선배들이 들려주는 ‘2013년 하반기 공채’ 뒷이야기 조회수 : 27190

2013년 하반기 취업시장은 특히나 칼바람이 불었다. 주변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도 좀체 합격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항상 ‘또 떨어졌다’는 안타까운 말뿐이었다. 이번엔 2014년 새해를 맞아 삼성, LG, 현대차라는 굴지의 대기업에 합격한 예비 신입사원들을 만났다. 이들은 뭐가 달랐던 걸까. ‘영어성적이 뛰어나서? 아니면 ‘명문 공대생이라서?’ 여기 후배에게도 아직 들려주지 않았다는 예비 신입사원 3인의 진짜 합격 비법을 담아봤다.




신입사원 삼성 씨(26세)
삼성전자 DS부문 LSI사업부 2월 입사예정
성균관대학교 화학과
학점 : 3.27점/4.5점
토익 : 845점
토익스피킹 : 6급
2013.06~2013.08
삼성전자 DS부문 인턴실습 후 정규직 전환
서류합격률 : 22%


신입사원 LG 씨(28세)
LG화학 대전 기술연구원 배터리연구소 1월 입사예정
서울대학교 바이오시스템 소재학부(바이오소재공학)
학점 : 3.44점/4.5점
토익 : 855점 토익스피킹 : 6급
2011.03~2013.03
제품개발 연구원 인턴
서류합격률 : 20%
(10개 합격/50개 지원)


신입사원 현대차 씨(27세)
현대자동차 구매팀 2월 입사예정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편입
(전 가천대학교 관광경영학)
학점 : 3.97점/4.5점
토익 : 915점
2013.07~2013.08
건설사 구매팀 인턴
서류합격률 : 25%
(1개 합격/4개 지원)



Part1. 서류전형
‘자소서 덕’ 보려면 인턴경험 꼭 넣어라

삼성 계열사별로 약간씩 다르지만 서류전형은 학점 3.0점 이상, 오픽이나 토스 일정 점수 이상이 되면 무조건 합격입니다. 크게 준비할 건 없었어요.


LG 자기소개서는 무조건 담당자를 만나고 나서 쓰기로 했어요. 캠퍼스 리크루팅에 온 현업 선배에게 많은 것을 물었죠. ‘나에겐 이런 역량이 있는데 이 걸 쓰는 게 좋나’처럼 구체적으로요. 한 선배는 이메일을 달라고도 했어요. 꼭 합격하도록 도와주겠다고요.


삼성 LG화학은 서류전형에서 스펙을 많이 본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학점이 낮아서인지 세 번 지원했는데 전패했어요.


LG 저희도 지원자들이랑 그런 얘기를 주고받은 적이 있어요. 하지만 인사담당자들께서는 스펙은 많이 안 본다고 하셨어요. 한 가지 확실한 건, 전공이 중요하다는 사실이에요. 함께 면접 봤던 지원자들 중에 ‘전화기’ 출신이 많았거든요. (*전화기 : 전기전자공학?화학공학?기계공학과를 이르는 말)


현대차 작년 하반기부터 딱 1년 동안 취업을 준비하며 느낀 점은 문과와 이과의 취업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거예요. 문과는 지원자가 넘쳐나는데 수요는 적어요. 그래서 자소서를 훨씬 잘 써야 하죠. 하지만 문과생들은 기계나 화학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무해서 자소서를 추상적으로 쓰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우수수 떨어지고요.


전 자소서 덕에 합격한 대표적인 케이스예요. 편입 이력에다 영어말하기 성적도 없었거든요. 토익 900점은 이미 문과생에겐 높지 않은 점수고요. 특히 편입생은 취업 때 많이 불리하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현대차는 서류전형에서 8배수만 뽑는다고 하는데 그만큼 어렵기 때문에 대신 자소서를 정말 열심히 썼어요. 편입이력은 ‘좀 더 큰 범위에서 공부하고 싶어서 선택한 것’이라고 적었어요. 또 한 건설사의 구매팀에서 2개월 간 인턴했던 경험을 살렸죠. 후배들에게도 인턴을 추천해요. 특히 문과생에게는 더욱 중요하죠.


LG 셋 다 인턴십이라는 공통점이 있네요. 이과생에게도 인턴은 적극 추천해요. 현장에서 직무나 회사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거든요.


현대차 특이한 이력도 있었어요. ‘대학가요제’에 출전했거든요. 편입생이라는 것 때문에 기존 학생들과 어울릴 기회가 많이 없어서 학교 대표로 나가서 주목을 받아보자 한 거죠. 단순 서포터즈 같은 것 보다는 남들에게 없고 주동적으로 할 수 있는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Part.2 인적성전형
인성은 ‘인재상에 맞게’ 적성은 ‘찍어라’

삼성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는 스터디로 대비했어요. 5~6명이 함께 한달 동안 시간 배분에 주력해 연습했죠. 그런데 막상 시험을 보니 문제집과는 다른 점이 많더라고요. 특히 직무상식파트에서 삼성전자와 관련된 문제를 맞히는 문제가 출제돼 깜짝 놀랐어요. 평소에 삼성에 관한 신문기사를 읽어두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또 수리과목에서 경우의 수 문제가 어려웠던 것 같아요.


LG LG는 이번에 5교시에 도식추리 과목이 추가됐는데 알고리즘과 관련된 문제였죠. 4교시 도형추리도 어려웠어요. 도형과 알파벳, 숫자 등을 함께 배치시키는 형태였는데 난이도가 많이 높았어요.


현대차 현대차는 HMAT로 바뀌었죠. 정말 어려웠어요. 5교시 도식이해 파트는 아무리 풀어도 답이 안 나와서 15문제 중 3문제밖에 못 풀었어요. 나머지는 다 찍었죠. 특히 역사논술은… 정말 아무도 몰랐던 예상 밖의 문제였어요. 주제는 존경하는 역사 속 인물을 고르는 것이었는데 누구나 쓸 수 있는 세종대왕을 썼어요. 대신 제목을 남다르게 뽑았죠. ‘훈민정음을 제외하고 바라본 셋째왕자 충령대군’.


LG 어 저도 세종대왕 썼는데! HMAT봤거든요.


현대차 역사논술 문제가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대신 2차 면접 때 물어보시더라고요. 처음 듣는 인물을 적어낸 지원자들에게 집중적으로 물으시면서 ‘잘 알지 못하고 썼다’는 핀잔도 주셨죠. 저야 세종대왕이니 바로 다음 문제로 넘어갔고요.


적성검사는 찍어야 하느냐는 질문도 많은데 찍는 게 나은 것 같아요. 답을 비웠다는 건 어쨌든 못 풀었다는 거잖아요. 찍어서 떨어지는 게 후회도 덜 할 것 같았어요. 실제로 찍어서 붙은 경우가 더 많았고요.


삼성 찍어서 붙은 적이 확실히 많아요. SSAT도 모르는 문제는 다 찍었죠. 입사 후에 보니 안 찍고 합격한 동기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찍는 걸 추천하더라고요.


LG 어떤 회사는 시험지에 ‘찍을 경우는 감점’이라고 명시해 놓고 있는데 이 경우 말고는 역시 찍는 걸 추천해요.


현대차 인성검사는 솔직하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워너비’를 설정해놓고 여기에 맞춰서 풀었어요. 현대차의 핵심역량을 늘 염두에 두고 가상의 인물을 그렸던 거죠.


삼성 ‘아바타’라고도 하죠.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이라고 생각하는 보기를 골랐던 것 같아요.



Part3. 면접전형
면접은 스터디가 필수! 토론면접에선 ‘양보’가 중요


삼성 삼성 인턴면접은 1차 임원면접과 인턴실습, 2차 직무역량면접 순이에요. 임원면접 때는 자기소개서 기반 문제가 주로 나와요. 과거 경험들에 대해 묻죠. 면접은 스터디로 대비하는 것을 추천해요. 태도나 말투는 꼭 실제 면접관이 아니어도 봐줄 수 있거든요.


직무역량면접에서는 인턴과정에서 느낀 점에 대해 주로 물으셨어요. 또 학교에서 했던 과제나 프로젝트 경험에 대해서도 말했어요. 어려운 전공지식에 대한 문제는 없었습니다.


LG LG화학은 1차 토론면접, 전공면접과 2차 임원면접으로 나뉘어요. LG화학 토론면접은 실무에서 발생하는 한 개의 안건에 관한 두 개 선택지 중 최종안을 결정하는 형태였어요. 주제 선택시간 1분, 준비시간 15~20분에 나머지는 문답시간이었죠. 자기 생각을 주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기는 것 보다는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게 더 필요할 것 같아요.


전공면접은 인성과 전공을 같이 보고 5명이 한 조가 돼 한 명당 6분씩 30분 동안 면접이 진행되죠. 면접관은 실무진들인데 질문이 촌철살인 같아요. 답을 못할 정도였죠. 


2차 임원면접은 비중이 크지 않아요. 거의 된다고 하더라고요. 입사 후 배치를 위한 면접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현대차 현대차도 1차 면접에 토의면접이 있어요. 중요한 건 토론이 아닌 토의라는 거죠. 토의는 여러 가지 대안 중 하나는 결정하는 거지 싸우는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열띤 토론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저희 조는 사전에 서로 양보하자고 합의를 봤죠. 같은 직무 지원자끼리 한 조로 배정됐고 주제는 유럽, 일본, 한국 등 국가 중 한 곳의 업체를 선정하는 거였는데 한국 업체를 주장했지만 분위기가 일본 쪽으로 쏠리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엔 이런 장점이 있지만 일본엔 이런 장점이 있으니 일본으로 선택해보자’며 의견을 한 걸음 유보하면서 합의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그렇게 결론을 빨리 도출했고 대신 30분 중 남은 10분 동안 일본의 이점과 기회비용을 완벽 분석해 보여드렸죠. 이렇게 해서 4명 중 3명이 붙었어요.


인성면접은 인사팀, 실무진 2명의 면접관과 2대1로 진행하는데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묻고 답하는 데다 질문도 ‘꼬리 물기’식이라 자신감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전 역사에세이에 쉬운 걸 써서 대신 ‘국가경쟁력 발전을 위해 어떻게 이바지했나’라는 질문을 받았어요. 옆 사람이 ‘봉사활동’얘기를 꺼내자 면접관은 봉사활동이나 군대얘기는 하지 말라고 하셨죠. 덩달아 당황했지만 순간 편입이력이 떠올랐고 ‘국가경쟁력 발전을 위해 인재가 되기 위해 졸업장 두 개를 받고 인턴경험도 쌓았다’고 답했어요. 또 ‘지방에 갈 수 있겠냐’는 물음에 ‘지방에 가는 두려움은 없지만 가족이나 지인을 두고 가는 게 어렵다’며 ‘하지만 각오는 돼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죠.


LG 현대차 면접을 봤던 경험자로서 현대차 면접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가장 맞는다고 생각해요. 취미에 대해 면접관과 10분 동안이나 얘기했어요. 이 취미를 얼마나 즐기고 있는지 보려고 하신 것 같았죠.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는 거예요. 또 토론면접에서 ‘절대 싸우지 마라’는 말에도 공감해요. 현대차 토론면접 때 저희 조 4명이 서로 싸우다가 전부 떨어졌거든요.


삼성 삼성은 반대로 일반적인 질문이 많았어요. 대신 장점을 어필할 기회가 없으니 면접관들이 궁금해 할만한 질문 포인트를 에세이에 전략적으로 적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러면 답변도 미리 대비할 수 있거든요. 에세이에 아이폰 이용자로서 갤럭시와의 차이점에 대한 사용 소감을 썼고 예상대로 여기에 관련된 질문을 받았죠.


현대차 최종면접은 영어면접과 임원면접이었어요. 영어면접은 간단한 질문이 대부분이었죠. 특히 임원면접에서는 단점을 미리 준비하는 게 좋아요. 면접관들이 단점을 말하라고 하면서 ‘장점 같은 단점은 절대 말하지 마라’고 하거든요. 단점은 무엇보다 솔직하게 말하세요.



Part4. 인턴생활
삼성전자 인턴 정규직 전환 비결 “내부 조직망 분석”

삼성 인턴 합격과 동시에 먼저 그룹 인턴 전체가 2박3일로 연수를 떠났어요. 공채 신입연수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합숙 연수 후에는 6주 동안 현장부서에서 4시간씩 교육을 받았습니다. 교육 내용은 ‘반도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와 가은 실무와 관계된 거였죠. 하루 일과가 끝난 후에는 그날 배운 것들을 1~2페이지로 정리해 매일 보고했어요. 인턴실습이 끝난 후에는 팀 과제를 해야 했어요. 부서 실무 내용보다는 인턴의 시각으로 볼 때 얼마나 재밌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지를 발표하는 것이었죠.


정규직 전환 비결을 얘기하자면 ‘내부 정보를 최대한 활용했다는 점’이에요. 던져주는 것만 하지 않고 사내 정보망을 활용해서 조직도를 보고 어떤 부서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파악했죠. 이 덕에 회사에 대한 관심이 드러나지 않았나 생각해요. 마지막 면접 때 부서 인터넷 카페에서 신입사원들이 올려놓은 자료를 열심히 챙겨봤다는 점을 어필했거든요.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정직원들과 똑같은 사원증이 발급돼 회사 안의 여러 곳을 둘러볼 수도 있었어요. 생산현장도 견학했고요. 회사의 안에 있다 보니 밖에서 막연히 생각했던 것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걸 알았어요. 가장 좋았던 건 10~20년 후의 선배를 볼 수 있다는 점이죠. 정규직 전환 후 이 곳을 직장으로 삼기로 결심한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Part5. 대학생활
대학생을 위한 조언 “경험은 모두 일기에 적어라”

삼성 학교에서 진행하는 취업 프로그램을 꼭 이용했으면 해요. 경험을 일기형식으로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죠. 나중에 자기소개서를 쓸 때가 되면 기억이 잘 안 나잖아요. 그렇게 되면 아무리 좋은 경험을 해도 남들과 차별화되지 않죠.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추천해요. 지금도 ‘책을 많이 읽었다면 면접 때 더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삼성직업멘토링’도 활용하세요. 과장 이상급 선배들이 실제 현업 이야기를 가감 없이 말해주거든요.


LG 2010년에도 취업을 준비한 적이 있는데 2013년이 훨씬 힘들었어요. 상상도 못할 만큼 서류합격률도 더 저조했죠.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원하는 기업을 정하고 이 기업이 나를 뽑아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놔야 하죠.


현대차 문과생들에게는 스펙이 솔직히 중요한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제2외국어요. 친구들이 다른 스펙은 다 같았는데 일본어 자격증이 생기니까 서류 합격률이 달라지더라고요. 


대외활동도 중요해요. 대신 지원 직무와 같아야 하죠. 한 가지를 해도 이력서에 쓸 수 있는 경험을 하는 게 좋아요. 주체적으로 하는 거요. 한 가지 후회되는 건 첫 번째 대학에서 학점에만 신경 썼던 거예요. 화려한 꼴등밖에 안 됐던 거죠. 다시 돌아간다면 재미있는 추억거리를 많이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다음에 이런 자리에 한 번 더 오게 된다면 더 좋은 말을 많이 해주고 싶습니다.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
나의 생각 Good B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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