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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정재형] 입사 4년만에 국내 최대 명동중앙점장된 32살 청년 조회수 : 13079

“오픈하겠습니다!”

오전 11시 30분. 유니클로 서울 명동중앙점. 매장 입구 양옆으로 도열한 직원들의 목소리가 우렁찼다. 이 직원들은 오전 8시30분에 출근하여 개점전 3시간동안 아침조회,바닥청소, 의복정리, 디스플레이 점검 등 매장정리를 한뒤 이렇게 고객맞이를 하고 있었다.

보통 오전반은 아침 8시30분 출근 오후 6시 퇴근, 오후반은 낮 1시 출근, 밤 10시30분에 퇴근한다. 이 매장의 아침조회는 월·금·토요일은 점장이 전체 조회를, 화·수·목요일은 층별 점장이 조회를 이끈다. 층별 점장과 부점장만 60명에 달할 정도다. 명동중앙점은 총  3967㎡ (1200평)를 자랑하는 4층규모의 국내 최대 유니클로 매장이다.

이번주 잡인터뷰의 주인공은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장과 신입사원. 당초 오후 3시쯤 인터뷰 사진을 촬영할 예정이었으나 고객들께 불편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개점 전후로 사진을 찍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점장을 만나기 위해 이 건물 4층으로 올라갔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길, 국내 최대 유니클로 매장의 점장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다. 점장실 앞에 다다르자, 문을 열고 점장으로 보이는 듯한 180cm가 넘어 보이는 젊은 남성이 무전기에 뭔가를 쉴새없이 이야기하면서 나왔다.

오른손엔 1일 스케쥴이 적힌 흰종이, 왼손엔 무전기를 쥔 사내는 2009년 8월 유니클로에 입사하여 3년만인 2012년 8월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의 전층을 담당하는 스타점장이 된 정재형 점장(32)이었다.

곧이어 함께 인터뷰에 응할 공채 22기 김영숙씨(24)도 4층으로 올라왔다. 김 씨는 올 상반기 점장후보직에 합격하여 9월 2일 명동중앙점으로 출근한 입사 2개월 신입이다.

사진촬영을 위해 다시 1층으로 내려가는 길, 정 점장에게 하루 방문객이 어느정도인지를 묻자 그는“평일 하루 3000여명이 물건을 산다”면서 “고객 4명 중 1명꼴로 유니클로옷을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답했다.

하루 방문객 1만 2000명, 직원만 200명이 넘는 서울 명동중앙점을 총괄지휘하는 점장과 ‘제2의 정재형’을 꿈꾸는 여성 점장후보자가 지난 15일 만나 한시간동안 잡토크를 가졌다. 이 둘은 오후 4시 30분쯤 명동점 본사 4층으로 올라왔다. 명동점은 명동중앙점에서 약 50m거리에 위치해 있다.




▶(“어제 점심도 치킨에 닭갈비를 사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로 영숙씨가 입을 먼저 뗐다)

“영숙씨는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상하지위를 막론하고 설득하고 납득시키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또한, 신입이라 많이 힘들텐데 항상 배우려는 모습이 좋았어요.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가장 빠른 성장을 하는 직원중에 한명이에요.”(정재형 점장)

▶(이번엔 정 점장이 물었다)
신입사원과 자주 접하지는 못하지만 신입이 볼때 제 모습은 어때요?

“사실 입사전까지는 학생신분으로 비전과 목표가 없었어요. 점장님께서 ‘왜 우리가 휴지를 줍고, 왜 우리가 최상의 서비스를 해야 되고, 왜 우리가 밝은 표정을 지어야 되는지’에 대해 항상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면서 지금까지는 당연히 받아들였던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생각의 힘을 길러주셔서 성장할수 있도록 해 주신 것 같아요.”

정 점장이 보충설명을 기자에게 했다. “귀찮아서 쓰레기를 안줍는 직원에게는 될 때까지 요구를 합니다. 한번 깨끗한 매장을 만들어 보자는 목표의식을 심어주기도 하죠. ‘휴지 줍는 게 가능하다면 다른 것은 더 쉽게 하지 않을 수 있을까’도전을 줍니다. ‘1주일동안 우리 한번 같이해보자’며 격려하기도 합니다.”


흰 와이셔츠에 청색 넥타이 그리고 헤비게이지 계열의 울 상의를 입고 인터뷰에 나온 정 팀장은 “오늘의 컨셉은 점잖이 패션”이라며 “누구는 10년전 유행한 홍대 올드패션이라고 놀리더라”고 웃었다. 이에 비해 김 씨는 “젊은 감각이 돋보이는 듯한 울트라 스트레치 진 바지에 이와 잘 어울릴 것 같은 짙은 회색 계열의 실크 블라우스를 평소에도 즐겨 입는다”고 했다.




점장님,신입사원에게 필요한 역량은 뭔가요(김)
“유니클로는 ‘9번 패하더라도 1승을 위해 도전하라’고 가르칩니다. 직급에 상관없이 자신이 경영자라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하고 환경을 탓하는 게 아니라 환경을 바꿀 생각을 하라고 합니다. 실패가 두렵다고 처음부터 도전조차 하지 않는 신입은 없었으면 해요. 프로페셔널은 스스로 만드는 겁니다.”

상반기때 입사과정은 힘들지 않았어요(정)
“사실 전 스펙이 안 좋았지만 직장선택에 있어서 나름 소신을 갖고 지원했어요. 무작정 취업이 아니라 힘들어도 웃을 수 있는 직장을 원했어요. 그래서 유니클로에 공채·인턴 합쳐 3전 4기 끝에 입사했어요. 서류통과도 안된 적이 있었지만 멈추지 않았어요. ‘나중에 떨어져도 또 지원할거냐’면접관이 물으실 정도였어요.”

대학생활은 어떻게 보냈어요?(정)
“경영학을 공부했기에 방학동안 온라인 의류회사에서 알바를 하였어요. 거기서 제작,디자인,생산,판매,주문 등  의류도소매업을 배웠어요. 이것이 실제 면접에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면접장에서 의류학과 출신에게는 ‘너는 패션전공자인데 왜 점장후보가 되려하나’를 물으셨고 제게는‘너는 경영인데 왜 패션을 지원했나’를 여쭤보셨던 기억이 납니다.”

점장님도 면접관으로 가 보셨죠(김)
“저도 지원자에게 살면서 가장 힘든 시기와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작은 일이지만 스스로 성취한 것은 무엇인지 등 주로 열정과 가치관에 대해 물었던 것 같아요. 특히 (현재 명동중앙점의 어떤 이를 지칭하면서) 제가 입사후 좌충우돌끝에 배운 것을 이미 다 알고 이야기한 친구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머리가 아닌 삶의 경험을 통해 손과 발로 체특한 지식을 지닌 사람은 면접관에게 도전을 줍니다.”


기계공고를 나왔지만 정 점장은 독립심이 강해 자신이 번돈 2000만원을 들고 홀로 베이징대(경제무역)로 유학을 떠났다. 유학시절 유니클로 티셔츠의 매력에 빠진 정 점장은 귀국후 유니클로 아르바이트로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어 열심히 일한 덕에 직원 10명의 소규모 매장 점장으로 고속승진을 하고 이어 코엑스 부점장, 신도림점 점장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유니클로 내에서는 ‘점장의 종결자’로 불리고 있다.


입사 4년만에 초고속 승진을 한 비결이 뭔가요(김)
“회사는 많은 기회를 줘요. 하지만 크는 건 스스로의 몫이죠. 위기때마다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생각했어요. 입사 2년만에 대형매장 점장이 된 것은 남보다 1.5배 더 열심히 뛰려 했던 것을 좋게 평가해 주신 것 같아요. 사실 명동중앙점은 생각보다 너무 빨리 제게 주어진 기회라 생각돼요.”

점장님은 어떤 리더십을 갖고 계세요(김)
“(머리를 긁적긁적이며) 사실 저도 배우고 있는 중인데… 지금까지는 제가 열심히 해서 성취감을 맛봤다면 앞으로는 팀장을 도와 그들이 빛나도록 하고 싶어요. 각 층 점장들이 더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하고 협업할 수 있도록 도울 겁니다. 이를 위해 매일 연습하고 있어요”

▶(약속된 1시간이 다 되어 기자가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두분의 앞으로 꿈은 뭔가요
“‘옷으로 세계를 바꾸는 것’입사때 꿈과 지금의 꿈이 같아요. 유니클로에서 가장 최상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해 보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쟁쟁한 브랜드들이 우리의 서비스를 벤치마킹 하게 하고 싶어요. 10년후엔 유니클로 아시아 전체대표가 되고 싶습니다.”(정)

“입사전 꿈은 제가 만든 옷을 많은 사람들이 입고 다니도록 하는 것인데 입사후 보니 벌써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입고 있더라고요. (ㅋㅋ). 아직 점장으로 시작도 못했기에 우선은 소규모 매장을 이끌 점장이 되는게 목표입니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에프알엘코리아 히타세 사토시 일본인 공동대표 송별회가 예정되어 있어서 둘은 한시간 인터뷰후 급하게 자리를 떴다.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