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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무역인턴] 스웨덴 사람들의 성격, 러곰과 트뤼겟 조회수 : 11893


북유럽 인들은 대체로 자연 친화적이고 가정적이며 대중 속에서 튀지 않는 경향이 있다. 북유럽의 길고 혹독한 겨울과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여기 스웨덴 사람들의 성격을 나타내는 두 단어가 있다. 바로 러곰(Lagom)과 트뤼겟(Trygghet)이다.

’적당히’라는 뜻의 러곰과 ’안정’ 혹은 ’안전’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트뤼겟은 스웨덴인들이 중요시 하는 개념이다.

▲매니저부터 인턴까지 참여하는 HA Marketing Conference

이 두 단어는 사회주의 사상을 포용하며 중도를 지향하는 스웨덴의 정책과 복지제도의 이념을 가장 잘 반영한 단어이다. 스웨덴 사람들은 합의와 협동, 평등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따라서, 스웨덴인들은 의사결정 이전에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합의점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모습은 사회 전반에 걸쳐 확인 할 수 있다.

나는 지식경제부와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하고 한국무역협회에서 시행하는 글로벌무역인턴십 과정을 통하여 스웨덴에서 인턴을 시작하게 되었다. 인턴생활을 하는 회사는 스톡홀름에 위치한 LG 전자의 북유럽 법인으로 스웨덴을 포함한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의 전반적인 판매, 물류, 서비스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핵심 원칙은 직책(Position)은 있으나 계급(Hierarchy)은 없다는 것이다.
회사 내의 직책은 지위의 고하가 아닌 책임의 경중이다.

따라서 본인 의견과 타인의 의견이 평등하므로 어떠한 이슈가 발생했을 때에도 충분한 논의를 통해서 해결되는 것이다. 또한, 트뤼겟 정신을 중시하므로 모든 일에 다각도로 가능성과 장단점을 살펴본 뒤 결정을 내린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 혹은 안정인 것이다. 

’적당히’ 혹은 ’균형있게’ 의 뜻인 러곰은 바이킹 시대에 술을 큰 그릇에 담아 돌려가며 마실 때 남들도 모두 마실 수 있게 적당히 마시는 풍습에서 나왔다.

러곰을 중시하는 스웨덴인에게 과식과 과음은 찾아 볼 수 없다. 또한 튀긴 음식은 최대한 멀리하고 굽거나 찌는 음식 위주로 식단을 짠다. 스웨덴의 성인 비만율은 10.2% 정도로 유럽 내에서 낮은 축에 속하는데 적당히 좋은 음식을 먹으며 자연과 벗삼아 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스톡홀름 시내 곳곳에서 항상 조깅을 하는 사람을 볼 수 있으며 회사 내에서는 점심시간 마다 아이스 하키와 유사한 밴디(bandy)를 하는 동료들을 볼 수 있다. 일부러 좋은 것을 찾아 먹고 운동하러 시간을 내는 것보다 일과 삶 사이에서 적절하게 건강을 위한 방법을 찾는 스웨덴인의 바람직한 생활이 돋보인다. 

스웨덴인의 성격은 선호하는 가전 제품의 색을 봐도 알 수 있다. 보수적이고 튀지 않으려는 성향에 따라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의 백색 가전은 그 이름에 걸맞게 모노톤 이외의 색은 시장에서 찾기 어렵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부서인LG 전자 HA(Home Appliance 생활가전)의 경우에도 북유럽 냉장고 모델 컬러는 Black, White, Steel 로 한정하여 생산하고 있으며 세탁기의 경우 최다 매출 모델은 White와 Silver로 압축된다. 최근 한국 가전 시장의 다채롭고 다양한 디자인의 생활 가전과는 매우 대조되며 때론 소박하다는 느낌도 든다. 그 대신 스웨덴의 가정집은 스웨덴의 세계 최대 가구 회사인 IKEA(이케아)의 실용적이고 감각적인 가구들과 조명, 소품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케아에서도 마찬가지로 스웨덴 인의 기질을 잘 발견 할 수 있다. 이케아에 발을 들여 놓으면 매장 내부의 크기와 수 많은 가구에 놀라고 한 편으론 이 광활한 곳에 직원 수는 눈에 띄게 적다는 점이다. 이곳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가구의 품명을 기억하고 찾아서 무인 계산대에서 돈을 지불하고 집으로 직접 운반하여 가정에서 조립하여야 한다.  ’손님이 왕이다’ 라는 고객지향주의와는 정반대로 고객을 일하게 하는 것이다. 인건비가 높은 스웨덴의 특성상 직원의 수를 늘리는 대신, 고객이 일하게 하고 그 불편함을 감각적인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돌려주는 것이다. 이와 같이 고객이 갑이 아닌 을이 되는 방식으로 세계 최대 가구 업체가 되었다는 것에서 스웨덴의 합리적인 판단과 고객과 직원 모두 평등해야 한다는 정신을 찾을 수 있다. 최근 한국에서 갑과 을로 일컬어지며 논란이 되고 있는 고객 만족 우선에 대한 풍토에 대해 우리에게 큰 시사점을 던져 주기도 한다.

스웨덴 사회적 합의의 정수는 바로 복지에 있다. 스웨덴은 복지국가의 표본으로 불리고 있다.

 

▲Showroom에 전시된 모노톤의 북유럽 형 생활 가전

최근 기획재정부 차관은 우리나라의 향후 경제성장 모델로 ’단기적으로 일본, 중기적으로 이스라엘, 장기적으로 스웨덴 모델’을 제안한 바 있다.  스웨덴은 어떻게 세계 각국에서 부러워하는 복지 모델을 가질 수 있었을까? 바로 정부와 국민의 사회적 합의의 결과이다. 스웨덴은 90년도 초반 경제위기와 고령 인구 급증으로 연금개혁을 일찌감치 시행하였다. 중도와 조화를 중시하는 스웨덴인에게 급진적인 개혁도 불안정한 정책도 수용되지 않는다. 연금개혁은 국회와 사회의 끈질긴 논쟁 끝에 합의가 이루어졌는데 그 논의는 10년 동안 진행되었다. 그 결과 보험료는 상승했지만 경제성장과 인구 변화에 따라 연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바뀌었다. 논쟁은 끈질겼지만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것은 개혁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 되었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의 입맛에 따라 달라지는 한국의 복지 정책이 과연 스웨덴 식 복지모델을 따라 갈 수 있을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사회적 공감이나 충분한 논의 없이 정책 결정을 끝내는 것을 지양해야 할 것이며 한국의 롤모델은 스웨덴 식 복지모델이 뿐만 아니라 스웨덴 식 합의 과정일 것이다.

스웨덴 사람들은 러곰과 트뤼겟을 명심하며 적당히 사는 것을 중시한다. 일을 하되 너무 일에 치우치지 않고 충분히 먹되 너무 많이 먹으려 하지 않으며 가지려 하되 일정 이상의 것을 탐하지 않는 것이다. 소위 잘 나간다 거나 크게 뒤쳐지는 것 없이 살기를 원하는 것이 스웨덴인의 기본 원칙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스칸디나비아 식 육아법이 유행한다고 한다. 아이와의 친밀감과 자연 친화주의를 중시하는 양육하는 방식으로 미국식 속도전 양육법에 지친 요즘 부모들의 선택이라고 한다. 유행에 따라 아이들을 양육하는 방식에 의문이 들기는 하나, 남에게 해 안 끼치며 ’적당히’ 살아도 된다고 배울 수 있다면 치열하게 경쟁을 권하는 한국 사회에서 나름의 행복의 기준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관련자료
네이버 지식백과- 스웨덴의 인종과 국민성
삼성경제연구소 – 딜레마에 빠진 국민연금 개혁
연합인포맥스- 국민연금 개혁-10  ”사회적 공감대가 시작이다”
샬로트 로센 스벤손 저서 – 스웨덴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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