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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배의 입사기] “체육교육과에게 영업관리는 ‘딱’이죠” 조회수 : 7378

그의 전공을 들은 사람들은 대부분 “취업하기 만만치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GS리테일 CVS사업부에 입사한 이수재 씨(동국대 체육교육학과 졸·28)는 반대로 생각했다. 어쩌다 서류전형에 붙으면 ‘날 인정해주는구나!’라며 기뻐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평범한 스펙으로 입사에 성공하면 훨씬 의미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이 씨가 GS리테일에 지원한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었다. 취업을 앞두고 고민하던 어느 날 앞서 GS리테일에 입사한 선배의 초청으로 매장을 방문하게 됐다. 문을 들어서던 그는 깜짝 놀랐다. 아르바이트생이 캐릭터 옷을 입은 채 코스프레에 열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게 가득 화려한 장식들도 널려 있었다. 별안간 그는 “바로 이거다!”라는 직감이 들었다. 평소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던 이 씨에게 ‘내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매장은 그야말로 매력적인 일터였던 것이다.

이 씨가 현재 맡고 있는 잠실야구장점은 일반 편의점에 비해 품목이 단일화돼 있다. 대신 삼각김밥 등 ‘일배(일일배송)식품’이 많아 발주량이 상당하다. 일일이 검수도 한다.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영업 중에는 자진해서 포스(계산대)를 본다. 손님과 만나는 게 좋아서다. 경기가 없는 시간에는 ‘백룸’이라고 불리는 매장 안쪽 사무실에서 직원 근태 관리도 한다.

있어도 쓰지 않은 ‘토익점수 600점’

GS리테일은 1급 4년제 대졸과 2급 초대졸 사원을 각각 연 2회 채용한다. 공채 때는 특이하게 서류를 두 번에 걸쳐 심사한다. 1차 서류전형 후에 적성검사 대신 인성검사를 실시하는데 여기에서 합격하면 이번엔 자소서 중심으로 2차 서류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 씨는 이력서에 토익점수를 쓰지 않았다. 사실 점수가 있었지만 ‘어차피 높지도 않은 성적을 쓸 바에야 아예 비워놓자’고 생각했다. 대신 경험을 빼곡히 기록한 자기소개서를 수정할 때마다 세 명의 학교 취업센터 전문가들에게 보여줬다. 이 중 어떤 답안이 인사담당자의 마음에 들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었다.

사범대생으로 취업에 문외한이던 그는 학교의 취업지원센터에 전적으로 매달렸다. 바로 옆에 중앙도서관이 있지만 이 씨는 늘 이 곳에서 공부했다. 체육관에서 수업을 받고 지나가는 길에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덕분에 센터의 추천으로 면접도 수 차례 볼 수 있었고 인턴도 했다. 그는 이 때의 경험을 ‘성지순례’라고 표현했다. 취업관련 프로그램도 모조리 들었다. 이 중 그를 본격적인 취업으로 이끈 것은 학교의 '특공대(특별공채대비반)' 프로그램이었다.

“여기서 진행한 스터디 덕에 취업이 재미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마음이 맞고 원하는 방향이 같은 친구들끼리 모이다 보니 서로 더욱 열심히 하려고 하더라고요. 프로그램도 빠듯하게 꾸렸어요. 매주 가고 싶은 회사의 자소서를 꼭 써오도록 하고 안 쓰는 사람에게는 벌금을 물렸죠. 방학 때도 매일 나눠서 서로 모의면접을 봐줬어요.”

무엇보다 가장 그의 마음에 든 것은 '멘토링'이었다. 원하는 기업을 설정하면 학교의 소개로 관련 직종의 현직 인사담당자가 직접 찾아와 직무에 대한 상담도 해주고 자소서도 봐줬다.

이런 사전준비 덕에 2차 서류심사까지 통과한 이 씨는 1차 면접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꼭 가고 싶은 회사였기에 최대한 열심히 준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취업에 성공한 선배가 종이 한 가득 빼곡히 적힌 예상질문지를 건네줬다. 충격적이었다.

“아주 세세한 항목까지 적혀있더라고요. 어떤 질문을 받든 철저히 대답하겠다는 뜻이었죠. 그 길로 회사관련 질문과 저에 대한 질문을 반반씩 100개를 만들었어요. 인사담당자들이 준비된 답을 안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덕분에 긴장이 덜 됐고 자신감 있게 대답할 수 있었죠. 특히 영업업무에 당당함은 필수잖아요.”

하지만 면접 때 이 씨를 당황하게 만든 질문은 따로 있었다. ‘본인의 단점’을 이야기하도록 하라는 것. 질문에 앞서 면접관들은 “장점 같은 단점으로 꾸며서 말하면 떨어뜨리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 씨는 정말 인간적인 단점을 말하기로 결심했다.

“평소에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인데 이 이야기를 했어요. 대신 혼자 있는 걸 싫어해서 24시간 문이 열려있는 편의점을 선택했다고 연결시켰죠.”

‘진짜사나이’ 체교과에겐 영업이 최고

체육교육과 출신으로서 이 씨는 같은 과 후배들에 대한 마음도 남다르다. “대부분 임용고사라는 한 가지 진로만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학교 커리큘럼을 따르다가 시험을 보고 선생님이 되면 된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죠.”

동기들과 다를 게 없던 이 씨를 바꾼 것은 군생활 경험과 제대 후 떠난 미국에서 경험한 무전여행이었다. 복역 후 제대를 앞둔 이 씨는 돌연 군대에 남아 반년간 ‘자살우려자’로 분류된 군인들을 관리하기로 했다. 2년간 함께 부대끼며 지낸 전우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제대 다음날 떠난 미국의 무전여행까지, 잔뜩 고생을 하고 돌아왔더니 철이 들었는지 ‘정말 제대로 된 곳에 취업을 해야겠다’는 결심이 섰고 3학년이 되자마자 임용을 포기했어요. 대신 회사에 다니면서 학과공부를 병행했죠. 목표의식이 생겨서인지 성적우수장학금도 받았어요. 학과 생활도 거의 안 했죠. 대신 대외활동에 집중했습니다.”

자격증도 거의 매 달 땄다. 자리가 부족해 이력서에 넣지 못한 것만 10개가 넘었다. 그 중 웃음치료사가 가장 첫 번째. 지금에야 조금씩 대중화되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웃음치료사는 흔치 않은 이력이었다. 덕분에 면접 때마다 단골 질문이 됐다. 그럴 때면 그는 ‘이름 앞에 수식어를 붙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제 밝은 성격을 어떻게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러다 웃음치료사라는 걸 알게 됐죠. 자격증을 따자마자 자소서에 늘 ‘웃음치료사 이수재’라는 타이틀을 달았어요. 뿌듯했죠.”

이 씨는 과 후배들에게도 영업관리업무를 추천했다. 윗 사람에게는 깍듯하고 아랫사람을 훈계할때는 엄격한 팀워크가 중심의 체교과에게 ‘딱’ 이라는 것이다.

“사범대는 다른 과에 비해 자격증이나 토익 점수를 따기 어려워요. 대신 경험으로 승부해야 하죠. 업무 관련 다양한 경험에 체육과적인 조직개념의 영업마인드가 더해진다면 저보다 멋진 신입사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소속 GS리테일 CVS사업부 직영팀
나이 1985년생(29세)
입사 2012년 7월
학력 동국대 체육교육학과 졸업
학점 3.5점(4.5점 만점)
자격증 레크리에이션지도사 1급, 웃음치료사 1급, 펀드투자상담사, 변액보험판매관리사, 손해보험설계사, 생명보험설계사, 유통관리사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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