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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 김수민] 1. 법학도가 다른 길을 결심하다. 조회수 : 9431

저는 서강대학교 법학과로 입학했습니다. 법학과라고 하면 다들 사법시험이나 로스쿨을 진로로 결정합니다. 제 주위 친구들, 선배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도 법학필수과정을 들으면서 저 또한 같은 결정을 내리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법학 수업을 듣고 공부하면서, 제 적성과 법학이 맞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니 그런 확신이 왔습니다. 법학 수업에서 최고학점을 받아도 마음 한편이 답답했습니다. 매사에 밝은 면을 바라보려고 하고 활동적인 성향이 강한 저는 암기 또 암기, 그리고 항상 비판적인 시각 또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모든 사안을 곱씹어야 하는 법학과는 궁합이 맞지 않았습니다.


주위 친구들이 하나 둘씩 본격적으로 고시공부를 시작했지만, 저는 부모님께 단호하게 제 결심을 말했습니다. “저, 진로는 제가 결정하겠습니다. 그 길이 법학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학점은 있는 힘껏 최고로 받겠습니다.”라고요. 부모님은 담담히 제 결정을 따라주셨습니다.


그 때부터 저는 신~나는 대학생활에 뛰어들게 됩니다. 다음 글에서 보여드릴 활동들은 물론, 2학년 말부터 ‘커뮤니케이션학(구 신문방송학)’을 복수로 전공하게 됩니다.


다른 길을 선택했지만, 제 자신이 ‘법학을 못해서’ 포기했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시험기간에는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책을 그대로 외워서 책을 보지 않고도 A4용지에 똑같이 내용을 쓸 수 있게 학교시험에 대비했습니다. 한문단의 문장 수를 외워, 그 문장을 그대로 쓰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잘 외워지지 않으면 계속 읽고 쓰고를 무한반복 했습니다. 다소 무식한 방법이긴 했지만, 시험기간에는 내용이 외워지지 않으면 잠을 자지 않으며 공부했습니다.



이러한 공부습관은 법학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학을 공부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단 책에 있는 내용은 다 외우는 습관을 가지고 나니, 커뮤니케이션학 시험에서 요구하는 암기한 내용과 사례를 엮어서 풀이하는 것은 오히려 너무나도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한 선택에 책임을 지고 싶었기에 학교공부에 더욱더 최선을 다했던 것 같습니다. 이는 높은 학점으로 연결되었고, 제 취업에 있어 좋은 바탕이 되어주었습니다.


제가 법학이라는 전공을 진로로 결정하지 않고 다른 길을 선택하게 된 것을 한 챕터에 따로 쓰는 이유는, 이 결정이 지금까지의 제 삶에 있어서 최고의 터닝포인트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공부가 힘들어서가 아니라 나와 맞지 않는 공부여서 한 결정이었기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고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이 때 제가 다른 길을 선택했기 때문에 저와 꼭 맞는 커뮤니케이션학을 추가로 공부할 수 있었고, 다양한 교내외 활동들에 뛰어들 수 있었던 신나는 학교생활을 꾸며나갈 수 있었습니다.


주위사람들의 고정관념이나 시선 때문에 사법시험을 선택했다면 많이 후회했을 것 입니다. 지금도 많은 친구들이, 후배들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남들이 보기에 좋은 것을 선택합니다. 그러나 나 자신이야말로 내가 가장 존중해야 할 존재가 아닐까요? 여러분도 진로를 고민하시면서 주변의 시선, 평가 때문에 어떠한 결정을 내리지 마시고 진짜 ‘나’의 소리를 들어보는 시간을 꼭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법학도가 다른 길로 샌 본격적인 이야기,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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