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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아이디인큐] ″창업 성공은 Why에 대한 명쾌한 대답으로부터″ 김동호 아이디인큐 대표 조회수 : 11352

여론의 향방을 읽는 것이 정치권의 일만은 아니다.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정부·공공기관에서도 제품·서비스·정책을 시험해보고자 각종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하지만 설문조사는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조사 대상을 선정하고 모집하는 것에서부터 조사에 걸리는 시간·비용까지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김동호 아이디인큐 대표는 모바일 리서치 ‘오픈서베이’로 이 부문에서 혁신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20대의 나이에 비전 있는 사업가로 자리매김한 김 대표와 마주앉았다.   



[Profile]

1987년생

연세대 산업공학과 전공 

2014년 포브스코리아 2030 파워리더

2009년 SK텔레콤 신규사업 공모전 금상

2006년 삼성 휴먼테크 논문대상 금상


모바일 리서치의 현주소는? 
‘오픈서베이’로 대변되는 모바일 리서치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소비자와 시장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도구다. 설문조사는 기술 발전에 따라 변화해왔다. 사람을 직접 찾아다니며 일일이 물어보는 대면조사밖에 없던 시절도 있다. 우편을 통한 설문조사는 1930년대가 되어서야 나올 정도였다. 그 후 전화조사에 이어 온라인 조사가 등장했다. 그리고 불과 몇 년 전까지 설문조사의 주를 이뤘던 것은 이 온라인 조사였다. 그러다 2009년 말 아이폰이 출시되고, 2010년 소셜 커머스 붐이 일어나며 모바일 시장이 태동했다. 모바일 리서치는 온라인 조사가 10년에 걸쳐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를 2~3년 만에 구축했다. 현재로서는 가장 합리적이고 진보한 설문조사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설문조사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차이는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분석하느냐의 차이다. 모바일 리서치는 의뢰와 동시에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시각화나 교차분석까지 빠르게 이루어진다. 기존 조사들이 3일~1주일 정도의 조사기간이 걸린다면 모바일 리서치는 이를 2~3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다. 시간뿐만 아니다. 결과의 정확성도 좋아졌고, 조사비용도 눈에 띄게 낮아졌다. 며칠에 걸쳐 하는 여론조사는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민심은 시시각각 변하는데, 이를 재빠르게 담아내지 못한다는 말이다. 물론 아직까지 일반 온·오프라인 조사가 더 잘 맞는 분야가 있다. 50대 후반 이상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는 특히 그렇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런 분야에서도 모바일 리서치의 활용도는 높아질 것이다. 

대학시절 어떤 학생이었나?
공부를 제외하고는 다 열심히 했다. 과학고 졸업 후 카이스트를 갈까, 종합대를 갈까 고민하다 결국 종합대를 택했다. 이공계뿐만 아니라 인문·예체능 분야 등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했다. 인문학 연구 동아리와 전국 공과대 연합 동아리 활동이 특히 기억에 남는데, 내 인생의 X축과 Y축을 형성해준 계기라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1년에 70~80편의 영화를 극장에 가서 볼 정도로 영화광이기도 했고, 책도 많이 읽었다. 
 
창업하게 된 계기는?
창업에는 두 가지 동기가 있는 것 같다. 아이템을 먼저 선정하느냐와 누구와 함께하느냐다. 나는 후자였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친구, 회계사인 친구 등과 함께 창업했다. ‘이런 것 해보면 어떨까’로 시작해서 불과 1주일 만에 법인 설립까지 이어졌다. 그만큼 시행착오도 많았다. “이렇게 저렇게 하다 보니 시간만 가더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야말로 이렇게 한 달, 저렇게 한 달 식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다. 하지만 젊고 체력이 좋았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거쳐도 지치지 않았다. 창업은 그 시기에 따라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는 것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태풍이 오면 돼지도 하늘을 난다”는 말처럼 나는 다행히 모바일 관련 창업을 하기에 좋은 시기에 모험을 감행했던 것 같다. 


창업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회사 설립 준비부터 지금까지 경제적으로든, 사업 방향이든 쉬운 것이 하나도 없다. 창업하고자 하는 선·후배들이 가끔 찾아온다. 그럴 때 그들에게 늘 물어보는 것이 있다. “왜 창업하고 싶으냐”다. 그럼 대부분 “막연하지만 해볼 만해 보여서” 혹은 “인생에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라고 답한다. 그래서는 안 된다. 구체적이어야 한다. 사업 아이템이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누구와 함께 사업을 하고 싶다거나 이걸 얼마큼 해보고 싶다는 절박함이 있어야 한다는 거다. 'Why?'에 대해 스스로 답변하지 못하면 창업 성공 가능성이 낮은 정도가 아니라 아예 제로(0)라고 말해주고 싶다. 시쳇말로 ‘멍 때리고 있으면 코 베어가는 세상’이다. 어느 분야에서 누구와 함께,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은 다음 창업에 도전해야 한다. 

언제 보람을 느끼나?
물론 고객만족도 중요하고, 투자자들에게 의미 있는 수익을 안겨주는 것도 필요하다. 2011년 3명으로 시작했지만 매년 2~3배 성장하며 지금은 30명이 넘는 직원이 있다. 지난해 기준 누적 고객사가 650개 정도 된다. 한국의 리서치회사 중 우리보다 고객기반이 많은 곳은 한 군데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외형적 발전보다 아이디인큐 구성원들이 즐겁게 일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아이디인큐에는 대기업이나 내로라하는 리서치회사에서 온 사람들도 있다. 위험을 감수하면서 조직에 합류한 사람들이다. 그런 그들이 행복해할 때가 가장 보람차다. 

앞으로의 계획은? 
리서치는 모든 기업이 필요로 한다. 하지만 그동안 리서치를 할 수 있는 기업들은 제한적이었다. 비용과 시간의 제약 때문이다. 아이디인큐 고객사 중 상당수가 ‘예전에 하고 싶었지만 차마 못했던’ 회사들이다. 아이디인큐는 리서치의 장벽을 낮춤으로써 기업의 시장조사와 전략 수립에 도움을 주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 이런 식의 혁신이 일어난다면 1000개가 아니라 1만개의 회사가 조사를 의뢰하지 않을까? 또 단순히 고객사가 늘어나는 데 만족하지 않고 양질의 리서치가 될 수 있도록 건강한 변화를 만들어갈 생각이다. 

창업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최근 신입사원들에게 “박태환과 김연아의 공통점이 뭔지 아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들은 각자 다른 분야에서 최고가 되었지만, 열 살 정도에는 같은 일, 즉 운동을 잘하기 위해 기초체력을 기르고 있었으리라는 점이 동일하다. 창업이든 취업이든 결국 자기 체력 이상의 성과를 내는 것은 단기적일 수밖에 없다. 정글 같은 사회생활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굳은 의지로 기초체력을 단단히 다져나가야 한다. 대학생활도 만만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유가 주어질 때 아닌가? 미리미리 기본을 다져두기 바란다.  

글 박상훈 기자 | 사진 김기남 기자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