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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부빙] 빙수에 담긴 고집스러운 정성 청년창업가 김소연·김아연 부빙 대표 조회수 : 13165


빙수에 담긴 고집스러운 정성

청년창업가 김소연·김아연 부빙 대표


2013년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최근 자영업자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신규창업자 99만 4000명 중 84만 5000명이 가게의 문을 닫았다. 주목할 점은 폐업업소 중 95%가 요식업소였다는 것. 진입 장벽이 낮은 만큼 경쟁이 치열한 요식업에서 초보 창업자가 살아남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열심히 발품을 팔아 ‘정직한’ 빙수 한 그릇을 완성한 ‘부빙(부암동 빙수집)’의 대표이자 자매인 김소연(29)·김아연(27) 두 사람의 노력이 돋보이는 이유다. 빙수에 들어가는 정성을 듣고 있자면 ‘겨울에도 찾는 빙숫집’이 되길 바라는 두 대표가 목표를 이룰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팥빙수’를 아이템으로 한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김아연 창업에 흥미를 느낀 것은 대학 때의 카페 창업 운영 실습 시간이었다. 일본에서 조리학을 공부했는데, 메뉴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수업 시간에 굉장한 재미를 느꼈었다. 4학년이 되어서는 친구들처럼 취직 준비에 한창이었는데, 마침 언니가 창업 제안을 해서 함께 시작하게 됐다. 부암동에 가게를 마련한 것은 대학교 1학년 때 부암동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느꼈던 분위기가 좋아서였다. 부모님이 부암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셨기에 익숙하기도 했고.

김소연 아이템을 팥빙수로 정한 것은 팥을 좋아하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팥을 활용해 무엇인가를 만들어 보자’는 고민을 꾸준히 했고, 결국 아이템은 팥빙수가 됐다. 아이템을 결정한 후,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준비한 끝에 ‘부빙’의 문을 열었다.


창업 준비 과정은?

김소연 가진 것은 아이템에 대한 구상, 임대한 공간뿐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하려니 발품을 많이 팔아야 했다. 지금의 공간을 마련해두고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준비를 했다. 우선, 전국을 돌아다니며 팥빙수를 맛봤고, 전북 완주에 있는 농장에 가서 팥을 직접 눈으로 보고 계약했다. 인테리어 또한 직접 하고 싶어서 시장을 다니며 물건도 하나씩 구매했다.

김아연 또, 우유도 종류별로 다 레시피에 적용해 실험도 하고, 얼음 공장에 가서 제조, 보관 과정도 모두 체크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공간을 임대하고 1년간 변화가 없으니 주위에서는 걱정을 많이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단 하나라도 소홀히 하고 싶지 않았다. 체계적으로 빈틈없이 준비해야 시간이 흘러 마음이 흔들릴 때 다시 바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까닭이다. 이렇게 만들었기에 매장에도, 빙수에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김소연 부동산을 가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소개를 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못미더워서 그랬을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이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부암동에 대해서 알아보며 입지조건에 대해 파악했다. 지인 소개로 공간을 마련하고, 주변에 카페를 운영하는 선배를 통해 홍보나 애로사항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세무나 법 관련해서는 정말 백지상태였기에 공부를 해야 했다. 그래서 구청이나 소상공인협회에서 예비창업자, 청년 창업자를 위해 진행하는 무료 강의를 쫓아다니며 들었다. 또한, 요리 잡지나 관련 전시회에도 빠지지 않고 갔다. 주변 상인들과의 관계도 중요하기 때문에 문을 열기 전에 발이 닳도록 부암동을 오갔다.


가게를 운영하며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김소연 값이 더 나가더라도 좋은 재료가 아니면 쓰지 않는다. 예를 들어 여름에는 딸기가 구하기 힘들어 강원도에서 재료를 구해온다. 그래서 여름에는 딸기 빙수 가격을 조금 더 올릴 수밖에 없는데, 좋은 재료를 쓰는 덕분에 손님들이 그만한 가치를 인정해준다. 손님들은 맛이 조금만 변해도 다 안다. 그래서 구하기 어려워도 꼭 제철과일을 쓰고, 아무리 바빠도 늘 해오던 것처럼 떡도 직접 빚고 있다.

김아연 ‘빙수전문점’인 만큼 빙수 맛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 식사 메뉴나 커피 종류를 늘리지 않고 있다. 또, 포장 주문도 받지 않고 있다. 모든 음식이 그렇듯, 현장에서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지 않나. 매출을 떠나서 가장 맛있는 빙수를 맛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사장님’으로서 겪는 고충이 있다면

김소연 친구들은 ‘사장님’이라고 하면 “좋겠다”“편하겠다”라는 말부터 꺼낸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친구들과 다른 삶을 살고 있으니 겪는 고충들이 많다. 직장인 친구들을 보면 주말도 있고 평소에는 취미생활도 즐긴다. 휴가도 있고. 다른 사람의 휴일에 일해야 하기 때문에 친구들과는 생활 패턴이 반대다. 친구들과 멀어지는 것은 물론, 내 고충을 공유할 기회가 많지 않아 몸도, 마음도 지칠 때가 있다.

김아연 수입에 대한 것도 빠질 수 없는 고민이다. 메뉴 특성상 겨울에는 여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월급이라고 하면 거의 못받는 수준? 하지만, 창업 전부터 이런 부분은 충분히 생각했기에 크게 흔들리지는 않는다. 다가올 여름을 위한 준비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보람을 느낄 때는

김소연 한번은 밤 10시에 문을 닫는데, 10시 30분에 와서 “2시간을 달려왔다”며 빙수를 주문한 손님이 있었다. 그 마음이 무척이나 감사해서 이것저것 챙겨드렸던 기억이 있다. 우리가 만든 빙수를 를 먹겠다는 마음으로 멀리서 오시는 분들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김아연 미국에서 동생이 와서 꼭 빙수를 맛 보여주고 싶다며 포장 용기를 챙겨온 손님도 기억난다. “맛이 달라져 포장은 안 된다”고 말했지만, 괜찮다며 결국 포장해가셨다. 기쁜 마음도 있었지만 걱정도 됐었다.



앞으로의 목표는

김아연 무엇을 먹어도 맛있는 빙숫집으로 만들고 싶다. 처음 한 입 먹었을 때 맛있고, 끝까지 질리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빙수였으면 한다. 또, 유행처럼 생겼다 사라지는 곳이 아니라 꾸준히 관심을 받아서 따뜻하고 추억이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김소연 가맹점을 늘리는 것이 목표는 아니다. 문의가 들어온 적도 있지만, 빙수에 들어가는 모든 것을 직접 만들기 때문에 조심스러워 거절했다. 시럽이나 파우더를 정해진 레시피대로 만들어도 맛을 유지하기 힘든데, 하물며 직접 하나씩 다 만드는 것이라 맛을 그대로 선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창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김아연 하려는 아이템에 대해 전문가가 되려는 의지와 확실한 목표가 중요하다. ‘겨울에도 생각나는 빙숫집’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어서 지금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것 같다.

김소연 어린 나이에 시작하면 조급함이 더 크기 때문에 쉽게 무너질 수 있다. 확실한 목표를 세우고 장기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해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만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데, 최근 청년들이 카페 창업을 많이 하는데 ‘A 카페에서 쓰는 시럽’‘B 카페에서 쓰는 원두’와 같은 정보만 가지고 문을 여는 곳이 많다. 실제로 온라인에서 한 달도 되지 않아 문을 닫고 장비를 판매하는 사람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잠시 해보고 아니다 싶어서 그만두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가치가 있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 아이템인지 고려해보는 과정을 거쳐야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



부빙 INFO 


 * 위치 :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의문로 136
 * 메뉴 : 팥빙수, 딸기빙수, 매실/단호박/유자 등 제철과일을 활용한 빙수, 더치커피 등 

 * 운영 시간 : 오후 12시 ~ 10시(하절기), 오후 1시~10시(동절기)

 * 문의 : 02-394-8288





글 김은진 기자 

사진 김기남 기자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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