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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이수재] 진로 막막하던 사범대생 취업지원센터 달달 볶아 ‘길’을 만들다 조회수 : 7503




이수재
GS리테일 CVS사업부 직영팀

소속 : GS리테일 CVS사업부 직영팀
나이 : 1985년생(28세)
입사 : 2012년 7월
학력 : 동국대 체육교육학과 졸업
학점 : 3.5점(4.5점 만점)
자격증 : 레크리에이션지도사 1급, 웃음치료사 1급, 펀드투자상담사, 변액보험판매관리사, 손해보험설계사, 생명보험설계사, 유통관리사


체육교육학을 전공한 이수재 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취업하기 만만치 않겠다”는 소릴 자주 들었다. 흔히 말하는 중위권 대학 출신에 취업하기 수월한 전공도 아니라는 뜻. 하지만 이 씨는 세상의 시각과 반대로 생각했다. 항상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했다. 서류 전형에 통과하고 면접에서 떨어져도 실망하기보다는 ‘그래도 날 인정해줘서 면접에 불렀구나’라고 생각했다. “내 스펙으로 취업에 성공하면 훨씬 의미가 있을 거야”라며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이 씨는 여느 사범대생과 마찬가지로 임용고시라는 한 가지 진로만 붙잡고 학교에 다녔다. 하지만 군 생활과 제대 후 미국 무전여행을 다녀오면서 인생에 대한 생각을 바꾸었다. 교사라는 한 가지 진로만 바라봐 온 자신을 변화시키기로 한 것이다.

“3학년에 복학하면서 임용고시를 보는 대신 제대로 된 기업에 입사하기로 마음을 바꿨어요. 여러 가지 자격증에 도전하고 대외활동도 열심히 하면서 학교 공부를 병행했지요. 유통관리사, 웃음치료사, 펀드투자상담사 등 각종 자격증을 10개나 땄어요. 목표의식이 생기니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성적도 올랐죠.”


토익은 빈칸으로, 자소서에 승부 걸다
현재 이 씨는 GS리테일 CVS(편의점)사업부 직영팀에서 일하고 있다. GS리테일과의 인연은 우연에서 비롯됐다. 취업을 준비하던 어느 날 GS리테일에 입사한 선배가 그를 매장으로 오게 했다. 무심코 문을 열고 들어서던 순간 그는 깜짝 놀랐다. 재미난 캐릭터의 옷을 입은 직원들이 코스프레 이벤트에 열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매장 안은 갖가지 이벤트 용품으로 가득차 있었다. 별안간 다른 세상에 온 듯 활기찬 분위기를 느낀 순간 “바로 이거다!”라는 직감이 들었다고. 평소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던 그에게 유통 현장은 매우 매력적인 일터였던 것이다.

“밝은 성격에 어울리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제대 후 처음 딴 자격증도 웃음치료사입니다. 당시만 해도 흔치 않은 자격증이라 뿌듯한 마음에 늘 ‘웃음치료사 이수재’라는 타이틀을 달았어요. 이런 성격이 유통 현장의 영업관리 업무에 잘 맞겠다 싶었죠. 윗사람에게 깍듯하고 아랫사람에게 엄격하며, 팀워크를 중시하는 특성이 체육이라는 전공과도 잘 어울리고요.”

GS리테일은 1급 4년제 대졸과 2급 초대졸 사원을 각각 연 2회 채용한다. 특이한 것은 서류를 두 번에 걸쳐 심사한다는 점. 1차 서류 전형 후에 적성검사 대신 인성검사를 실시하는데, 여기에서 합격하면 자소서 중심으로 2차 서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 씨는 이력서에 토익 점수를 쓰지 않았다. 성적이 없어서가 아니다. 내세우기 어중간한 점수라 아예 빈칸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 대신 남다른 경험을 빼곡히 기록한 자기소개서에 기대를 걸었다. 자소서는 수정할 때마다 학교 취업지원센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

“취업에 문외한이던 터라 취업 준비하면서 학교 취업지원센터를 안방처럼 들락거렸어요. 공부도 중앙도서관 대신 취업지원센터에서 할 정도였죠. 지나가는 길에라도 빠짐없이 들렀어요. 이 덕분에 센터의 추천으로 면접도 수차례 볼 수 있었고 인턴십도 할 수 있었습니다.”






스터디 덕에 취업에 도전하는 과정이 재미있어졌어요. 목표 방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다 보니 더욱 열심히 하려고 하고, 시너지 효과가 나더라고요.




같은 목표 지원자끼리 집중 스터디 ‘효과 만점’
그는 이때의 경험을 ‘성지순례’라고 표현했다. 취업관련 프로그램을 모조리 섭렵하면서 학교의 취업 관련 서비스는 모두 경험했기 때문. 이 중 특별한 도움이 된 것은 ‘특공대(특별공채대비반)’ 프로그램이었다.

“여기서 진행한 스터디 덕에 취업에 도전하는 과정이 재미있어졌어요. 목표 방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다 보니 더욱 열심히 하려고 하고, 시너지 효과가 나더라고요. 프로그램도 빠듯하게 꾸려서 시간 낭비하는 일도 없었죠. 매주 입사하고 싶은 회사에 낼 자소서를 꼭 써오도록 하고, 방학 때는 매일 모의면접을 봐줬어요.”

‘멘토링’ 프로그램도 큰 도움이 되었다. 학교의 소개로 관련 직종의 현직 인사담당자를 직접 만나 직무에 대한 상담과 자소서 컨설팅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이런 사전준비 덕에 그는 GS리테일 2차 서류 심사까지 무사 통과했다.

“면접을 준비하면서 부터는 고민이 컸어요. 꼭 합격하고 싶은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더군요. 어느 날 취업에 성공한 선배가 면접 준비 자료를 건네줬는데, 그게 큰 도움이 됐어요. 그 길로 회사 관련 질문과 나 자신에 대한 질문을 각각 50개씩 만들었어요. 면접관은 준비된 답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 자료를 만든 덕분에 긴장을 덜고 자신감을 높일 수 있었답니다. 더구나 영업관리 업무에 지원한 터라 당당함이 필수였어요.”

그러나 면접 당일, 이 씨는 하나의 질문 앞에 당황했다. 면접관이 “‘본인의 단점’을 말해 보라. 단, 장점 같은 단점으로 꾸며서 말하면 떨어뜨리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 순간적으로 머리 속이 하얘졌지만 이 씨는 정말 인간적인 단점을 말하기로 결심했다.

“평소에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는 점을 이야기했어요. 혼자 있는 걸 싫어해서 24시간 문이 열려있는 편의점을 선택했다고 말했죠.”

이제 입사한 지 1년이 지난 이 씨는 요즘 외로울 틈이 없다. 그가 맡고 있는 잠실야구장점은 일반 편의점에 비해 품목이 단일화돼 있지만 삼각김밥 등 일일배송 식품이 많아 발주량이 상당하다. 일일이 상품 검수를 하는 것은 물론 종종 계산대 업무까지 맡는다. 손님과 만나는 그 시간이 좋아서라고. 경기가 없는 시간에는 ‘백룸’이라고 불리는 매장 안쪽 사무실에서 관리업무를 한다.

“사범대 졸업생은 임용고시가 아닌 다른 분야 취업을 하기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기 바랍니다. 자격증이나 토익 점수 따기가 어렵다고 포기하지 말고, 점수 대신 경험으로 승부해 보세요. 자신의 전공, 성격과 어울리는 업종과 직무를 찾는다면 멋진 신입사원이 될 수 있습니다!”






글 이도희 기자│사진 김기남 기자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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