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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도가 만든 건강한 아이스크림 ‘라라스윗’ 조회수 : 4162

[캠퍼스 잡앤조이=이진이 기자]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1년 2개월 만에 제 발로 회사를 나왔다. 삶의 즐거움을 일이 아닌 회사 밖에서 찾아야하는 게 싫어서다. 민찬홍(30) 라라스윗 대표는 건강한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라라스윗은 ‘좋은 재료로 만들고 칼로리가 낮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은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탄생했다. 신선한 재료의 맛을 살려 풍부한 맛을 내면서도 설탕 함량은 6분의 1로 줄여 474ml 파인트 한통은 240~260kcal로 칼로리를 크게 낮췄다.


“나한테 필요한 걸 만들면 서비스가 잘 되든 안 되든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어릴 때 살이 쪄서 성인이 된 지금도 칼로리에 무척 민감해요. 해외에는 건강하면서도 칼로리가 낮은 아이스크림이 있는데 국내에는 없었죠.”


민 대표는 그때부터 아이스크림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국내에는 아이스크림을 공부할만한 자료가 마땅치 않아 해외 논문과 자료들을 찾아봤다. 어느 정도 공부를 하고 자신감이 생기자 공장들을 돌아다녔다. 회사도 없는 청년이 아이스크림 샘플을 만들겠다고 하니 대부분 반응이 시큰둥했다.


노력 끝에 한 공장에서 샘플 개발을 허락해줘 본격적인 개발에 돌입했다. 아이스크림은 한번 만드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재료를 배합하고 숙성을 거쳐 다시 기계를 돌린 후 얼려야 비로소 맛을 평가할 수 있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하루에 만들 수 있는 양은 2~3개 남짓.


공장의 작업이 모두 끝나야 기계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점심시간이 지나면 고무장갑과 장화를 착용하고 공장의 작업을 도왔다.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공장의 일이 빨리 끝나야 한번이라도 샘플을 더 만들 수 있어 적극적으로 나섰다.



“공장 일을 도우면서 많이 배웠어요. 공장 분들은 정형화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체득한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돼 있죠. 덕분에 아이스크림 만드는 프로세스도 경험하고 조언도 구하며 일도 많이 배웠어요.”


민 대표는 샘플을 만들면서 결과물이 나아질수록 좋은 재료를 쓰면 음식은 맛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신했다. 개발에 몇 개월,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즐겁게 만들면 먹는 사람도 즐거울 것이라는 신념 덕분이었다.


“기존 아이스크림에 들어가는 원재료를 보면서 먹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식용색소, 식용향료라고 하지만 결국 몸에는 좋지 않거든요.”


대학에서 신소재공학을 전공하고 현대자동차에서 재료분석팀 연구원으로 일했던 그는 아이스크림을 만들 때도 기지를 발휘했다. 재료에 대한 분석과 수백 번의 배합을 시도한 끝에 6개월 만에 라라스윗을 완성했다. 


탈지분유 대신 국산 생우유를 사용하고 마다가스카르 바닐라 빈, 제주 녹차, 독일 코코아 분말 등 신선한 재료를 사용했다. 설탕은 확 줄이고 스테비아라는 천연감미료로 단맛을 내 건강하면서도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만들었다. 



지난해 11월 200만원을 목표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는데, 한 달 만에 5000만원을 넘어서며 큰 인기를 모았다. 아이스크림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편견을 깨자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라라스윗은 펀딩 목표금액의 2500% 이상을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다.


그런 그에게도 재료의 높은 원가는 꽤 부담스러웠다. 대신 유통 단계를 대폭 줄이고 온라인 판매를 통해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해 고객들이 부담 없는 가격에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펀딩 이후 고객의 피드백을 즉각 제품에 반영해 맛의 퀄리티를 높이자 재구매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기존에 온라인 판매만 하다 보니 20, 30대 젊은 고객들이 대부분이었는데, 팝업스토어에서는 40, 50대 고객들이 제품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다 먹으면 어디서 구매할 수 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젊은 분들은 네이버 검색만 하면 누구나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데, 나이가 있는 분들에게는 온라인 구매가 익숙하지 않아요. 빨리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저희 제품을 선보이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서른 살에 퇴사를 하고 가진 것 없이 돌아왔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꿈 하나는 명확했다는 민 대표. 라라스윗이 반짝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랫 동안 사람들에게 많은 달콤함을 주는 것이 그의 꿈이다.


zinysoul@hankyung.com


출생년도 1988년생

학력 연세대 신소재공학

경력 현대차 재료분석팀 연구원 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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