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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영업 파워 블로거 ‘한별’ 손재현 과장…“내성적이어도 실적 1위 가능 하죠” 조회수 : 6366

[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 제약 영업사원을 꿈꾸는 취업 준비생 중 ‘한별’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이는 없다. 제약 영업 전문 블로그 ‘한별이의 제약영업 나눔터’를 통해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어봤을 이름이다. 제약사와 업계 정보, 영업 노하우, 취업 정보, 제약 영업 현장의 이야기 등을 다루고 있는 이 블로그는 최근 누적 방문자가 300만 명을 돌파했다. 취업 준비생 뿐 아니라 현직 제약 영업사원, 의사들도 이 블로그를 찾아 일일 방문자 수가 3000명에 달한다.


‘한별’은 손재현(38) 코오롱제약 병원사업부 병원2팀 과장의 필명이다. 제약영업 분야에서 ‘하나의 별’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손 과장은 국내 제약 영업사원 중 가장 유명하다. 그는 파워 블로거일 뿐만 아니라 신입사원과 취준생들의 영업 입문서인 ‘제약회사 취업하기 제약영업 성공하기’의 저자이자 의학 전문지 칼럼 기고자이기도 하다. 


손 과장은 제약 영업을 희망하는 취준생 오프라인 모임도 운영한다. 현재 50회까지 진행된 모임에는 매번 취준생과 신입 사원 30여 명이 참석한다. 지난 3년 동안 1000여 명이 이 모임을 거쳐갔고 이 가운데 400명가량은 실제 제약회사 취업에 성공했다.  





손 과장은 지난 2006년 코오롱제약에 공채로 입사해 올해로 11년차를 맞은 MR(Medical Representative)이다. 지난 2013년에 코오롱제약 모범상을 수상했고, 사내 KPI 평가에서 전국 1등을 거머쥐며 최연소 과장으로 특진했다. 2014년 전국 실적 1위를 기록했고 2015년에는 의원사업부 최고 실적자(Top performer)로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회사 이미지 제고에 도움을 줬다며 회사로부터 홍보 공로상까지 받았다.


손 과장은 입사후 줄곧 양천구에서 ‘로컬 영업’을 담당하다가 지난해 병원사업부로 자리를 옮겼다. 제약영업은 크게 대학병원·종합병원 등 대형병원 담당과 지역 소규모 의원인 로컬 담당으로 나뉜다. ‘병원 교수님’을 만나느냐, ‘로컬 원장님’을 만나느냐로 구분되는 것이다. 대체로 경력이 많은 선임이 대형병원을 담당한다. 


뛰어난 실적을 자랑하는 제약사 MR이지만 포털 사이트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직업은 ‘작가’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탓에 평소 미디어에 관심이 많았어요. 대학시절 함께 자취를 하던 친한 형을 보고 제약 MR이 되기로 결심했고 입사를 하게 됐지만, 사실 계속 글을 쓰고 싶기도 해서 2013년에 ‘블로그’를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거래처를 방문하는 등 하루 있었던 일들을 적는 일기 형식이었는데, 당시 온라인상에는 제약 영업 관련 창구가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죠. 점점 방문자 수가 늘어나면서 출판 제의도 들어왔고, 책을 내게 됐어요. 사실 그전까지는 ‘한별’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했는데, 책을 출간하면서 제 정체를 드러내게 됐죠.(웃음)”


‘제약회사 취업하기 제약영업 성공하기’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책은 취준생 뿐만 아니라 제약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제약 영업의 전반적인 이해, 현장에서 겪은 영업 테크닉, 신입사원 영업 매뉴얼 등 영업 일선에서 필요한 노하우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어, 일부 제약사는 신입사원 교육연수에 이 책을 나눠주기도 했다. 


변화하는 제약 업계 환경… MR 개인의 전문성을 길러야


“과거에는 제약 영업이 마치 ‘3D 직종’이라는 인식이 있었어요. 제가 처음 제약 영업사원이 되겠다고 했을 때 저희 부모님께서도 무척 걱정하셨거든요. TV 프로그램이나 영화, 언론에서 비춰지는 모습처럼 술을 많이 마신다거나, 의사들의 심부름을 도맡는다는 생각을 하시니까요. 하지만 실제 제약 영업을 경험해 보면 편견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되죠. 제약 영업 환경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고요.”


손 과장은 “제약 업계의 분위기는 2010년, 2014년, 2016년 등 3차례의 분기점을 거치며 크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각각 리베이트 쌍벌제, 리베이트 투아웃제, 김영란법이 시행된 해다. 그는 “처음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되면서 제약 영업사원들은 어려움을 몸소 체감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리베이트를 없애자’는 취지는 좋았지만, 수십년동안 이어져온 업계의 관행을 한순간에 바꾸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후 시행된 리베이트 투아웃제와 김영란법으로 제약 업계의 환경은 완전히 바뀌었다. 




초반의 우려와 달리 제약 영업사원과 제약 회사들이 변화에 잘 적응해 이제는 정착단계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될 한국판 ‘선샤인 액트(리베이트 방지법)’도 마찬가지다. 손 과장은 “의사들이 영업사원 만나는 걸 꺼리기 때문에 리베이트나 유대관계 보다는 제품력을 앞세워 처방을 유도하는 ‘기술영업’ 위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사는 규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제품력을 강화하고, 영업 사원들도 제품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해 노련한 디테일과 PT를 준비한다는 설명이다. 디테일은 ‘대화를 통해 제품을 설명한다’는 의미의 제약업계 용어로, 방문 디테일은 병·의원, 약국 등을 방문해 제품에 대한 전문적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예전에는 제약 MR들이 ‘친하면 써준다’는 생각으로 제품력보다는 고객과의 유대 관계를 앞세워 접근했어요. 하지만 김영란법 등 규제가 강화된 요즘의 제약 영업 환경 속에서는 제품력과 MR 개인의 전문성이 떨어지면 살아남을 수 없어요. MR들은 제품 공부를 제대로 하고 고객에게 접근하는 ‘정통 영업’을 해야 하죠.”


취준생 위한 오프라인 모임에 1000여 명 참석… 제약 MR이 되려면?


손 과장은 2013년부터 제약 영업을 희망하는 취준생들을 위한 오프라인 모임을 운영중이다. ‘한 두 번 하다 끝나겠지’ 싶었던 모임이 수년 째, 매달 이뤄지고 있는 것은 그에게도 놀라움의 연속이다. 많은 사람이 제약 영업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고, 도전하고 있다는 것은 그에게는 보람이자, 기쁨이다.


제약 MR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지원자들의 스펙도 화려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제약 MR은 무스펙이어도 자기소개서를 잘 쓰고, 면접을 잘 보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MR의 전문성이 강조되면서 지원자들의 스펙도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손 과장은 자기소개서에 영업 관련 아르바이트 경험을 한 줄 더 적기보다 ‘스펙을 쌓으라’고 조언한다. 요즘 유행하는 ‘블라인드 채용’과는 반대되는 이야기다. 손 과장은 “고객과 대면해야 하는 제약 MR의 특성상 이미지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사진을 부착하지 않는 등의 블라인드 채용이 제약 업계에 도입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 손재현 과장 제공



그렇다면 제약 MR로 취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손 과장은 우선 국내 제약회사의 정보를 많이 알고 있어야 하고, 취준생 본인이 어떤 파트에 가고 싶은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약 MR은 무조건 전문의약품(ETC)만 영업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의약품(OTC)과 건강기능식품도 다루기 때문에 각 회사의 주력 제품을 미리 살펴보고 파악해야 한다. 


제약 회사는 연중 수시로 채용 공고를 내기 때문에 검색을 자주 해보는 것이 좋다. 특정 회사만 고집하기보다 수시로 여러 제약사에 지원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제약 영업은 업계 특성상 이직이 잦고 수월한 편이다.  


본인이 계속 해서 전형 단계에서 합격하지 못 한다면, 제약 회사의 네임 밸류를 낮춰 하향 지원해도 된다. 제약 회사가 워낙 많다보니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라 하더라도 전문 의약품이나 일반 약품에 특화된 회사를 찾아 지원하면 된다. 


손 과장은 “제약 업계 채용의 흐름이 바뀌어 가고 있다”며 “과거에는 장교 출신이나 끼가 많은 예체능 전공자를 선호했지만, 요즘은 조용하고 내성적이라 하더라도 제품에 대해 완벽하게 숙지하고, 차분하고 똑 부러지게 제품을 설명할 줄 아는 사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영업 지원자들은 자소서에서 자신이 적극적이고 외향적임을 강조하는데, 고객을 대할 때와 친구와 어울리는 상황은 다르다”며 “‘경청의 자세’와 ‘대화의 스킬’ 등을 강조하는 편이 더 좋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어떤 식으로 제품에 대해 공부하고, 그렇게 쌓은 전문적인 지식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강조하는 것이 자소서나 면접에서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근 제약 업계의 환경 변화에 따라 여성 MR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손 과장은 “과거에는 의사와 술을 마시며 접대하는 일이 많아 남성과 여성 MR의 비중이 9대 1 정도로 많이 차이가 났다”며 “지금은 리베이트가 사라지고 술 접대도 없어지는 데다 영업 환경도 제품 설명 디테일이 중심이 돼 여성 MR의 비중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약사들도 학술적인 부분에서 여성 MR들이 상당히 뛰어나다고 생각해 여성 채용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성 MR의 경우 남성보다 친근하게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고, 학술적으로도 뛰어나다는 장점을 최대한 강조한다면 채용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약 MR로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 확실해야”


“단순히 고액 연봉만 보거나 취업 문턱이 낮아보여 제약 MR에 도전하는 사람도 적지 않아요. 이런 경우 운이 좋아 합격한다 해도 대부분 퇴사합니다. 본인이 제약 MR로서 이루고 싶은 확실한 목표가 있어야 여러 가지 난관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이직이 잦은 제약 업계에서 코오롱제약에서만 10년을 근무했다. 손 과장은 “다른 제약사의 스카웃 제의도 많았고 취준생을 위한 컨설팅 회사를 차리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한 회사에서 오래 근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코오롱제약은 업계에서는 매출액이 작은 회사지만 장기근속자도 많고 이직률도 낮은 편이라며 후배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회사”라고 말했다.


“저만의 영업 비결요? 요일별로 가야할 거래처를 정해놓고 용건이 없어도 꾸준히 방문했어요. 고객을 자주 만나면 그들도 영업사원을 기억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영업사원마다 본인만의 스타일이 있다고 생각해요. 대부분 영업사원은 활달하고 외형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렇지 않거든요. 말수도 적고 내성적이라 초반에는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말로 분위기를 이끌지는 않더라도 병원 원장님들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춘 저만의 영업 전략을 짰던 것이 주효했죠. 외형적인 성향의 사람만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성적인 사람도 얼마든지 MR에 도전해볼 수 있어요.”


y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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