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인물

대학생 창업 스타 ‘닥터다이어리’…“당뇨 환자로 느낀 불편서 아이디어 찾았죠” 조회수 : 19064

대학생 스타트업 탐방


동국대‧덕성여대 11학번, 닥터다이어리 공동대표

창업동아리로 시작… 각종 상 휩쓸며 당뇨 1위 어플로 ‘우뚝’ 


3월 21일, 서울 광화문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닥터다이어리의 두 대학생 CEO를 만났다. 

왼쪽부터 류연지, 송제윤 대표. 사진=이승재 기자


[PROFILE]


송제윤 대표

1990년생

2011년 동국대 전자과 입학. 현재 4학년

2016년 1월 ‘닥터다이어리 설립

2016년 11월 닥터다이어리 안드로이드버전 출시


류연지 대표 

1992년생

2011년 덕성여대 국어국문학과 입학. 현재 4학년

2016년 1월 ‘닥터다이어리 설립

2016년 11월 닥터다이어리 안드로이드버전 출시



대학생이 만든 당뇨관리 헬스케어 어플리케이션 ‘닥터다이어리’는 최근 1년간 열린 각종 창업 관련 상을 휩쓸었다. ‘미래부 K-ICT 멘토링 기업 선정’, ‘서울 아스피린센터 우수 창업기업’, ‘SK창업경진대회 우수상’, ‘캡스톤 디자인 Value-Up 대상’, ‘전국앱개발챌린지 최우수상’에 작년 12월 구글플레이스토어 급상승 순위 1위 등극까지 이제 갓 창업 2년차인 이들이 쌓아올린 이력은 경력이 많은 전문 사업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런데 사실 송제윤 대표는 인터뷰에 응하기까지 꽤 오랜시간 고민했다고 했다. ‘대학생’이라는 타이틀 때문이었다. 사용자들에게 학생이 아닌 어엿한 사업자로 인정받고 싶었다. 


“제가 닥터다이어리를 만든 건 저 역시 당뇨환자이기 때문이에요. 결코 장난이나 취미삼아 이 앱을 시작한 게 아니라는 건 정말 자부할 수 있어요. 제게 사용자들은 단순한 고객이 아니라 저 자신이기도 하거든요.”


대학생 사업가예요. 학교는 어떻게 하고?


류연지(이하 연지) 마지막 한 학기를 남기고 휴학 중이에요. 매일 회사에 출근하기 때문에 학교 다닐 때보다 더 바쁜 것 같아요.


송제윤(이하 제윤) 전 지금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습니다. 남은 학점이 많지 않아서 수업과 일을 병행하기 어렵지 않죠.


팀원은 몇 명이나 되나요. 전부 대학생인가요?


제윤 네. 동국대생 개발자 4명과 숙명여대생 기획자 1명이 더 있습니다. 모두 공강 때마다 틈틈이 와서 작업하고 매일 저녁 11시가 넘어서 퇴근해요. 오늘도 인터뷰 끝나면 다 같이 근처에서 얼른 저녁식사를 하고 다시 와서 일해야 해요.



닥터다이어리는 총 6명의 대학생이 함께 꾸려가고 있다. 이들이 들고 있는 것은 올 4월 오픈 예정인 

쇼핑몰 '닥다몰'에서 판매할 제품들이다. 왼쪽부터 송제윤 대표, 류연지 대표, 

신건우 개발자, 한승진 개발자, 장혜선 기획담당, 손대근 개발자. 사진=이승재 기자



두 대표는 학교가 다른데 어떻게 함께 작업하게 됐나요.


연지 닥터다이어리가 연합창업동아리로 시작됐거든요. 전 원래 창업에 관심이 많아서 3~4학년쯤 돼서 친구들이 스펙 쌓느라 바쁠 때에도 조급하거나 따라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대신 여러 가지 활동을 많이 했죠. 그중 하나가 동국대 연합창업동아리였어요. 이곳에서 송 대표를 만났죠. 함께 창업 아이템을 찾다가 송 대표가 당뇨환자라 자신의 경험담을 담은 어플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제안한 게 시작이었습니다.


송 대표는 사용자 겸 공급자로서, 디테일한 부분까지 반영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제윤 중학교 3학년 때 학교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당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당사자가 돼서 보니 관련 서비스가 너무 없더라고요. 당뇨 맞춤 음식이나 간식도 부족했고요. 당뇨환자는 탄수화물이나 당의 섭취량에 따라 컨디션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식단이 매우 중요해요. 매일 작은 혈당기기를 들고 다니며 체크하는 것도 이 때문이고요. 그런데 관련 쇼핑몰이 없어 환자 대부분 직접 성분표를 보고 구매해야 하죠. 이런 맥락으로 4월 1일, 당뇨환자 맞춤 쇼핑몰인 ‘닥다몰’을 추가로 오픈합니다.





전반적인 앱 소개를 해주세요. 어떤 기능이 있나요.


연지 현재 가장 특징적인 건 커뮤니티 기능이에요. 혈당관리 어플 중 소통기능에 주력한 곳은 저희 하나죠. 혈당이나 혈압, 약물 복용 정도를 기록한 뒤 이걸 다시 그룹 커뮤니티에 공유하고 서로 ‘이 음식은 조심하자’며 조언을 해주죠. 최근엔 지역구 방도 만들었어요. 꼭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아도 집에서 언제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거죠. 우선 양천구가 시범케이스예요. 소아당뇨협회 행사에 방문했다가 나상희 양천구 의원을 알게 됐고 올 4월에 양천구 방을 정식 오픈하기로 했죠. 보통 지자체가 앱을 만들려면 외주업체에 맡겨야 하는데 저희 앱에서 구민 사용자와 소통만 하면 되니 반응이 긍정적이었어요.  





제윤 또 특징적인 게 당뇨 전문 트레이너인 ‘닥터코치’예요. 트레이너가 운동영상을 직접 촬영해 공유하고 댓글로 소통해요. 당뇨는 합병증을 쉽게 유발하기 때문에 각 합병증마다 운동법도 달라져야 해요. 그만큼 전문성이 절대적이죠.


쇼핑몰은 어떻게 꾸려지나요.


연지 당뇨 전문 제품 판매 대행서비스예요. 혈당 체크기는 기본이고 저탄수화물, 저당 위주의 제품을 팔죠. 저희가 직접 다 돌아다니면서 영양 성분표를 보고 먹어보고 혈당까지 재보면서 신중하게 제품을 골랐어요. 업체에 판매 대행 제안서도 하나하나 넣었고요. 현재 30~40개 제품을 모았습니다. 


제품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전문 의사의 자문도 필수적일 것 같아요.


제윤 물론 제품 검증을 도와주는 자문의가 있습니다. 특히 김광훈 소아당뇨협회장님이 큰 도움이 돼 주세요. 저희 앱 출시 소식을 듣고 먼저 연락해주셨는데 협회장님도 당뇨를 앓고 계셔서 저를 유난히 아껴주시죠. 


초기 자본금은 어떻게 마련했나요. 수상이력이 화려하던데 상금도 적지 않았을 것 같아요.


연지 자본금은 필요 없었어요. 내부에 개발자가 있어서 거의 0원으로 시작할 수 있었죠. 인건비 역시 닥터다이어리가 학생 동아리라 크게 필요치 않았고요. 기타 자금은 상금으로 충당했어요. 1년간 대회 수상금을 합치면 1000만 원 정도 되거든요. 사실 처음에는 동아리라 가볍게 시작한 감도 있는데 최근 다운로드 수가 계속 늘어나고 일 가입자도 300명 정도로 커지면서 책임감도 커졌어요. 조만간 동아리 개념을 탈피해야 할 것 같아요.





최근 많은 대학이 창업센터를 운영하고 있잖아요. 동국대 청년기업가센터로부터는 어떤 도움을 받았나요.


제윤 지난해 1월 동아리활동을 시작했는데 500여만 원을 받고 사무실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별도 관리비도 없고요. 특히 사무실이 학교 밖에 있어서 외부 투자자를 만날 때도 학생이라는 느낌을 비교적 덜 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지하철역 바로 앞이라 접근성도 좋고요.


현재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해 있는데. 


연지 학교 사무실이 리모델링에 들어갔거든요.(웃음) 마침 이곳 입주자 모집공고가 떴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면접을 봐 합격했습니다. 광화문에 있어 지리적으로 나쁘지 않고 또 공용 휴게실이 밤늦게까지 열려있어 늦게까지 이용할 수 있어 좋아요.


어려움도 많았겠죠. ‘대학생’이라는 타이틀 때문이라든가….


제윤 맞아요. 대학생이 헬스케어라는 전문 서비스를 한다는 게 생각보다 훨씬 어렵더라고요. 투자자들은 우선 ‘의학적 지식이 얼마나 있는지’ ‘의사도 어려운 서비스를 학생들이 할 수 있겠는지’ 색안경을 끼고 보죠. 그래도 김광훈 협회장님 덕에 숨통이 많이 트였어요.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대표님을 소개 받아 자문도 듣고 투자자 연락처도 받았죠. 대학생이라는 점이 장애가 되면서 또 도움도 되더라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하는지 궁금해요. 스타트업은 일반 기업과 업무 방식이 다른가요.


제윤 거의 비슷한데 다른 점이라면 개개인의 역할이 매우 크다는 것? 전 외부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기 때문에 휴대폰을 거의 하루 종일 붙들고 있어요. 매일 새로운 약속을 잡고 업체 관계자를 만나죠. 쇼핑몰 물건 발주나 서비스 기획,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는 일도 전부 맡고 있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용자 반응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윤 사용자로부터 이메일이 자주 와요. 10대부터 50대까지 사용 연령층이 다양하거든요. 한 번은 모 병원 산과관련 병동 간호사가 임신성당뇨 산모들에게 유용한 앱이라며 고맙다고도 했고, 또 한 사용자는 당뇨인 아버지를 위해 두 딸이 매일 혈당수치와 섭취음식 종류를 하나하나를 기록해 비교하고 있다고 응원해줬어요. 주변 스타트업 동료들을 보면 사업자끼리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해도 정작 사용자로부터 반응이 미지근한 경우도 많은데 실제 환자들이 좋아해주니까 뿌듯하더라고요. 환자들과 함께 만드는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현재 ‘당뇨’ 키워드 1위 앱이 됐죠.


수익은 어떻게 창출하나요.


제윤 앱에 작지만 당뇨 관련 광고가 붙고 있습니다. 타깃이 명확하다 보니 적당한 광고 채널을 찾기 어려웠던 광고주들이 먼저 연락해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격적인 수익은 앞으로 쇼핑몰에서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닥터다이어리의 또 다른 계획이 있다면요.


제윤 지역구마다 방을 만들고 싶습니다. 양천구는 일단 무료로 시작했는데 전국 모든 구에 배포하는 게 목표예요. 사실 각 지역구 보건소는 의료정보 관련 기사를 많이 내는데 일반 웹사이트 대신 환자들이 모여 있는 저희 앱에 기사를 내면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될 거예요.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을 대학생 독자들에게도 한 마디 해주세요. 


제윤 대학생 중에도 당뇨를 앓고 있는 사람이 있을 텐데 제게 연락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당뇨를 가진 부모님이 있는 학생도 좋아요. 함께 병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진=이승재 기사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

나의 생각 Good Bad

기사에 대한 의견 (0개)

의견쓰기
댓글 : 0 건
이전글미대입시 앱 ‘그리미’… “미대 3수 경험살려 1년 만에 5억원 유치했죠” 다음글 ‘넘어져도 일어나는 오뚜기’...과외 관리 앱 개발한 이대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