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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음’ 배우러 서울 오가던 강원도 음악 소년, 온라인 서비스 만들다 조회수 : 21298

[대학생 스타트업 탐방] 청음교육웹서비스 ‘청음이지’ 서울시립대 김준호 대표


음악 듣고 악보 그리는 ‘청음’

음대 입시에 필수, 레슨 받으러 매주 서울행

내 손으로 온라인 서비스 만들겠다 결심

커피 프랜차이즈로 5년간 돈 모아 창업

예고에 서비스 판매

“청음은 기계학습이 유용” 해외 진출도 추진




김준호

1989년생

2015년 서울시립대 음악학과(작곡) 졸업 

2016년 서울시립대 일반대학원 경영학부 입학

2014년~ 쥬스 ‘청음이지’ 운영 중 


강원도 홍천 토박이이자 고3 김준호는 서울에 있는 음악대학에 진학하는 게 꿈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음대 입시과목 중 하나인 청음’을 공부해야 했다. 음악을 듣고 그대로 악보에 음표로 그리는 작업을 말하는데 청음 레슨을 받기 위해 그는 매주 집에서 서울 방배동을 오고 갔다. 시간당 10만원에 달하는 레슨비는 물론 교통비까지 계산하면 여간 부담되는 게 아니었다.


“많은 음대 입시생이 청음만큼은 레슨 교습의 도움을 받아요. 잘 안 들리는 부분을 선생님이 콕 집어서 가르쳐줘야 하거든요. 그런데 이게 비용이 만만치않아요. 게다가 선생님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서 지방에 거주하면 교습을 받는 것마저 어렵죠. 문득 ‘언젠가 꼭 내손으로 온라인 청음서비스를 만들어야 겠다’고 결심했어요.


당시에도 온라인 청음 서비스는 있었다. 다만 이미 음원이 고정된 mp3 혹은 스트리밍 기반이라 이용자가 특정 구간만 따로 떼어내어 느리게 재생한다든가 하는 교육서비스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했다. 이로부터 6년 후, 김준호 대표는 정말로 기존 서비스의 단점을 보완한 청음이지’를 세상에 들고 나온다. 



청음이지가 제공하는 경희대 입시 청음 교육서비스



청음교육 웹서비스를 만들다


김준호 청음이지 대표는 청년창업가로 이미 여러 매체에 이름을 올린 이력이 있다. 대학 3학년때인 2011년, 강원대 근처에서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을 창업해 월 매출 6000만 원 규모로 키워냈다. 여기에서 용기를 얻는 그는 2014년 초 본격적으로 개인 창업에 뛰어들게 되는데, 그게 바로 청음이지다. 드디어 오랜 꿈을 실현한 것이다.


청음이지는 서울시립대의 창업그룹 ‘쥬스’가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겸 웹사이트의 이름이다.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멋있다’는 의미로도 쓰이는 ‘쥬스(Juice)’는 김준호 대표를 포함해 서울시립대 출신 학사 및 석‧박사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쥬스 창업 전, ‘발품이 체질’이라는 김 대표는 멤버를 꾸리기 위해 무작정 각 과의 ‘과톱’을 찾아 다녔다. 우선 개발자를 추천받기 위해 관련 학과 교수 연구실을 방문했는데 예상 밖의 쓴소리가 돌아왔다.


“창업보육센터를 통해서 소개받은 교수님이 시간이 없다며 딱 1분만 내어주시는 거예요. 결론은 그냥 회사나 들어가라는 핀잔이었죠. 시작부터 기분이 확 가라앉고 정말 속상했어요.”


학생이라는 신분도 큰 장애물이었다. 투자처 역시 김 대표가 직접 발품으로 찾는데 “학생이 뭘 알겠느냐”며 색안경부터 끼고 대하는 투자자들이 많았다. “취업이 안 되니까 도망친 것 아니냐”는 핀잔도 들어야 했다.


“보수적인 예술계 특성상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기업이나 기관을 찾기가 어려워요. 영업을 뛰려고 해도 하다못해 교통비조차 사비를 털어야 하죠. 겨우 투자처를 찾아도 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선입견을 갖는 경우도 많아요. 팀원 모두 나름 전문분야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인재들인데 말이에요.”


청음이지, 개인레슨비 약 ‘6분의 1’ 절감 효과


결국 초기 비용은 전부 김준호 대표의 사비로 충당했다. 2년간 투자비용은 약 1억 5000만 원. 5년간 커피 가맹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탈탈 털어 개발 및 인건비에 쏟아 부었다. 


조금씩 성과도 나왔다. 청음이지는 지난해 서울시립대 창업보육센터 내 입주기업 매출 순위에서 당당히 두 번째 자리를 차지했다. 서울시립대는 지난해 12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조사한 전국 대학내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의 매출액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운영된 ‘K-Global 스타트업 공모전’ 행사 차 실리콘밸리를 찾은 쥬스팀. 

사진=김준호 대표


B2G(기업·기관 간 거래)를 통한 수익발생이 가능해진 덕이다. 청음이지는 최근 3개 예술고와 1개 일반고교에 청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 현재 협의 중인 기관도 여러 곳이다. 모두 김준호 대표가 직접 관련 홈페이지를 뒤지고 무작정 전화해 만남을 요청하며 발로 뛴 결과다. 특히 예체능 입시에 일반적인 ‘교수 레슨’을 사실상 금지한 김영란법도 큰 기대를 갖게 한다. 청음이지가 선생님을 대체할 저렴한 양질의 서비스라는 강점 때문이다. 


B2G만큼은 아니지만 음대 입시 준비생을 대상으로 하는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매출도 있다. 청음이지의 이용료는 월 2만5000원, 연 평균 개인 이용자는 약 2000명이다.


지난해 쥬스는 청음이지를 들고 미국 실리콘밸리에도 다녀왔다.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운영된 ‘K-Global 스타트업 공모전’의 최종 47개 지원팀 중 하나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투자는 없었지만 현지 네트워크를 쌓고 시장조사도 할 수 있었다. 


“청음만큼은 기계학습이 유용하다는 것을 자신해요. 음에는 피치라는 게 있어요. 악기에 따라, 또 연주자의 상황에 따라 변하는 일종의 ‘음악 상태’인데 기계는 일정한 피치를 제공하기 때문에 훨씬 정확하죠.”





“우리가 돈이 없지 아이템이 없냐”


“작지만 성과를 내기까지, 학교의 도움이 컸어요. 전자전기컴퓨터공학과 이용우 교수님은 진지하게 아이템의 실현가능성을 물어보셨고 계속 찾아가서 테스트도 받고 발표도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셨죠. 학교 창업보육센터 김상순 교수님은 사업에 대해 아예 모를 때 타깃을 확실히 잡으라는 멘토링도 해주셨고요.”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청음이지는 디자인과 UI 및 UX를 보완해 이달 말 최종판을 오픈할 예정이다. 오픈 직후 6개월 간은 국내에서 기반을 다진다. 다음 목표는 일본이다. 현재 해외진출을 위해 쥬스 내 해외사업 담당자가 열심히 외국어 서비스 작업에 매진 중이다.


김 대표는 요즘 매일 아침 10시에 출근해 새벽 2시까지 쉼 없이 일한다. 오전에 서류준비나 메일 작업 등 영업 밑 작업을 끝낸 후 오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재오픈 마무리 작업에 매진한다. 외국 진출 계획이나 IR(기업 설명회)준비도 한다. 수시로 열리는 창업경진대회도 대비해야 한다. 


“멘토들이 신신당부한 게 있어요. 우리는 이 아니다. 제아무리 투자자라도 스타트업의 아이템이 있어야 투자자도 돈을 불릴 수 있기 때문에 동등한 관계라는 것이죠. 창업가가 돈이 없지 아이템이나 가오가 없는 게 아니거든요. 성공할 자신 있습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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