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 스토리

[1618]한국애니고 디자인 동아리 ′플러터′, “사회적인 문제를 디자인으로 꾸미고 싶어요” 조회수 : 2141


[하이틴 잡앤조이 1618=양지선 기자]에코백, 보틀 등 우리가 평소 자주 사용하는 물건들에 특별한 디자인을 더해 사회를 향한 메시지를 전하는 학생들이 있다. 바로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의 디자인 동아리 ‘플러터(flutter)’다.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작지만 큰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동아리 소개를 한다면
한고은(2학년, 부장) 플러터는 저희 학교의 유일한 디자인 동아리예요. 1년마다 사회문제와 관련된 주제를 정하고, 주제에 따라 저희가 직접 아이템을 디자인해요. 이렇게 만든 아이템을 마켓에서 판매해 기부금도 내고, 캐리커처나 페이스페인팅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어요.
장영재(3학년)  플러터라는 이름은 ‘날갯짓하다’라는 뜻이에요. 동아리를 처음 만든 선배들이 지은 이름이라 잘은 모르지만 저희들의 작은 날갯짓이 조그마한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의미 아닐까요?
 
동아리에서 주로 하는 활동은?
한고은   매주 금요일 오후에 부원들과 다 같이 모여서 물건을 디자인하고, 상품 제작은 어떻게 진행할지 회의해요.
장영재   올해는 동물보호를 주제로 굿즈(연예인 또는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파생 상품)을 제작하고, 귀여운 동물들을 디자인해 캐리커처도 그리고 있어요. 이전에는 한글 바로알기, 위안부 문제, 다문화 가정 등을 다뤘어요.



동아리에서 만드는 물건은 어떤 것들인지?
한고은   배지, 에코백, 보틀, 전자파 스티커, 티셔츠, 부채 등 다양한 아이템들을 만들어요. 전부 저희가 직접 도안을 만들고 하나하나 정성들여서 만든 것들이에요. 매주 화요일에는 네이버의 콘텐츠 플랫폼인 ‘그라폴리오’에도 저희들의 작품이 하나씩 올라가고 있어요.  


동아리에 가입한 계기는?
장영재   만화창작과를 전공하고 있는데, 전공과 관련해서 디자인 실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가입했어요.
배연우(2학년)  사회에 대한 비판을 예술로 표현하는 게 멋있어 보였어요. 말로 직접적으로 하는 것보다 그림이나 영상처럼 다른 매체를 사용해 사람들에게 쉽고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이 좋아 보였어요. 또한 평소 신문도 자주 읽으면서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도 가지고 있었고요.


동아리 활동 중 즐거웠던 점은?
장영재   박람회에 참가해 사람들이 저희가 만든 상품들에 관심을 가져주고 기특한 일을 한다고 말해주실 때 보람을 느껴요.
전성지(1학년)  관심사도 비슷하고 마음이 잘 맞는 부원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일이 끝난 후에는 같이 놀러 다닐 때 굉장히 즐거워요. 


반대로 힘들었던 일도 있을 것 같은데.
임휘상(2학년)  동물캐리커처를 그려주는 봉사활동을 갔었는데 한 아이가 자신의 그림을 보고 마음에 들지 않아 시무룩한 표정으로 돌아가는 것을 볼 때 그림 실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웃음)


주로 어떤 행사들에 참여했었는지.

한고은  서울 강동구에서 진행하는 ‘북 페스티벌’이나 경기도 하남시에서 열리는 ‘다문화 프로젝트’ 등 지역사회 행사에 많이 참여했어요. 플리마켓에 참여했을 때는 평균 일일 수익금이 10만 원 정도에요. 적은 돈이지만 하남시 ‘다문화센터’나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후원 시설인 ‘나눔의 집’에 기부하고 있어요.



마이스터고에 입학한 계기는?
한고은   원래 그림을 그리는 게 취미였는데 순수미술 쪽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던 중 중학교 선배가 하남 애니고를 지원한다고 해서 꼼꼼히 따져 보고 진학하게 됐어요. 


내년에 어떤 후배가 들어왔으면 좋겠는지?
윤태랑   매사에 적극적이고 사회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은 친구가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주제를 선정할 때 적극적인 친구들이 다양한 의견을 말해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여기에 디자인 실력까지 출중하면 더 좋겠죠?


동아리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김도연(1학년) 
 앞으로 더욱 많은 활동을 해보고 싶어요. 박람회나 플리마켓등에 참가해 학교 동아리를 직접 알리고, 저희가 만든 상품을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요.


올해 동아리의 목표는 무엇인가?
한고은
   올해 주제가 동물보호인 만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이 단순히 예뻐하고 귀여워해주는 애완동물이 아니라 같이 살아가는 반려동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요. 그래서 다양한 동물행사에 참여해 이를 널리 알리는 데 일조하고 싶어요.


각자 앞으로의 계획은?
한고은
   원래 애니메이션과 전공인데 영상과를 부전공하면서 영상 관련 흥미가 생겼어요. 아직 진로가 확실치 않지만 두 전공을 결합해서 응용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어요.
배연우   어릴 적 꿈은 애니메이터였는데 학교에서 배워보니 힘든 점이 많아서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어요. 취미로 하는 일과 직업으로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좀 더 신중히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려고요.


[인터뷰]
이윤희 플러터 동아리 담당교사

 “보통 학생들이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에만 집중하고 좋아하는 것만 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대중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디자인 능력을 기르면서 시야를 좀 더 넓혀주고 싶다. 최대한 자기 주도적으로 여러 가지 진로를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2014년부터 동아리 ‘플러터’를 담당하고 있는 이윤희 교사는 학생들 본인의 아이디어가 상품으로 출시되기까지 지원을 아까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지원비도 적극적으로 유치하며 학생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고 있다. 이 교사는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지원비 외에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진로동아리 프로젝트 사업으로 지정 돼 40만원의 지원금을 추가로 받기도 했다.”며 “학생들 입장에서는 꽤 거금이지만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아이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겼더니 오히려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워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에 대해 그는 “지난해 ‘한글 바로알기’ 주제와 관련해 부채를 만든 것”이라며 “교내 입시설명회에서 중학생들에게 나눠준 부채는 더운 날씨 덕분인지 반응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서울 명동 명랑시장 플리마켓에서 위안부를 주제로 한 에코백과 티셔츠를 구매해준 시민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무엇보다 고마운 대상은 바로 학생들이다. 그는 “학생들이 처음에는 수동적인 모습이었다가 ‘이런 주제로 디자인 하고 싶다’, ‘이런 디자인 상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하면서 점점 주도적으로 바뀔 때 정말 뿌듯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학교 학생들은 자기 목표의식이 뚜렷하고 꿈이 있는 아이들이라 조금만 알려주면 본인들이 알아서 하려는 의지가 강하고 결과물도 우수하다.”고 칭찬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에 대해 그는 “고등학교 시절에 선생님이나 어른들이 진로를 결정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직접 원하는 길을 결정해서 후회 없이 본인들의 꿈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js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