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 스토리

[1618]경일관광경영고 언어 순화 동아리 ‘함초롬히’, “학업, 취업보다 바른 인성과 언어가 더 중요하죠” 조회수 : 2519



[하이틴 잡앤조이 1618=구은영 인턴기자]‘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 ‘복세편살(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 ‘번달번줌(번호 달라고 하면 번호 줌?)’… 학생들 사이에서 모르면 오히려 바보 취급을 당하는 요즘, 언어 개선에 앞장서고 있는 경일관광경영고등학교 동아리 ‘함초롬히(풀잎에 맺힌 이슬의 모습을 나타낸 의태어)’를 찾았다. 바른 언어 사용을 위해 깜지 까지 쓰며 노력했다는 동아리 회장 이혜빈 양과 부회장 김다희 양 그리고 신입생 김예림 양을 만나 자초지종을 들었다.


동아리 ‘함초롬히’에선 어떤 활동을 하나요?

이혜빈(이하 혜빈): ‘함초롬히’는 학생들의 바른 언어 사용을 생활화 하고 전교생의 언어순화를 돕기 위한 동아리에요. 교내 우리말 표어 공모전 개최, 바른말 실천서약 캠페인, SNS 선플 달기 등 감사·배려·존중문화 조성에 앞장서고 있어요. 또한 축제 때 순 우리말 팔찌를 제작해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판매도 해요. 

언어습관이 면접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언어 순화 진로‧취업 특강’ 도 진행해요. 작년부턴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다문화가정인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우리말을 알려주는 봉사활동도 시작했어요. 


‘함초롬히’는 어떤 뜻을 담고 있나요?

혜빈: ‘함초롬히’는 풀잎에 맺힌 이슬의 모습을 나타낸 의태어인데요. 동아리를 창설하신 국어 선생님께서 붙인 이름인데, “이슬처럼 맑고 깨끗한 언어습관이 학생들의 삶에 서리면 좋겠다.”는 뜻으로 알고 있어요. 



각자 동아리에 가입한 계기는요?

김예림(이하 예림): 고등학교 입학 후 비속어를 많이 쓰는 친구의 언어순화를 도우면서 언어 개선에 흥미를 얻었어요. 친구가 얘기 도중에 욕을 섞어 말을 하는 걸 들었을 때 예쁜 얼굴에 욕을 하는게 좋아 보이지 않다고 조언을 해 준적이 있었어요. 이후 그 친구가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고 말을 하더라고요. 굉장히 뿌듯했어요. 그래서 친구들의 언어 개선에도 도움을 주고 싶어 함초롬히 동아리에 들어오게 됐죠. 

김다희(이하 다희): 저는 성격이 활발해서 어떤 일이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활동들을 좋아해요. 함초롬히는 제가 직접 기획하고 참여할 수 있는 활동들이 정말 많더라고요.(웃음) 또 취업 관련된 특강도 들을 수 있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어 가입하게 됐어요.


혜빈: 저는 가입 동기가 조금 독특한데요. 함초롬히 동아리를 홍보하러 온 회장 언니에게 한 눈에 반해서 들어오게 됐어요.(웃음) 언니가 모든 학생들의 눈을 마주치면서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동아리를 소개하는데 그 카리스마에 완전 압도당했죠. 이제 제가 회장이 되고 그 언니와 같은 길을 밟고 있어서 뿌듯해요.(웃음)   


동아리 활동이 바른 언어를 사용하는데 어떤 도움이 됐나요?

혜빈: 저는 친구들이 “입에 걸레 물었냐.”고 말할 정도로 비속어 사용이 심했어요. 대화할 때 비속어를 쓰지 않으면 어색할 정도였죠. 근데 함초롬히 동아리에 들어와 보니 제가 쓰고 있는 언어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언어 순화 동아리를 대표하는 한 사람(회장)으로서 제가 본보기를 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욕을 할 때마다 주변 친구들이 입을 때려주기도 하고 스스로 욕을 어떻게 순화할지 생각도 많이 했죠.(웃음)


다희: 저도 바른말과는 거리가 멀었죠. 중학교 땐 친구들이랑 대화하려면 반 이상이 욕설이었어요. 그래서 처음 동아리에 들어와서 우리말 관련 캠페인과 공모전에 참여하는 게 굉장히 낯설었어요. 그러다 올해 부회장이 되고 책임감이 커지면서 자연스레 비속어를 자제하게 됐어요. 특히 바른 말을 사용함으로 제가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돼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동아리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다면요?

다희: 저희가 작년에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했는데 우리말을 재밌게 가르치기 위한 게임을 기획했어요. 저는 촉각게임이라고 안이 보이지 않는 검은 박스에 우산, 두부 등 여러 물건을 넣어두면 아이들은 손의 촉감만으로 정답을 얘기하는 게임이었어요. 아이들도 굉장히 재밌어 했어요. 헤어질 때쯤에는 그들의 순수한 마음이 느껴져 눈물을 쏟을 뻔 했어요. 


혜빈: 작년에 ‘현대자동차 정몽구재단 온드림스쿨’에서 진행하는 UCC공모전에 참여한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가 모든 기획과 구성을 맡았거든요. 저희 동아리가 매년 이 공모전에 수상해서 지원금을 받았는데, 이번에 못 하면 어쩌지 하는 부담감이 컸어요. 그래도 후배들이 잘 따라준 덕분에 재밌게 촬영하고 결국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어요.


반면 힘들거나 어려웠던 적은요?

혜빈: 작년에 부회장을 맡으면서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향후 동아리 활동을 기획하는데 의견 조율이 쉽지 않아 힘들었거든요. 

특히 선생님과 후배 사이에서 서로의 의견을 전달하고 소통을 해야 하다 보니 처음에는 힘들어서 많이 울었어요. 그래도 후배들과 계속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아이들이 저를 따라주고 있더라고요.  

다희: 음... 저는 힘들었던 적은 거의 없어요.(웃음) 굳이 꼽자면 당시 부회장인 혜빈 언니와 함께 후배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게 힘들었죠. 하고 싶은 게 너무 많거나 너무 없어서 탈이었거든요.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좋은 의견을 받아들이고 합의점을 찾다보니 소통하는 방법을 깨닫게 됐어요.


예림: 저도 동아리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힘든 점은 크게 없어요. 다만 최근에 환영회로 장기자랑을 준비한다고 좀 힘들었죠.(웃음) 친구들이 연습도 않고 놀기만 하다가 장기자랑 하루 전 날 춤을 바꿔서 안무를 외우느라 고생했어요. 


동아리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혜빈: 당장에는 학업이나 취업이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올바른 인성과 언어가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동아리에서 배운 것처럼 사회에 나가서 도 바르고 고운 말만 사용해 어디에서나 예쁨 받는 친구들이 됐으면 좋겠어요. 


다희: 동아리가 잘 운영이 되고 가입하는 친구들도 많아지고 오래도록 함초롬히가 지속돼서 바른말 고운말 쓰는 친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예림: 이 동아리는 학생들이 바른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본인을 변화시킬 수 있는 출발대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열심히 활동해서 학교에서 최고 동아리로 거듭나길 바라요.  


바른 언어를 홍보 한다면요?

혜빈: 비속어가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말이 예쁘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국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면 바른 언어를 쓰게 되더라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위해서 비속어를 자제하는 습관을 길러보세요. (웃음)


다희: 평소 쓰고 있는 비속어, 줄임말 등을 좋은 말로 순화해서 사용하고 하루 동안 비속어를 쓰지 않았다면 스스로에게 칭찬 스티커를 붙이거나 선물을 해보세요. 



“학생들이 주도하는 동아리. 선생님은 거들 뿐이죠”

조수미 언어 순화 동아리 ‘함초롬히’ 담당교사


조수미 교사는 올해부터 ‘함초롬히’ 동아리를 가르치게 됐다. 조 교사는 “평소 학생들의 언어 순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함초롬히 동아리’는 우리 학교에 꼭 필요한 동아리”라고 소개했다.

그는 “함초롬히 동아리 활동으로 실질적인 학교 폭력과 언어폭력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며 “사실 실질적인 개선보다 학생들 본인이 바른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교사는 “우리 학교에는 언어 순화 동아리가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비속어를 사용하면서도 자제하려는 학생들을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조 교사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동아리 활동을 하길 바란다.”며 “동아리 내에서 자신들의 역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고 바른 언어가 취업에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목표에 대해 조 교사는 “예전에 단발성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많았지만 올해부터는 지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교육커리큘럼을 기반으로 진로‧취업 특강에 매년 졸업한 선배들을 초청하고, 한국어능력시험에 도전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